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100주년 에큐메니칼 감사예배
올해 NCCK 100주년 에큐메니칼 감사예배 모습.©기독일보DB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는 지난달 24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제72회기 4차 정기실행위원회(실행위)에서 ‘NCCK 종교간 대화와 협력을 위한 지침 문서’를 채택하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당시 NCCK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민숙희 대한성공회 사제는 이 문서 작성의 취지에 대해 “다른 종단을 향해서 혐오하는 뉴스를 많이 봤다. 우리가 기독교인으로서 다른 종단을 배려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종교 간 대화 가이드라인’을 참조해 문서를 작성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 문서에 ‘종교다원주의’ 정신과 요소가 가미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종교다원주의란 절대적 진리의 배타성보다는 다른 종교의 진리와 가치를 인정하며, 종교적 믿음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태도다.

‘NCCK 종교간 대화와 협력을 위한 지침 문서’는 작성의 원칙과 목적에 대해 “다양성 속의 일치를 기본 원칙으로 세우고 토론을 전개했다”며 “다양성 속의 일치란 이웃 종교의 진리와 구원하는 힘에 대한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 다양한 신학적 관점이 있음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더 넓은 사회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 종교인을 열린 마음으로 만나고, 대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일치된 태도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서에는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나라는 모든 인류 모든 생명을 위한 새 하늘 새 땅의 종말론적 공동체이며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능력에는 제한이 없음을 믿고 고백한다.” “그리고 성과 인종과 종교와 문화의 차이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한 자녀로서 모두가 평등하고 존귀한 존재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른 종교인들을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이웃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이웃은 개종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며 종교 다원 세계 속에서 그리스도교의 증언은 자기 공동체의 명성 보다 하나님의 영광과 이웃 사랑의 정신을 따라야 한다.” “그러므로 종교 간 대화의 목표 중 하나는 이 세상을 더 정의로운 세상으로 만드는 것” “그리스도인은 이웃 종교인에게서 배우면서 영적으로 더 풍요로워지고 깊어진다. 이웃 종교인과의 대화를 통해 더 좋은 그리스도인이 된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문서의 종교다원주의적 요소 가미 여부에 대해 신학자들의 입장은 엇갈렸다. 최성일 한신대 선교신학 명예교수는 “이 문서를 종교다원주의 측면이 아닌 선교학 용어인 하나님의 선교(미시오데이) 개념이라는 선교 방법론 일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즉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자녀로 죄로 인해 파괴됐으나, 이를 회복하자는 노력이 바로 에큐메니컬 선교”라고 했다.

이어 “마태복음 5장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햇빛이 선한 자와 악한 자 모두에게 비친다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기독교인, 불교인, 천주교인, 비기독교인 등 모든 이들이 지구상 기후 위기로부터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환경을 어떻게 회복할지에 대한 관심이 현대 에큐메니칼 신학의 쟁점”이라며 “이러한 취지에서 WCC와 NCCK에서 생명과 평화, 환경을 자주 거론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NCCK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을 위한 지침 문서’는 선교를 예수 믿는 자와 안 믿는 자와의 구분에서 출발하자는 것이 아닌, 모든 자를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선교 개념 관점에서 폭넓게 해석된 문서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반대의 의견도 나왔다.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는 “‘NCCK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을 위한 지침 문서’는 일정 부분은 맞겠지만,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길이라고 한정한다”며 “그것이 아니라면 ‘그리스도교’가 아닌 ‘하나님교’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구원의 길을 계시하셨다고 믿는 게 기독교”라고 했다.

안 교수는 “WCC 신학의 특징은 예수 그리스도를 뒤로 제쳐두고 하나님을 직접 보려고 한다. 그런 관점에 따르면 모든 인류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결론에 이른다. ‘예수 믿음 천국, 예수 불신 지옥’은 맞지 않는 얘기가 되는 것”이라며 “이 단체는 오히려 하나님이 당신의 자녀인 모든 인류를 구원할 능력이 인간의 불신앙보다 크다고 주장한다. 결국 교회가 추구할 하나님의 뜻이 전도가 아닌 모든 이들과 평화롭게 지내고 행복한 공존을 통해, 지구촌을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드는 데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통 신학에서 종교 간 대화는 전도를 위한 도구다. 하지만 WCC·NCCK는 하나님께서 기독교를 비롯해 다른 종교에도 진리의 부분을 계시하셨으니 종교 간 대화를 통해서 더욱 온전한 진리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타 종교와의 대화를 통해 진리를 찾을 것이 아니라, 땅끝까지 이르러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 삼아 가르쳐 증인이 되라고 강조하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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