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구 박사
정성구 박사 ©기독일보 DB

지금 한국사회는 법(法) 논리로 난리다. 법을 너무 좋아하다가 망한 사람도 많고, 법망을 요리조리 피하다가 감옥 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국 사람은 법을 너무 좋아해서 사과 한마디로 해결할 일을 가지고 소송을 제기하다 살림이 거덜난 사람도 보았다. 법률 조정위원회가 활발히 움직이고, 기독교 단체에서도 조정위원회가 있지만, 조정위원회의 조정을 받아들이고 문제 해결을 봤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들었다. 개인과 개인, 기업과 기업, 정당과 정당, 기관 대 기관이 모두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거짓말로,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으고, 상대를 허물려고 하다가 결국은 자신의 폭망하는 수도 많이 있다고 들었다. 법(法)이란 단어는 원래 게르만어로 레흐트(Recht), 그리스어로는 디크(Dik), 라틴어로는 유르(Jur), 히브리어는 미쉬파트(mishi phath)라고 한다. 레흐트는 ‘직선이요, 굽은 것을 곧게 한다. 다스린다. 또는 질서를 유지한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법이 무너지면 다 무너진다.

법을 만드는 것은 국회이고, 법을 집행하는 곳은 정부이고, 법으로 심판하는 곳은 사법부다. 그런데 걸핏하면 입법부 사람이 정부를 향해 ‘탄핵한다’고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있고, 법을 심판하는 법관들을 탄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한 마디로 뒤죽박죽의 나라이다. 결국 잘못을 하면 법의 심판대 앞에 서야 하지만, 법관들을 향해 히죽히죽 조롱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다.

법조계에서도 맘모니즘(Mammonism)이 뿌리 깊게 내렸다는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법을 잘 모르는 사람으로는 말 할 입장이 아니지만, 모든 사람이 법 앞에 공정해야 하고, 법의 심판대 앞에 서는 것은 맞지만, 역시 돈거래가 있거나 정치적 압력이 있으면, 재판기록을 책상 서랍에 넣어 놓고 무한정 세월을 보내면서 여론의 추이를 살피거나 돈 준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때를 기다리는 법관들도 있다고 들었다.

지금 한국은 단군 이후에 최고 최대의 호황기다. 세계가 한국을 따라 하려고 매일 같이 사람들을 보내고, 한국의 발전상을 칭송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은 어거지, 떼거지, 법도 무시, 국민도 무시, 자기 당의 이익만을 위해서 고함치고 거짓말과 불법을 저질러도 사법부의 타락이 착한 서민들을 울리고 분노케 한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교회 지도자들 중에도 여러 사람들이 소송 사건에 휘말려 있고, 볼쌍스런 욕지걸이가 많다. 기독교의 핵심 교리 중에 하나는 화해(Reconciliation)이지만, 그 동안 화해해서 문제 해결을 아름답게 해결했다는 것은 별로 본 일이 없다.

나는 법을 알지도 못하지만, 법원에 갈 일도 없고, 가본 일도 없다. 또 변호사를 선임해본 일도 없고, 고발당한 일도 없었다. 모든 서민들은 거의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요즘 떠다니는 말들을 보면, 어떤 수단 방법을 쓰든지 죽을 죄인도, 감옥에 가서 썩을 죄인도 돈만 잘 먹이면 무죄가 된다는 소문이 있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법을 잘 몰랐지만 52년 전에 세계 최고의 법철학자 헬만 도예베르트(Dr. Herman Dooyeweerd)를 찾아가서 그에게 법철학을 들은 일이 있다. 도예베르트 박사는 본래 형법학을 가르치는 교수였지만, 아브라함 카이퍼의 기독교 세계관을 접한 후에, “우주에 법이 있는 데, 그 법을 관장하는 것이 창조주 하나님이시고,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그 법의 표준은 하나님의 말씀 곧 성경이다!”라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도예베르트 박사는 내게 “자신의 법의 표준은 시편119:105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라는 성경 말씀을 법철학의 표준으로 삼았다”고 했다. 그러니 국가학이나, 정치학이나, 법학의 마지막은 하나님의 말씀 곧 성경이라는 대답이었다. 모든 학문에는 원리가 있고, 인생의 모든 삶에는 어떤 세계관이 작동하는가에 따라서 역사도 바뀌고, 나라의 장래도 바뀐다고 볼 수 있다.

법관이 되려면 육법전서를 달달 외우고 관련 법을 완벽하게 습득해야 한다. 그렇지만 법의 조문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법관이 가진 세계관이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법조문을 꿰어맞춘다 해도, 상식에도,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 더더구나 비뚤어진 세계관을 갖는 재판관의 판결은 온전하다 할 수 없다. 때문에 오늘 이 시대의 전쟁이 미사일 전쟁, AI 전쟁, 핵 전쟁 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세계관 전쟁’이다. 비뚤어지고 좌편향된 교육 이념으로 가르치는 교사들의 가르침에 붉게 물들어가는 어린이와 학생들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이미 거짓된 세계관에 완전히 물들어버린 자녀들을 복음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너무도 어렵다. 이 무서운 거짓된 세계관이 정치권도, 법조계도, 교육계도 망가뜨려 왔다.

세계 최고의 법철학자의 말이 떠오른다.

“나의 법철학은 시편 119:105,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를 법의 잣대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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