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아이돌 H.O.T 출신 토니안(본명 안승호·46)은 최근 CBS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하여 자신의 삶에 깃든 수많은 하나님 은혜의 사연과 '용서'의 가치에 대해 간증했다.
토니안은 자신이 연예활동과 사업으로 일궈놓은 10년치 재산을 사기로 날린 지인을 용서하며 다시 함께 일했던 일화와 더불어, 지난날 아버지의 음주와 거친 언행으로 쌓아둔 마음 속 응어리를 아버지와의 독대를 통해 해소하고 서로 화해했던 시간 등을 고백하며 '용서'의 가치를 전했다.
또한 과거 사업을 하면서 스스로 고립되어 우울증, 조울증, 대인기피증을 앓아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던 과거를 담담히 밝히며, 지금 자신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사람이 설명할 수 없는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임을 확언했다.
그는 힘든 순간마다 기도를 하여 결정적인 도움을 응답으로 받은 이야기를 전했다. △과거 정신과 약을 술과 함께 복용하여 집에서 사고를 겪었을 때 누군가 이용규 선교사의 책 「내려놓음」을 현관 앞에 두고 간 일 △입대날 입영열차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천사'처럼 나타나 군생활을 가이드 해 준 한 교관 △한때 자숙 후 앞으로 활동에 대해 고민할 때 SBS '미운 우리 새끼' 출연제의를 받은 것 등이다.
그는 "내 삶에 축복도 컸지만 그만한 시련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시련을 거칠 때마다 조금씩 성숙하게 됐다. 철없던 아이를 '한 인간'으로 빚어가셨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하기에 하나님께 의지하며 살아갈 것이다"고 전했다. 또한 "언젠가 하나님이 나를 (목회나 사역을 하도록) 부르시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연예계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두 가지를 조언했다. 하나는 '너무 빠른 성공을 경계할 것'과 '남과 비교하지 말 것'이다.
◇처음 교회 다닌 미국 이민생활과 데뷔 과정
토니안은 부모님 이혼 후, 중학교 때 아버지와 친누나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곳에서 친한 형을 따라 교회를 다니게 됐는데, 그때 참석한 수련회에서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고 했다. 그런 그는 이민생활이 쉽지 않았고 적응하지 못해 잠시 방황도 했지만 그가 다시 바른 길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교회'의 힘이 컸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때쯤 가수를 꿈꿔 왔다. 그러나 미국에서 그 꿈을 이루기엔 비현실적이었다. 그래서 꿈을 접고 평범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한인신문 구인 광고란을 펼쳤는데 그때 아주 작은 글씨로 '스타를 찾습니다' 라고 쓰인 문구가 눈에 확 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바로 전화를 걸었고, 자기소개를 음성사서함에 남겼다. 3일 뒤에 연락이 왔다. 그는 "아직까지도 미스테리한 게 2시간 남짓 통화에서 내 이야기만 듣고서 날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한국에서 유명한 프로듀서가 여기 왔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이수만 선생님이었다. 그때 같이 옆에서 춤추고 오디션 본 동네친구가 신화의 앤디였다"고 회상했다. 곧 이어 그는 한국에서 계약하게 됐다.
토니안은 이수만에게 10년이 지나서야 '왜 자신을 뽑았는지' 직접 여쭤봤다고 했다. 이수만의 답변은 '배터리 때문'이라고 했다. 토니안은 "그때 오디션 날 늦은 시간에 야외 오디션을 보는데, 나는 기억이 안 나지만 붐박스로 '컴백홈'을 재생하다가 배터리가 다 돼서 노래가 중간에 꺼졌단다. 그래서 내가 양해를 구해서 '배터리를 사오겠다'고 말하고 30분 정도 뒤에 돌아와 춤을 마무리 했다는 것이었다"면서, "이수만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너는 잘하는 건 특별히 없었는데 일단 하면 성실할 것 같았어' 라고 하셨다. 나의 유일한 장점인 성실함 때문에 이렇게도 인생이 열릴 수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느낀다"고 언급했다.
◇사업 성공 이면에 감춰진 '외로움'과 극복
그는 H.O.T 해체 이후, 사업가로 변모했다. 그는 교복 사업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교복 사업은 설립 3년 만에 2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업가의 자질을 발휘했다. 그는 "아이돌 활동하면서도 난 능력과 재능이 너무 부족한데 좋은 멤버와 기획사를 만나서 이렇게 된 것이라는 낮은 자존감이 있었다. 지금까지 토니안은 'H.O.T발' 이었다는 얘기를 들을까 두려웠다. 열심히 사업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돈을 벌었고 이제 사람들에게 인정 받겠다 했는데 그때부터 삶이 무너졌다. '외로움'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때부터 서서히 고립되기 시작했다. 심한 두통으로 진통제를 하루에 8알을 먹어도 듣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주변에서 정신과를 권유해 가보니 검사 결과는 우울증, 조울증, 대인기피증 등 8가지를 진단받았다. 돈, 음식, 생활, 모든 것이 귀찮았고, 좋은 생각 보다는 자꾸 나쁜 생각만 들었다. 어떻게 하면 연예인으로서 멋있게 죽을까 생각하고 찾아보기도 했다. 정신과 약만 먹는 게 힘들어서 술도 같이 손을 댔다가 아찔한 사고를 겪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나님이 내게 한번의 기회를 주셨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그러던 그는 어느날 이용규 선교사의 '내려놓음'이라는 책을 팬한테 선물 받았다. 반나절 만에 책을 완독한 그는 "내 얘기 같았다. 갑자기 우울감이 사라지고 희망이 생겼다"며,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 영주권 포기하고 다음날 군입대 신청을 하여 며칠 후 바로 입대했다. 내가 너무 자유롭게 살아서 힘든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었고, 자유를 통제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회사에도 얘기 않고,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말 안 했다"고 했다.
