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할랄식품 활성화 사업이 정교분리 위배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8일 군위이슬람할랄대책위원회 등 4개 단체가 군위군 부계제일교회에서 개최한 ‘이슬람할랄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에서다.
지난해 8월 대구시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50억을 투입해 할랄식품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체당 최대 5백만 원 한도로 할랄인증 취득 비용을 지원해 현재 5곳뿐인 할랄인증 업체를 2028년까지 50곳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구시는 2030년 대구·경북 신공항 개장에 맞춰 군위군 소보면 인근에 예산 22억을 투입해 할랄산업 클러스터 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만석 목사(무슬림선교훈련원장)는 “이슬람 율법에 근거한 할랄제도를 국민 혈세로 지자체가 앞장서 지원하는 것은 헌법상 정교분리를 위배한 특정 종교에 대한 혜택”이라고 했다.
박상흠 변호사(법무법인 우리들)는 “할랄인증은 한국이슬람교(KMF)·한국할랄인증원(KHA) 주도로, 할랄인증 비용지원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부자금을 재원삼아 이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정부의 특정 종교특혜 우려도 제기된다”며 “국가나 지자체는 헌법상 정교분리원칙에 따라 특정 종교를 우대하거나 차별해선 안 된다”고 했다.
2023년 12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인도네시아의 할랄 인증 의무화 정책에 따라 현지 농식품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할랄인증 취득 비용의 최대 70%(인증당 2000만원 한도)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박 변호사는 “정부 및 지자체의 할랄산업 지원정책에 따라 할랄인증을 주도하는 한국이슬람교의 종교적 영향력 확대 혜택 등 할랄인증의 유·무형 이익이 이슬람 관련 단체에 귀속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대구시의 할랄 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이슬람 율법하에 운영되면서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등 한국 법체계와의 충돌 우려도 제기된다. 이만석 목사는 “할랄 산업 클러스터 조성은 돼지를 금기 식품으로 여기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반경 5km 내 돼지고기 판매가 금지되고, 돼지 도축장이 들어설 수 없게 된다”고 했다.
박상흠 변호사는 “할랄 도축장 운영 요건은 현행법상 재산권 및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지자체의 관련 규정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 “할랄인증을 받게 된 기업에서 이전부터 근무해 온 비무슬림 종사자는 무슬림 종사자 근무 및 샤리아 규율 준수를 요구하는 할랄 도축 과정에서 직업 선택 및 종교의 자유를 침해받게 된다”고 했다.
할랄 도축법을 두고 동물학대 비판도 제기됐다. 이만석 목사는 “소고기 할랄 인증은 이슬람의 도축법인 ‘다비하(Dhabiha)’ 방식을 따라야 한다”며 “즉 도축 시 무슬림만 참여하고 짐승을 죽일 땐 그 얼굴을 메카 방향으로 돌려야 하며, 알라의 이름을 외치면서 혈도와 기도를 끊어야 하고, 도축된 고기는 거꾸로 매달아 피를 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상 소 도축 시 고통 없이 죽이는 전기충격 방식이 이슬람에서 금지되고 있어, 할랄 인증에서 ‘다비하’ 도축법을 필수로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덴마크, 스웨덴 등지에선 동물학대 혐의로 금지되고 있다”고 했다.
박상흠 변호사는 “할랄의 도축방식은 현행 동물보호법 제13조에서 동물을 도살하는 경우 반드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다음 도살 단계로 넘어가도록 요구하며, 도살과정에서 동물들에게 불필요한 고통이나 공포, 스트레스를 줘선 안 된다고 명시한 것에 정면으로 위배한다”고 했다.
이날 축사에서 이창호 이창호 대구할랄산업반대시민연대 공동대표)는 “대한민국 농림축산식품부와 대구시가 2,000만원 한도 내에서 할랄 인증 비용의 70%까지 지원하는 자유 민주국가에서는 없는 법이며 국민 혈세를 용도를 잘못하고 있는 종교 편향의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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