한국선교신학회가 14일 대전겨자씨교회(담임 김영심 목사)에서 제6차 정기학술대회를 ‘제4차 서울-인천 로잔대회의 선교신학적 평가와 과제’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남상혁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가 ‘제4차 로잔대회에 관한 전도학적 소고: 주요 선언문 비교연구’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남 교수는 “이번 2024년 제4차 로잔 서울대회를 참석하며 전도학자로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라는 대회 주제였다. 전도가 선포에서 멈추지 않고, 제자도를 통하여 나타내는(display) 것을 중요한 내용으로 포함했다는 점이 의의가 있다”고 했다.
그는 ”서울 선언은 로잔언약, 마닐라 선언, 케이프타운 서약의 신학적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디지털 시대의 도전과 가능성을 반영하여 복음 전파와 제자 양육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중요한 신학적 성과로 평가된다”며 “복음주의 운동의 핵심 가치를 유지하며, 이를 현대적 맥락에 맞게 재구성한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서울 선언은 로잔언약이 강조한 복음의 절대성과 긴급성, 마닐라 선언이 확장한 복음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케이프타운 서약에서 논의된 디지털 기술 활용을 통합적으로 계승했다”고 했다.
그는 “예컨대, 로잔언약이 주장한 복음의 보편성은 서울 선언에서 디지털 기술을 통한 글로벌 전도로 확장되었으며, 마닐라 선언이 제시한 사회적 책임은 현대 사회의 분열 속에서 교회의 화해와 평화 사역으로 발전되었다. 특히, 서울 선언은 디지털 환경이 단순한 보조적 도구를 넘어 신앙과 삶을 통합하는 새로운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복음 전파와 제자 양육의 틀을 제시했다”고 했다.
남 교수는 “이는 복음주의 운동 50년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되며, 복음전도와 제자 양육을 통합적으로 접근한 최초의 포괄적 시도로 간주된다. 아울러, 서울 선언은 복음주의 운동 50년의 역사 속에서 기술 혁신과 글로벌화된 사회라는 시대적 흐름에 대한 신학적 응답으로, 복음 전파와 제자 양육의 접근 방식을 혁신적으로 전환했다. 선언문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되, 복음의 본질을 왜곡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접근을 촉구하며, 현대 사회의 다양한 도전 속에서도 복음이 변혁적 힘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고 했다.
이어 “서울 선언은 디지털 시대의 복음 전파와 제자 양육에 대한 현대적 접근을 통해, 교회와 사회 모두에서 복음의 영향력을 확대할 실천적 모델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교회는 복음의 본질을 유지하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현대 사회와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디지털 기술은 복음 전파의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초월할 수 있는 도구로 평가된다”고 했다.
그는 “예컨대, 온라인 플랫폼은 복음 메시지를 다양한 문화와 배경의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으며, 이를 통해 복음 전파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은 기술 중심의 복음 전파가 인간적 접촉과 공동체적 관계를 약화시킬 위험성도 동반한다. 서울 선언은 이러한 도전을 인식하며, 디지털 기술이 복음 전파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는 동시에, 신앙 공동체의 물리적·정서적 연결성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는 교회가 디지털 기술의 긍정적 가능성을 적극 활용하되, 신앙의 진정성과 공동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윤리적 기준을 확립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 선언은 복음의 총체성을 디지털 시대의 복잡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했다. 복음은 개인적 구원을 넘어 정의와 화해, 환경 보호 등 현대 사회의 주요 문제들을 포함하는 전인적 메시지임을 명확히 하며,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고 했다.
또한 “이번 로잔대회를 통해 한국교회는 선교 역사에 나타난 부흥과 성장뿐 아니라, 현재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내외부적 문제와 성장침체와 대사회적 공신력 약화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을 하는 기회로 세계 교회와 함께 우리가 직면한 이슈를 나누었다. 이는 교회가 디지털 기술을 통해 복음 메시지를 전 세계적으로 전달함과 동시에, 이를 현대적 방식으로 실현해야 함을 요구한다”며 “선언문은 디지털 기술이 소외된 지역과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달할 기회를 제공함을 언급하며, 기술적 진보가 복음 전파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 확산과 사회적 분열의 위험성 또한 경계하며, 교회가 복음의 진정성과 윤리적 책임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했다.
남 교수는 “서울대회에서 25개의 협업 세션(collaborate session gaps) 중에서 디지털이 연관된 세션을 다수 할애하였다. 몇몇 세션에 참여해 본 필자의 경험은 디지털과 관련한 주제의 시의적절성에도 불구하고, 논의는 깊이를 더하지 못하고 피상적인 소개에 머문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도 했다.
