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제47회 정기논문발표회 개최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제47회 정기논문발표회 진행 사진.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박태수 교수)가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 소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김학유)에서 ‘유신진화론 논쟁’이라는 주제로 제47회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병훈 교수(합신대)가 ‘복음신앙과 유신진화론’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 유신진화론, 현대 과학 시대에 교회를 향한 복음?

김병훈 교수는 “유신진화론자는 교회가 진화론을 수용함으로 과학의 증거를 부인하는 반 과학적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미 과거에 종교적 도그마에 갇힌 채갈릴레이 갈릴레오의 지동설을 교회의 권력으로 억눌렀던 과오를 다시 범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러할 경우 지성적 사고를 하는 많은 교인들은 교회에서 떠나게 될 것이며 교회는 쇠락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했다.

이어 “유신진화론자들은 교회가 현대 과학의 결과물을 받아들여 이에 맞추어 교리를 수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유신진화론은 이러한 때에 교회를 지원하는 논리적 기반으로서 정당성을 갖는다고 주장한다”며 “요컨대 유신진화론은 현대 과학 시대에 교회를 향한 복음이라는 주장이다. 과연 그러한가”라고 했다.

◇ 유신진화론의 주요 개념 6가지에 함축된 철학적·신학적·성경해석의 논점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제47회 정기논문발표회 개최
김병훈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제공

그는 “유신진화론(Theistic Evolutionism)은 하나님께서 진화의 방식으로 창조 사역을 행하여 오고 계시다고 믿는 견해”라며 유신진화론의 주요 개념 6가지에 함축된 철학적·신학적 논점 또는 성경 해석의 논점을 비판했다.

이어 첫째로 ‘유신진화론의 초자연적 개입의 제한과 간접적인 창조’라는 주장에 대해 초대교회의 최초의 신조인 니케아 신조, 초대 교부 오리겐, 토마스 아퀴나스, 종교개혁 이후 17세기 중엽 작성된 신앙 표준문서 등을 예로 “이 교훈은 모든 세계는 하나님의 능력의 말씀으로 지어진 것이며 무에서 만들어졌으니, 제 2 원인들로 인하여 만들어지는 간접 창조가 아니라는 점을 확고히 한다”고 했다.

또 둘째로 ‘방향성 있는 계획된 진화·우연과 인도된 진화·우연’에 대해 “방향성 없는 우연의 방식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정보의 생성과 보존과 전달의 문제를 인도된 진화 또는 계획된 진화라는 개념으로 해결하려는 유신진화론은 딜레마에 놓여 있다”며 “하나님의 창조를 자연방식에 의한 진화로 설명하려 하였지만, 우연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자연방식으로 설명이 어렵게 되자 하나님의 손길을 빌어 틈새를 메우게 된다. 반대로 자연주의 무신 진화론의 주장처럼 방향성 없는 우연이 정보를 생성한다고 말하면, 목적론적 진화, 계획된 우연 또는 진화란 주장은 불필요한 것으로 자리를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김 교수는 셋째로 ‘진화론에 기초한 그릇된 자연신학’에 대해 “일반적으로 진화론은 제 일 원인인 하나님을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며 목적론적 설명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결국에는 무신론 또는 불가지론의 철학적 함의로 귀결되기 때문”이라며 “결국 진화를 자연계시로 믿는 유신진화론은 성경이 가르치는 바대로 하나님의 선하심과 지혜의 영광을 찬양할 수가 없다. 적어도 유신진화론의 논리를 끝까지 밀고 나가면 그러할 것이다. 찬양을 하려면 진화론의 신정론 문제를 외면하거나 덮어버려야 할 것이다. 진화론에 기초한 유신진화론의 자연신학은 성경의 자연신학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넷째로 ‘자연신학에 의하여 규정되는 창조신학’에 대해 “어떤 자연신학도 특별계시인 성경에 기초한 계시신학보다 우선되어 계시신학을 해석하는 권위를 가질 수 없다”며 “유신진화론자의 치명적인 오류는 진화를 자연현상 곧 자연계시로 믿고 그것에 의하여 진화론이라는 자연신학을 세운 후에 이것으로 특별계시인 성경의 창조에 대한 해석을 지배하려는 데에 있다. 또, 유신진화론은 성경의 초자연적 창조 사역을 말할 때 이것을 자연 방식에 의한 진화로 바꾸어 해석하고 이해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식의 권위를 과학에 두고 그 결과물이 진화론을 가장 믿을만한 우월한 지식으로 간주하는 한 진화론에 근거한 자연신학은 성경의 근거한 초자연적 창조신학의 수정을 요구한다”며 “이것은 과학의 지식을 가장 객관적이며 유일한 지식으로 여기는 과학주의의 요구이다. 그리고 이 과학주의는 배경에 자연주의 인식론을 두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의 초자연적 창조는 자연주의 해설인 진화에 맞추어 수정되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다섯째로 ‘두 권의 책과 상보성의 원리’에 대해 “상보성의 허울 아래 성경을 과학의 이름 아래 행하여지는 진화론과 같은 가설에 종속시키는 결과는 실로 참담하다”며 “성경을 지식의 최종적 권위로 신뢰하지 않고 과학의 이름으로 제시되는 가설에 대해서조차 저항하지 않고 그것에 종속되어 그것에 어긋나지 않도록 성경 해석을 맞추어 조정하게 되면 모든 성경 해석은 수정을 요구 받고 또 수정될 수 있어야 하는 상대적 가치로 전락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여섯째로 ‘방법론적 자연주의(성경은 창조의 방법을 말하지 않는다)와 틈새의 하나님’에 대해 “자연 현상을 다루는 과학의 영역을 자연적 방식에 의한 것으로 제한하는 방법론적 자연주의를 내세움으로써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창조 사역을 인정하는 노력을 폄하하며 무지로 인한 틈새를 하나님으로 메우려 한다”며 “유신진화론과 지적 설계의 차이는 하나님께서 순전히 우연이라는 제 2 원인을 사용하여 설계를 만들어 내시는가 아니면 하나님께서 우연이 아니라 애초부터 설계 형태로 사물과 생물이 존재하도록 만드셨는가에 있다. ‘본성으로 인한 틈새’가 없다는 결론은 모르는 것은 모두가 ‘무지로 인한 틈새’라고 미리 알기 전에는 내릴 수가 없다. 그것은 이미 자연주이이다. 과학은 그렇게 할 권리가 없다”고 했다.

