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진화론,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는 1부 개회예배와 2부 학술대회 순으로 진행됐으며, 한국기독교한림원과 대신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1부 개회예배에서는 총무 박응규 명예교수(아신대)의 사회로 이병일 학생처장(대신대)의 기도, 서정숙 명예교수(강릉영동대)의 성경봉독 후 원장 정상운 박사(성결대 명예총장)가 ‘솔라 피데(로마서 1:17)’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 “유신진화론, 세상과의 타협 아닌가?”
정 박사는 “오늘날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자연주의적 종교를 주창한 펠라기우스(Pelagius)나, 세속적 계몽주의를 주창한 이신론자(理神論者)들처럼 한결같이 인간 진보에 낙관론적인 큰 믿음을 가지고 전통적으로 가르치고 믿어 온 성경의 가르침을 경시하거나 부정하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 이신론자들이 성경의 기적과 계시를 인정하지 않고 교회를 흔들어대고, 영적으로 교회를 빈사상태로 만들어 황페화시킨 것처럼 그들은 초자연주의적(超自然主義的) 은총(恩寵)의 종교가 아닌 자연주의적(自然主義的) 이성종교( 理性宗敎)를 지향하고 성경적 복음에 근간한 기독교의 근본 진리를 훼손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며 “종국에는 성경의 무오성(無誤性)을 배제하고, 구원에 있어서 ‘솔라 그라티아’(오직 은혜)와 ‘솔라 피데’(오직 믿음)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 박사는 “‘하나님께서 진화의 방식으로 창조사역을 행하여 오고 계시다’는 유신진화론(Theistic Evolution) 주장도 마찬가지의 연장선 위에 있다”며 “유신진화론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16세기 종교개혁을 통해 회복한 성경적 복음주의 신앙과 성경의 권위를 훼손하는 기독교 유신론으로 포장한 진화론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유신진화론은 포스트모던 시대, 세상과의 어쭙잖은 타협은 아닌가”라며 “기독교 진리를,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자연과학적 이해와 인간의 이성적 판단으로 모든 것을 다 설명하고 논증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이후 합심기도가 있은 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이광희 명예교수(평택대), ‘한국교회를 위해’ 임성택 전 강서대 총장, ‘대신대와 한국기독교한림원을 위해’ 박명수 명예교수(서울신대)가 기도를 인도했으며, 오덕교 총장(횃불트리니티대)이 축도했다.
2부 학술대회에선 이상규 석좌교수(백석대)를 좌장으로 정상운 원장의 개회사, 한국신학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인 최대해 총장(대신대)의 환영사, 한국기독교학회 회장 황덕형 총장(서울신대)의 축사가 있었으며, 이후 발표가 이어졌다.
김병훈 석좌교수(합동신대)가 ‘복음신앙과 유신진화론’, 김찬영 신대원장(대신대)이 ‘헤르만 바빙크의 신학에서 유신진화론이 허용되는가?’, 한국창조과학회 회장 하주헌 교수(경희대 의대)가 ‘최신 연구 자료 분석을 통해 고찰한 진화론의 본질’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으며, 이승구 석좌교수(합동신대)가 종합 논평, 목창균 전 총장(서울신대)이 폐회기도를 각각 맡았다.
◆ “무신론 또는 불가지론으로 귀결될 위험”
김병훈 교수는 “유신진화론자들의 주장과는 정 반대로 유신진화론은 교회를 세우기보다 도리어 무너뜨릴 것이고, 복음신앙에 해를 끼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따라서 교회는 결코 유신진화론을 수용해서는 안 되며 도리어 철저히 경계하고 이를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신진화론은 ‘하나님께서 초자연적으로 직접 창조하셨음’을 부인하고, 자연에 부여하신 자연질서를 통해서 만물이 형성됐고 또 생물이 종류대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며 “유신진화론
이 믿는 자연질서는 진화이다. 진화의 과정, 곧 우연과 돌연변이를 통해 생물이 만들어졌고 또 생물이 종류대로 만들어졌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유신진화론은 무신론 또는 불가지론으로 귀결될 위험성을 초래한다. 복음신앙은 유신진화론으로 인해 나타날 파괴력을 매우 무겁게 보아야 한다”고 했다.
◆ “생명체, 우연보다는 창조되었다는 주장이 더 합리적”
김찬영 박사는 “바빙크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고백을 기독교 신앙의 본질로 간주하며, 진화론을 불충분하고 문제성 있는 과학으로 볼 뿐만 아니라, 무신론적 기계론으로 평가했다”며 “바빙크는 창세기 1장의 역사적 가르침과 구별된 종의 실재를 강조하며, 성경의 가르침과 충돌하지 않는 유기적 발전만 수용 가능하다고 여겼다”고 했다.
김 박사는 “유신진화론은 진화론의 과학적 문제점을 여전히 가지며, 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을 배제하거나 창조에 대한 창세기의 역사적 가르침을 부정할 경우 바빙크의 신학적 틀에서 허용되기 어렵다”고 피력했다.
하주헌 박사는 “생명 기원에 관한 다양한 가능성은 창조론과 진화론으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 두 가능성은 자연 과학으로서는 증명할 수 없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편견은 창조론은 종교적, 주관적인 주장인 반면 진화론은 가치 중립적이며 보편성을 띤 과학적 사실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하 박사는 “그러나 현대 자연과학은 진화론이라는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는 매우 주관적인 측면이 강해서 모든 데이터를 진화론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창조의 가능성은 반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생명체는 우연이라는 동력으로 절대로 설명할 수 없는 고도의 복잡성과 정교함을 보여서 설계된 특성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생명체는 우연보다는 창조되었다는 주장이 훨씬 더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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