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설교를 하는 이라면 누구나가 다 간절히 바라는 바가 하나 있다. 성도들이나 다른 설교자들로부터 최고의 설교가로 인정받는 것이다. 설교학을 가르치는 설교의 전문가로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하나 있다. “교수님이 생각하는 최고의 설교가는 누구인가요?”라는 것이다. 최근 한 설교자의 설교를 듣기 위해 경기도에 위치한 어느 교회의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교회 담임이 나더러 설교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나와는 비교가 안 되는 탁월한 설교가가 있으니 그분을 모시라고 양보해서 초청한 설교가이다. 3부 예배에 참석했는데, 1부 예배에 사회를 봤던 그 교회 목사로부터 문자가 왔다. ‘명불허전’이라는 네 글자였다. 내 수업을 듣는 제자 목사인데, 수업 중에 내가 칭찬과 자랑을 많이 해서 그 명성을 익히 잘 알고 있었던 바다.

‘명불허전’, 한자어로 ‘名不虛傳’은 ‘소문난 명성이 헛된 게 아니더라’라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 ‘역시 소문대로더라’라는 말이다. 그래서 나 대신 설교를 시킨 것 아니겠나. 그의 설교는 들을 때마다 내가 들은 최고의 설교였다. 질투를 느낄 겨를도 없이 꼭 배우고 닮아야겠다는 도전을 받곤 한다. 3부 예배 설교를 잔뜩 기대하고 집에서 출발했다. 예배 시작 전에 그를 만났다.

7월에 미국에서 만난 이후 오랜만에 처음 만난 셈이다. 너무너무 반가왔다. 예배 시간이 되어 잠시 헤어졌다. 탁월한 그의 설교를 다시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나 대신 설교자로 세운 보람이 있었다. 내 설교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1월에 부흥회 2건, 특새 4건이 잡혀 있다. 그의 설교를 들으면서 내 설교에 손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강하게 들었다.

‘원포인트의 드라마틱한 강해설교’를 창안하고 완성한 나이지만, 아직도 수정보완할 점이 있음을 깨우쳐주었다. 역사상 그렇게 설교 잘하는 이가 존재했을까 싶을 정도로 감탄이 절로 터져나왔다. 혼자 듣기엔 너무 아까운 설교였다.

일반적으로 두 부류의 설교자로 나눌 수 있다. ‘본문에 강한 설교자’와 ‘전달에 강한 설교자’ 말이다. 전자가 목회하는 교회는 대부분이 성도 수가 많지 않고, 후자가 목회하는 교회는 대형교회로 부흥한 교회인 경우가 많다. 성도들은 보통 본문이 좋은 설교보다는 전달이 탁월한 설교를 좋아한다. 솔직히 말해서 성도들은 본문 얘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 대신 모셨던 그 목사의 설교는 본문에서 영양만점의 재료를 캐낸 후, 최고로 맛있고 행복한 식단을 준비해서 제공한다.

그는 구약과 신약을 넘나들고 관통하는 성경실력에다, 그것을 아주 특이한 방식으로 엮어가면서, 최고로 감동 받을 만한 탁월한 예화까지 활용하여 청중의 마음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본문에서 어떻게 저런 보화를 캐낼 수 있을까?’ ‘그걸 또 어떻게 저렇게 빼어난 방식으로 전개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저리도 청중의 마음을 뒤집어 놓는 방식으로 선포할 수 있을까?’

그의 설교를 듣는 이라면 누구나가 다 이런 마음이 들게 하는 설교라 생각해보라. 한 번 듣고 나면 다시 듣고 싶고, 또 다시 다시 계속해서 듣고 싶은 설교가 바로 그의 설교이다. 4월에 직접 들었던 설교 한 편도 지금까지 매순간 떠올리며 살게 만들 정도로 임팩트 강한 설교였다. 이번 설교 역시 영원히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내 삶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생각하는 지상 최고의 설교가 아닐까 싶다. 영어권의 탁월한 설교자들의 설교도 많이 알고 있지만, 이처럼 설교의 모든 장점을 다 갖추고 있는 설교자는 존재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의 설교를 다시 듣고 또 다시 들으면서 내 설교의 약점을 수정보완할 생각 뿐이다.

그 설교가는 설교만 잘하는 게 아니라, 예수님의 모습을 가장 닮은 사람이라 할 정도로 훌륭하다. 그를 담임으로 모셨던 장로들과 성도들은 자기 담임에 관한 얘기를 할 때면 언제나 눈물을 흘리면서 그를 소개한다. 그에 비하면 나는 ‘4류 목사’라 판단될 정도다. 그처럼 위대한 설교가를 만나 가까이서 알고 배우고 자랑할 수 있다는 건 꿈같은 일이다. 이런 그를 자랑하는 내가 오늘도 너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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