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회장 임상훈)가 지난 16일 오전 한양대학교 사범대학에서 ‘다가치 사회, 공존과 소통을 위한 기독교교육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2024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행사는 하남교회·판옵토·라이너스 등이 후원했다.
이날 주제발표에선 △원지은(장신대)·박유라(프리드리히 쉴러 예나대) 박사가 ‘공존과 소통을 위한 기독교교육의 역할과 과제 탐색-독일 작센 종교교육의 사례를 중심으로’ △유지은 박사(안양대)가 ‘기독교인의 인권 의식 분석’ △한승돈 박사(안양대)가 ‘교회교육 정립을 위한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성경관에 관한 개혁교육적 비판’ △함승수 박사(명지대)가 ‘세속사회, 기독교교육의 공적 역할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상호종교적 커리큘럼 및 교회와 학교의 협력 확대 중요
원지은·박유라 박사는 “한국 사회의 다문화·다종교적 현실 속에서 종교적 갈등을 예방하고 평화적 공존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감과 소통을 중심으로 한 종교교육이 필요하다”며 “독일, 특히 작센 주의 종교교육 사례에서는, 종교교육은 특정 종교의 가르침을 넘어서 상호 이해와 존중을 증진하는 중요한 교육적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를 통해 종교적 다양성을 수용하고,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차이를 존중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며 “한국의 기독교교육도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 다종교적 이해와 상호 존중을 강화하는 교육적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먼저, 독일 개신교 종교교육은 1970년대 이후 다양한 종교와 문화의 유입에 따라 기존의 기독교 중심 교육을 넘어 상호종교교육으로 발전해왔다”며 “상호종교교육은 다원적인 사회에서 개인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고, 공동체 내에서의 윤리적 공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어 “독일 작센 주의 개신교 종교교육은 독일 내 다종교적 접근을 필요로 하는 환경 변화에 맞춰 교육 현장에 적절한 커리큘럼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작센 주의 종교교육은 여러 한계를 지니고 있다. 무종교 인구가 많아 다수가 윤리 과목을 선택하며, 일부 학교에서는 종교교육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실정과 교육과정이 개신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다종교적 이해를 위한 상호종교적 접근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종교적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다문화 교육 주간과 프로젝트를 도입하며, 교사 연수와 교단 간 협력을 증대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교회와 학교의 협력 확대가 중요하다”고 했다.
◇ 기독교인의 인권 의식 및 인권 상황 이해에 대해
두 번째로 발제한 유지은 박사는 “2022년 인권의식실태조사 원자료에서 추출한 16,148명 중 총 2,449명의 개신교 성인을 대상으로 기독교인의 전반적인 인권 의식 및 인권 상황 이해를 분석했다”며 “그 결과 첫째로 전반적으로 인권 용어 접촉 비율과 헌법 내 인권 명시 인지 정도는 남성일수록 높았고, 나이가 적을수록, 도시에 거주하는 경우일수록, 고학력일수록, 관리전문직이나 사무직일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했다.
이어 “둘째로 본인,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 사회 전반에 대해 인권이 존중받고 있다는 인식에서 본인의 경우, 성별, 나이, 결혼상태에 따라 존중받고 있다는 인식이 비슷하게 나왔다”며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경우 인권이 존중받고 있다는 긍정적 인식이 부정적 인식보다 높았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대졸이상의 학력일수록 다소 높았다. 성별에 따라 거주 지역에 따라서는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사회 전반에 대한 인권 존중 인식에 대해서 긍정 대답이 부정 대답보다 3배 정도 높았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우리 사회 인권이 존중받는다고 여겼다. 하지만 남녀의 차이나 학력에 따른 경향성은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개신교인이 인식하는 인권 의식은 성별·나이·거주 지역·학력·직업에 따라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많은 항목에서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기독교인의 인권 의식에 차이를 확인하고, 향후 이에 맞는 인권 증진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향후 세대, 성별, 지역, 직업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기독교 인권 교육을 시도하고 관련 교재나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세대별 인권 의식의 차이가 뚜렷하기에 이와 관련한 기독교교육적 접근이 시급해 보인다”고 했다.
◇ 개혁주의 교회교육이란
세 번째로 발제한 한승돈 박사는 “개혁주의 교회교육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기초에 교육적 가치를 두고 단행하며 성경 이외의 것을 진리로 삼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교육”이라며 “이러한 개혁주의 교육 방향과 달리 성경 권위에 도전하는 사상이나 사람들의 교육은 종교개혁 정신과 개혁주의에 대치되는 것인데, 18~19세기에 나타난 이성 우월주의자들에 의하여 생겨난 자유주의 지지자들의 잘못된 성경해석과 신앙관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18~19세기의 이성과 지성의 합리주의 사람들을 지칭하여 종교개혁 정신에 기초를 둔 전통 기독교 신앙에 무작정 대치된다고 말하지 않으며, 말할 수 없다”며 “우리는 코로나 2019 펜데믹 위기를 겪으면서 한국 사회, 특별히 교회와 교회교육은 과학을 경험하였는데, 온라인예배를 위하여 웹캠, 인터넷이 연결된 데스크 톱 컴퓨터나 노트북, 구글 미트(Google Meet)나 줌(Zoom)뿐만 아니라 최첨단 과학주의 인공 지능(A.I)과 쳇GPT, 인터넷 방송, 기독교 콘텐츠 플랫폼과 같은 것들을 활용하였다”고 했다.