그는 입대를 앞두고 두려움이 가득했다. 비교적 나이가 많았고 대인기피증이 여전히 심할 때였다. 오랜만에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너무 무섭고 두렵고, 가야 하는 건 아는데, 살려주세요'. 그때 입영 열차에서 차분한 어조로 말을 건 사람이 있었다. 알고 보니 육군훈련소 교관이었다. 토니안은 "그 분이 내게 군생활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해 주었다. 얘기를 듣고 나니 생각보다 별것 없었다. 마음이 편안해졌다"면서,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신 것인가 싶어서 그분께 '혹시 하나님 믿으세요?' 하고 여쭤봤다. 자기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라고 하셨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라고 하시면서 가셨다. 그 분을 꼭 찾고 싶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렇게 토니안은 군생활에 잘 적응하며 조금씩 몸과 마음을 회복해 갔다. 그는 "군생활은 생각보다 큰 어려움은 없었다. 어느날 아침에 간단한 훈련 후 점심으로 나온 제육볶음을 먹는데 눈물이 막 쏟아졌다. 너무 맛있었는 것이었다. 미각을 되찾은 느낌이었다"면서, "거기서 엉엉 울었다. 수년만이었다. 밖에서 맛있다고 하는 음식들 많이 먹었는데 처음 받은 느낌이었다. 그때부터 조금씩 회복되어 갔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조금씩 밝아져갔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돈과 성공이 아니라, 적절한 통제 안에서 규칙적인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0'에서 시작한 용서의 시간
그때 사기 당하고 빚을 갚은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군생활 중에 인감까지 맡길 정도로 친한 형이 있었는데 내 재산으로 갖고 몽땅 투자를 해서 전역 한달 앞두고 10년 간 모은 재산을 전부 날렸다"면서, "심지어 미납 세금이 5억이었다. 졸지에 제대하자마자 빚쟁이가 됐다. 또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역 일주일 전에 기도 응답이 왔다. 당대 최고 인기였던 MBC '무릎팍도사' 프로그램이 있었다. 마침 섭외가 들어왔다. 나는 출연을 승낙했고, 오랜만에 방송에서 얼굴 보이며 제대 후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리니 반응이 좋았고, 방송 이후 일주일에 다른 방송도 10개나 잡혔다. 그렇게 차근차근 빚을 갚아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재산을 날린 형을 고소했으나, 곧이어 그 형이 나쁜 의도로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밉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누구를 이해하고 용서를 하겠나' 싶어서 고소를 취하했다. 그때 빚도 다 갚고 완전히 0에서 시작한 시점이었기에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했다. 그 형과 다시 일도 같이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워했던 아버지와 화해한 사연을 공개하며, 부모님과 응어리 진 관계가 있다면 더 늦기 전에 풀 것을 권하기도 했다. 그는 학창시절 아버지를 미워했고 사이가 썩 좋지 않았다. 그러다 토니안이 군생활 중에 아버지가 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순간 얼마나 외로우셨을지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와 단둘이서 순댓국집에서 소주를 마시며 독대했다. 아버지의 환한 미소를 그날 처음 봤다. 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어릴 적 서운함, 섭섭함도 다 토로했다"면서, "아버지가 '미안하다' 딱 한마디 하셨는데 아버지에 대한 모든 응어리와 미움이 다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돌아가셨다. 마지막 때쯤에는 하나님을 영접하고 가셨다. 나중에 나는 어머니랑 단둘이도 만나서 풀었다"고 회고했다.
끝으로 토니안은 연예계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두 가지를 조언했다. 하나는 '너무 빠른 성공을 경계할 것'과 '남과 비교하지 말 것'이다. 그는 "너무 빠른 성공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너무 빠른 나이에 성공하면 나처럼 시련을 당할 수 있다"며, "천천히 그 길을 가길 바란다. 천천히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가다보면 어느 순간 목적지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성공과 함께 내 인격도 성숙하게 되면 내려오는 길도 편안하다"고 말했다.
또한 "천천히 정진하기가 힘든 이유는 남과의 비교 때문이다. 자기 삶을 남과 비교하면 다른 사람은 앞서가는 것처럼 보이는 비교의식이 사람을 힘들게 한다"면서, "이 비교만 버려도 사람은 행복하다. 앞서가면 축하해 줘라. 원래 앞서가는 사람은 많다. 근데 뒤에 오는 사람은 더 많다. 가끔 뒤돌아보며 나보다 힘든 사람을 끌어주면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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