더불어 “유신진화론의 이러한 개념적 특징들은 모두 진화론을 객관적 진리로 믿는 것에서 출발한다. 유신진화론은 더 나아가 과학의 허울을 쓴 진화론의 권위를 높이고, 이제는 진화에 근거한 유신진화론의 신학적 지지를 요구하며 이것에 방해되는 교리들의 수정을 요구함으로 복음 신앙의 주요 기반을 훼손한다”고 덧붙였다.

◇ 유신진화론을 받아들 수 없는 이유 세 가지

김 교수는 “유신진화론의 교리 수정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들은 분명하다. 그루뎀은 그 자신이 편집자이면서 기고자로 참여한 책, 「유신진화론 비판」을 집필하고 출판한 목표를 밝히는데, 이 목표들이 바로 유신진화론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된다”며 세 가지 이유를 말했다.

아울러 “첫째는 유신진화론의 토대인 진화론의 과학적 불안정성이며, 둘째는 유신진화론의 물질주의적 과학관이며, 셋째는 창세기 1~11장의 역사성을 부인하고 핵심 교리를 해치는 성격해석의 문제”라며 “이러한 세 가지 이유들을 바르게 인식하는 만큼 유신진화론이 복음 신앙에 큰 해를 준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복음 신앙은 유신진화론으로 인하여 나타날 파괴력을 가볍게 보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이신열 박사(고신대)가 ‘헨리 비처의 유신진화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그의 「진화와 종교」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했고, 이후엔 논문발표 순서가 진행됐다. 논문발표엔 △신국현 박사(서울부림교회)가 ‘창세기 1~3장에 나타난 아담의 ‘역사성’과 ‘언약적 대표성’에 대한 고찰’ △황돈형 박사(서울중앙신학교)가 ‘신학적 해석의 과제로서 창조의 이해’ △문정수 박사(광주중앙교회)가 ‘넬리우스 반틸의 전제주의 관점에서 비판한 유신진화론: 존재론-인식론-목적론적 함의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하고, 김길성 박사(총신대 명예교수)가 강평했다.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제47회 정기논문발표회 개최
감사·공로패 전달식 사진.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제공

한편, 이날 감사·공로패 전달식도 진행됐다. 전달식에선 합신대 김학유 총장과 성서대 박태수 교수가 각각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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