이어 “18~19세기 당시 합리주의자들이 전통 기독교에 대치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늘날 최첨단 시대의 사람들이 영적이고 초 자연적인 사실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우리는 이성과 지성 그리고 과학의 발달을 혐오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지성을 허락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하여야 하며 허락된 이성과 지성을 개발하여 효율적인 교육에 실제 적용하여야 한다”고 했다.
한 박사는 “문제는 자만과 교만함을 가진 이성 우월주의자들의 성경관이 오늘날 한국교회 신앙관을 흔들고 신앙에 회의감을 던짐으로 교회교육을 배우고 가르치는 자들에게 의구심을 일으키며 의문을 가지게하여 혼란을 가증시키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앞으로 교회교육의 과제는 다시금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하여 기독교의 기본진리를 세워나가는 것을 교육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를 위하여 교회와 교육은 사명과 소명 의식의 책임을 가지고 성경 진리 이외의 것을 내세우는 사상에 교회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예방 및 대처를 위한 교육 준비를 철저하게 하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 기독교학교의 위기, 공공성과 자율성이 상호 대립적 개념화에서 출발
마지막 네 번째로 발제한 함승수 박사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닌 기독교학교들이 존립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1974년 고교평준화 정책이 시행 된 이후, 기독교학교들은 신앙 교육과 기독교 교육을 지속하는 데 있어 여러 제약에 직면해 있다. 사립학교를 통제하는 사학법 개정, 종교계 사립학교의 건학이념을 형해화 시키는 학생인권조례 및 2025 고교학점제, 기독교대학의 종교교육을 제한하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등 기독교학교의 위기는 법과 정책의 도전을 포괄하고 있다”고 했다.
함 박사는 “기독교학교의 위기는 공공성과 자율성이 상호 대립적으로 개념화 되어 있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재개념화 할 수 있는 동력을 신학의 사회적 삼위일체론에서 찾으려 하였다”며 “사회적 삼위일체론은 국가와 학교의 직선적 위계구조를 극복하고, 다양성 안의 일치 원리를 통해 공공성과 자율성을 상호 보완적으로 재개념화 할 수 있는 공동체의 원형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연구 과정에서 확인된 한계점과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 제언하기로 △일반화 가능성에 대한 문제 △사립학교 자율성과 교육의 공공성 척도에 대한 선행 연구 부족 △기독교교육의 측면에서 신학과 사회 과학의 융합적 접근을 통해 사립학교 자율성과 공공성의 관계 고찰 △설문조사 도구의 이해도에 관한 문제 △컴패션(Compassion) 척도에 대한 심층 연구의 필요성 등을 꼽았다.
앞서 기조강연에선 △김도일 박사(장신대)가 ‘더불어 함께 사는 마을공동체’ △조은하 박사(목원대)가 ‘다가치 사회속에서 마을목회와 교육: 사례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김도일 박사는 “무엇보다 선교적 양육은 시혜적 관점, 정복자의 관점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신학의 부모인 선교와 기독교교육은 한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인애하며 기도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야기된 생태위기, 인공지능, 경제적 불평등은 우리의 신앙적 양심과 공존할 수 없기에 이러한 도전에 고백신앙을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조은하 박사는 선교적 교회와 마을안의 교회로서 소통과 연대를 강조하면서 △하나님 나라의 지역화운동 △신앙의 진정성 회복(신뢰회복) △지역사회의 필요를 채우는 교회 △지역주민과 교제하는 교회 △그리스도의 일상이 곧 신앙적 실천의 장 △선교적 목회 리더십과 평신도 운동의 협력 △지역복음화 운동을 위한 지역교회의 연합과 협력 등을 말했다.
한편, 주제발표 이후엔 자유발표 순서가 진행됐다. 자유발표엔 △나영신 박사(연세대)가 ‘인공지능의 판단 능력에 대한 윤리적 고찰’ △이수미(숭실대)·박승민(숭실대) 박사가 ‘Paul Tripp의 성숙한 부모 모델을 반영한 부모 성숙도 척도 타당화 연구’ △김정열 박사(총신대)가 ‘아이디어 도출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한 AI활용과 창의성의 연관성 연구’ △서성현 박사(한일장신대)가 ‘부교역자 사역 기피 현상의 대안 목색을 위한 현상학적 연구-교육전도사 심층면담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행사는 오태균 이사장(학회 이사장, 총신대)의 폐회 인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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