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기쁜소식선교회에서 발생한 여고생 김모(17) 양 사망 사건이 구원파 교리와의 연관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개를 부정하며 성경의 가르침을 왜곡한 구원파 교리가 이번 사건의 배경이 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인천지방검찰청은 그라시아스 합창단장 박모(52) 씨와 관련 혐의자들에게 징역 4년 6개월이 선고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인천지법은 1심 선고공판에서 박 씨와 합창단원 A·B 씨에게 기소 당시 적용됐던 아동학대살해에서 아동학대치사로 혐의를 바꿔 각각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피해자의 친모 D씨는 딸을 방치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항소장에서 “가해자들이 피해자 사망에 대해 전혀 죄책감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의자 박 씨는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구원파 계열의 기쁜소식선교회(이하 기소선) 설립자인 박옥수 씨의 딸이다. 피해 여고생은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인천 남동구 소재 기소선 건물에서 박 씨와 합창단원 A·B 씨에게 감금과 학대를 당했다. 그녀는 팔다리가 묶인 상태로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됐고, 결국 5월 15일 식사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했다. 시신에서는 결박의 흔적과 심각한 멍 자국이 발견됐다. 피해자의 친모는 병원 대신 기소선 합창단 숙소로 딸을 보냈고, 치료를 받지 못하게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1년 전 기소선을 탈퇴한 L씨는 본지에 “합창단장 박모 씨는 (단원들을) 많이 폭행하는 걸로 유명하다. 언제는 ‘자기 말을 안 듣는다’며 나의 친구 단원을 나체 상태로 때린 적도 있다”며 “합창단장과 지도부 폭행과 폭언으로 도망친 단원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제가 아는 기소선의 한 친구는 합창단장 박모 씨 비서로 차기 단장의 길을 걷고 있었다가, 단장이 하도 때려 무릎이 나갈 정도였다”며 “그런데 아빠가 기소선 목사니까 기소선에서 도망가지도 못하고 마음 고생을 하다가 자살 시도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어 “박모 씨 및 지도부의 구타에 합창단원들이 팔이 부러지는 등 학대를 당하면서도 끝내 순응했던 이유는, 박모 씨가 반발하는 단원들에게 ‘불신자’ ‘사탄’ ‘구원받지 못하고 복음의 일에 합당하지 못하다’ 등 위협적인 말로 자신과 지도부에게 절대복종을 유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L씨는 “기소선은 선한 행실이 가식이라고 말한다”며 “기소선에서 단 한 번 죄 사함을 받았으니 그 뒤에 짓는 죄는 죄가 아니라고 가르친다”고 했다. 이 씨는 “처음엔 순수하고 양심적인 사람들이 기소선 죄사함 교리를 배우면서 이후엔 무례하고 악랄해지는 모습도 많이 봤다”고 했다.
구원파에서 탈퇴한 전 한국침례신학대 교수 정동섭 박사는 “구원파에선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을 부인하고, 영적으로 죄사함을 깨달으면 구원을 받아 의인이 된다고 가르친다”며 “그러면서 구원파 교리대로 의인이 됐으니 살인을 하거나 사기를 치는 등 육체로 저지른 죄는 영의 구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정 박사는 “기소선은 십계명을 어기는 자범죄는 죄가 아니라며 오히려 회개하면 구원받지 못한 증거라고 한다”며 “이러한 교리적 가르침이 인천 기소선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이 말하는 ‘기쁜소식’은 죄사함을 깨닫고 의인이 되면 죄를 짓든 뭘하든 자유롭다는 주장으로, 소위 다른 복음을 전파하는 사이비 기독교 집단”이라며 “현대판 영지주의가 바로 기소선으로, 죄의식을 제거하는 무서운 집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통교회에서 말하는 구원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신분상 죄인이 칭의(稱義)를 받은 것일 뿐, 의인이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며 “성경은 신자에게 단회적 회개에 따른 구원 이후에도 크고 작은 죄를 지을 수 있기에 끊임없는 반복적 회개를 통해 성화의 길을 갈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기소선 관계자는 인천 기소선에서 발생한 여고생 사망 사건과 구원파 교리와의 연관성을 물은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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