그는 “추후 연구의 주요 주제를 제언한다. 첫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전도 전략이다. 디지털 플랫폼과 소셜 네트워크가 복음 전파와 제자 양육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 예컨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복음 콘텐츠 개발과 효과적인 전달 전략을 탐구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전도가 공동체성과 인간적 접촉을 어떻게 보완하거나 약화시키는지에 대한 연구는 교회가 기술과 신앙의 조화를 이루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아울러 지역별 문화적 차이에 따른 선언문의 수용성이 요구된다. 서울 선언의 디지털 전도 원칙이 각 지역과 문화적 맥락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비교 연구는 선언문의 보편성과 맥락적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예컨대,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디지털 전도가 어떻게 실행되며, 각 지역의 기술 인프라와 문화적 특성이 복음 전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 셋째, 복음의 총체성과 사회적 책임의 융합 연구가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에서 복음의 총체성을 유지하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교회의 역할을 구체화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예컨대, 환경 문제, 정의와 화해 등 현대 사회의 주요 이슈를 디지털 기술과 복음 전파가 어떻게 함께 다룰 수 있을지 탐구할 수 있다. 서울 선언은 디지털 시대의 복음 전파에 대한 신학적 토대를 제공하며, 복음주의 운동이 새로운 세대와 사회적 도전에 대응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후속 연구는 이를 실천적으로 구체화하며, 현대 교회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함으로써 선언문의 영향을 확장하고 복음주의 운동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찬욱 박사(IBA 사무총장)가 ‘제4차 로잔대회에 대한 조명과 성찰: Business As Mission(BAM)의 관점에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 박사는 “로잔운동은 역대 로잔대회들마다 선언문을 내놓았고, 선언문들에는 시장, 일터, 돈, 노동에 관한 개념과 권면이 담겨 있었다. 이런 개념과 권면을 기준으로 로잔운동 산하 BAM 그룹, 일터 사역 그룹, 텐트메이킹 그룹이 세워져 부지런히 그 사역의 넓이와 깊이를 확장하였고, 또한 이를 이정표 삼아 전 세계 지역교회 목회자와 선교단체 대표들이 함께 움직였다. 그동안의 로잔운동이 내놓은 일터 선교론은 그만큼 공신력이 있었고 파급력이 있었다”며 “대표적으로 수혜 입은 곳이 바로 한국교회다. 한국교회 BAM 운동은, 2004년 로잔운동의 파타야포럼과 그 결과물로 정리된 문서 ‘Business As Mission’의 영향을 받아 시작되었다. 로잔운동이 지향해 온 ‘복음전도와 사회적 책임’, 로잔운동이 꾸준히 발전시켜 온 ‘총체적 선교’의 개념, 로잔운동이 촉발시킨 글로벌 BAM 운동의 힘을 이어받아, 2007년 상하이한인연합교회에 한국인 크리스천 기업인, 지역교회 목회자, 선교단체 대표 및 현장 선교사들이 모이게 되었고, 매년 이 모임을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가꾸는 가운데 2013년부터는 한국교회 BAM 선교연합체인 IBA(International BAM Alliance)가 출범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IBA는 2007년 이후 18년째 한국교회 BAM 운동을 이끄는 가운데, 최근 5년 사이에는 ‘한국적 맥락’에 적용하여 한국교회만의 BAM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전히 글로벌 선교 현장을 중시하며 BAM 현장가들을 교육-훈련 시켜 전 세계로 파송하는 한편, 이주민 시대, 다문화 상황 속에 한국 땅에 들어온 외국인 유학생, 노동자, 다문화 가정과 건강한 비즈니스선교 차원의 사역적 관계를 모색하고, 그 밖에도 북한 내지 BAM 사역을 포함한 한반도 선교, 무신론자들이 다수인 30-40대들의 국내 일터 현장, 청소년들을 비롯한 다음세대 크리스천들을 BAM으로 양육하는 일 등에 두루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제4차 로잔대회를 통해 복음과 선교를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관점에 대한 자기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혹시 우리가 교회 담장 바깥에 있는 복음 전도와 변혁의 기회를 무시한 채 여전히 ‘나중에 죽어서 갈 하나님 나라’에만 머물러 있는 건 아닌지, 우리 내면에 잘못 자리매김된 성속 이원론에 묶여 있는 것은 아닌지, 목사 중심 / 일요일 중심 / 교회 건물 중심의 신앙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우리의 성도들이 도시화-자본화된 세상 곳곳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맘껏 실력을 발휘하도록 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파송하는 데에 소홀하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나아가, 진정한 제자도는 교회 건물 안은 물론이고 시장 한복판에서 발현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복음을 아는 자로서 세상 곳곳 아파하고 신음하고 무너지고 깨어진 사람, 사회-경제, 창조세계를 보듬고 돌보는 선교적 영성으로 거듭나도록 우리의 목회와 선교 현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4차 로잔대회가 끝났다. 대회 외적으로는 안정적이고도 무난한 운영으로 호평을 받은 가운데, 지금은 대회 내적으로 ‘로잔대회는 한국교회에 무엇을 남겼는가?’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시기다. 로잔운동은 오랜 시간 적잖은 교회들 안에 잘못 자리매김한 성속 이원론을 뛰어넘어, 이제 교회 안의 성도들을 선교의 주체로 여기며 이들을 무장시켜 선교하시는 하나님이 일하고 계신 시장 한복판으로 파송하는 방향으로 전진해 왔고, 이번 대회를 통해 그 내용을 한 번 더 확인시켜 주었다. 한국교회 목회와 선교 현장은 이러한 선교신학적 흐름 속에 우리의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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