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강규성)가 26일 오전 경기도 양평 소재 아신대학교(총장 정홍열)에서 ‘복음, 선교, 다문화’라는 주제로 제83차 정기논문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학유 총장(합신대)과 강대흥 선교사(KWMA 사무총장)가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 로잔 선교운동의 배경
먼저, ‘로잔 선교운동의 변천과 극복과제’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학유 총장은 “로잔운동의 태동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전 세계의 선교사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던 급진적인 선교사상의 위험성을 간파한 빌리 그래함 목사는 복음주의적 선교사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크리스채너티투데이(Christianity Today)의 편집자였던 칼 헨리(Carl Henry) 박사와 함께 1966년에 베를린에서 전도를 위한 세계 회의를 개최했다”고 했다.
이어 “빌리그래함전도협회와 크리스채너티투데이의 후원을 받은 이 대회의 모토는 ‘한 종족, 한 가지 복음, 한가지 일’이였다”며 “베를린 선교대회는 100개 국가에서 1,100명이 넘는 복음주의 지도자들을 불러 모았으며 회의기간 중 200개가 넘는 연구 보고서가 제출되었으며 보고된 자료들은 토론을 통해 공식 문서에 반영되기도 했다. 선교대회 기간 중 다루어졌던 다양한 주제들 가운데서 단연 돋보이는 주제는 베를린 대회의 주된 관심사였던 ‘교회와 세계 속에서의 전도의 위치’였다”고 했다.
◆ 전도·선교 개념의 변천
김 총장은 “WCC의 강력한 영향력으로 인해 한 동안 세계교회가 선교적 혼란을 경험한 것이 사실”이라며 “1910년 에딘버러 선교대회 이후로 전통적인 선교 개념은 지속적인 공격을 받아왔다. 자유주의 신학과 진보적인 선교학의 영향을 받은 다수의 세계 교회 지도자들이 전통적 선교를 위협해 왔고 심지어 IMC 선교의 의미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고 했다.
이어 “IMC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선교 대회들이 개최 될 때마다 선교사상에 심각한 변화가 있었다”며 “IMC가 WCC에 복속되면서부터 그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반기를 들고 등장한 운동이 바로 로잔 운동”이라고 덧붙였다.
◆ 로잔운동의 선교 신학적 함의
김 총장은 “로잔운동이 세운 가장 큰 공로가 있다면 모든 선교와 선교신학의 전제로서 성경의 권위를 회복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로잔운동은 WCC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사라졌던 성경의 권위를 다시 회복시켰고 성경의 권위와 무오류성을 근거로 선교신학을 연구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단초가 되었다”고 했다.
이어 “성경만을 근거로 선교신학을 정립하고 성경만을 근거로 선교사역들을 해야 한다는 로잔의 정신은 개혁 신학의 전통과도 정확히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며 “성경관이 바르지 못하면 잘못된 신학을 만들게 되고, 잘못된 신학은 그릇된 선교신학을 만들어 낸다. 선교신학을 비롯한 모든 실천신학이 반드시 성경적 권위에 기초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지구상의 모든 교회들과 선교단체들은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당면한 과제들 뿐 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 올 다양한 과제와 문제들을 해석하고 답하기 위해서 반드시 성경의 지도와 인도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로잔언약이 후대의 선교신학에 끼친 또 다른 공로 가운데 하나는 복음의 핵심인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회복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또한 예수를 윤리적인 역할모델로만 해석하고 가난하고 억눌린 자들의 구원자로만 해석하던 진보적인 신학자들과 선교학자들을 향해 예수는 도덕적인 삶을 통해서가 아니라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을 통해 온 인류에게 영생을 주시는 분임을 명확히 선포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1910년 에딘버러 선교대회 이후로 복음주의자들 사이에 적지 않은 선교대회들이 열렸지만, 선교에 관한 이해가 총체적으로 정리된 대회는 많지 않았다”며 “정작 전 세계에 흩어져서 가장 열절정적으로 선교사역을 수행해 온 복음주의자들 사이에는 정확히 일치된 선교 선언문이 없었다. 이런 차에 빌리 그래함과 스토트의 헌신적 노력으로 복음주의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건강한 선교적 선언문이 작성 발표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로잔언약은 복음주의자들 사이에 선교적 교과서가 되었고 시대마다 선교적 주제나 관심의 대상이 바뀌기는 했어도 여전히 복음주의자들에게 가장 바르고 정확한 선교적 길라잡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감당하고 있다”며 “운동이 다루는 내용이 매번 바뀌는 이유는 각 시대가 처한 각각의 선교적 환경들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환경에 바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른 주제와 관심들이 다룰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각 선언문 사이에 약간의 서로 다른 신학·선교학적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재로선 로잔운동에서 발표된 선언문들이 가장 성경적이고 건강한 선교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로잔운동은 현재와 미래에 우리가 만날 다양하고 복잡한 선교적 환경을 이해하고 대처하는데 적지 않은 통찰들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 서구의 선교 운동, 남반구 중심으로 이동
이어서 ‘비서구 선교사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계 선교의 미래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강대흥 선교사는 “급변하는 세계의 변화 속에 선교의 지형은 크게 바뀌고 있다. 서구의 선교 운동이 남반구 중심으로 이동 중인데, 이는 세계 기독교의 중심 세력의 지리적 변화를 가져오면서 비서구 교회 중심의 새로운 선교 세력이 Majority World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와 속도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선교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적 선교 환경 변화로는 2006년에 한국선교의 중장기적 목표로 제시되었던 Target 2030에 대한 회의감과 이에 대한 업그레이드 요청이 있음과 동시에 국내 260만명의 이주민 선교가 수면위로 올라왔고 국외적으로 비서구권 교회의 선교 동원과 관련하여 이들 현장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핸들링 할 수 있는 선교 전략의 개발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했다.
◆ 부흥의 계절 맞은 비서구 교회들
강 선교사는 “교회는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선교의 도구이기에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하여 세상에 하나님을 증거하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그러므로 웁살라대회(1968)에서는 사회 구조 속에 비인격적인 구조 속에 있는 상황을 개선하는 것을 선교로 인정하였다. 결국 사회의 부조리 개선을 선교로 이해하면서 정치를 통해서 인권 개선까지도 선교로 이해하였고, 사회 구원 개념을 가져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개념을 결국 선교의 목표를 인간화(Humanization)에 두게 되었다. 그러므로 현재 서구의 자유주의 경향의 교회는 현재 이슈인 동성애(Homosexuality)를 성경의 진리 이슈와 관련하여 생각하지 않고 인권 이슈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런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을 받아 서구 교회는 성경의 무오성을 포기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회가 이런 사회복음주의, 자유주의 신학을 수용함에 따라 결국 서구 교회의 현재 모습은 성도가 교회를 떠나감으로 인해 교회는 쇠퇴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교회 중심의 선교 운동은 점차 소극적이 되어갔다”며 “MTW(Mission to the World,) PCUSA, CRC 등은 실제로 사회 이슈 (난민, 지역 사회 개발, 인신매매, 근절, 영어 교육 등)와 관련해서는 선교사를 파송 하나, 복음전파(교회개척, 신학교, 주일학교 등)를 위한 선교사 파송 본질적인 선교 운동을 위한 선교사 파송은 예산이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반면에 비서구의 교회들은 부흥의 계절을 맡고 있다. 근세 선교 역사를 통해 예견할 수 있는 것은 한국교회를 포함한 비서구 교회가 서구 기독교를 계속 따른다고 하면 한국 기독교는 지금의 서구 기독교의 모습을 5년, 10년 혹은 그 이후에 재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코로나 이후 선교 패러다임 변화
강 선교사는 “코로나 시대에 전통적인 선교 행위는 대부분 중단되었다. IT(Information Technology)와 AI(인공지능, Artificial Technology)가 우리 삶에 밀접하게 들어왔고 또한 코로나19가 불편하지 않는 하늘(인터넷)에서 노는 다음 세대도 생겨났다”며 “인터넷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웹 등에서 선교하는 그룹들이 있으며 기독교인의 본질적인 봉사를 통해 아나로그 시스템(Analogue System)을 통해 전도하는 그룹도 생겨났다”고 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는 더욱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한국교회는 비서구권 선교를 섬겨야 하고 같이 가야하며 더 나아가서는 서구권의 선교사역도 비서구와 같이 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서구가 파송한 선교사들과 비서구권에서 파송 선교사들과 같이 그 동안의 서구 중심의 선교시대는 막을 내리고, 새로운 선교운동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현지교회(교단)을 중심으로 동역 할 수 있는 새로운 선교 패턴이 세워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구약, 신약, 조직, 역사, 실천, 상담, 교육, 윤리, 선교, 음악 등 분과별 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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