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소설가 한강 ©뉴시스

스웨덴 한림원은 소설가 한강(53)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그런데 한강이 지난 2007년 발표한 소설 ‘채식주의자’는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공개한 ‘청소년 유해도서 폐기 현황’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청소년 유해 도서 폐기 관련 학부모 민원이 쇄도해 지난해 11월 경기권 초·중·고등학교 2,490개 각 학교 도서관 운영위원회에 ‘청소년들에게 유해가 될 만한 도서를 자체적으로 점검해 폐기 작업을 실행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면서 교육청은 각 학교 도서관 운영위원회들이 청소년 유해 도서로 지정해 폐기한 목록을 전달받고 취합한 결과, 폐기 도서 총 2,500여 권 중 한강의 ‘채식주의자’ 2권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학내 도서관에서 발견해 폐기한 학교가 2곳이라는 의미다.

지난 5월 강민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교육청에서 받은 지난해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도서 500종이 적힌 해당 목록엔 한강의 ‘채식주의자’, 소설가 최진영의 ‘구의 증명’,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등이 포함됐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주인공 영혜가 어느 날 꾼 꿈을 계기로 육식을 거부하면서 가족들과 갈등을 빚는 이야기다. 이 소설에선 미술가인 형부가 처제 영혜의 알몸에 꽃을 그려 넣고 촬영하며 성행위를 갖는 장면이 묘사됐다. 영혜는 식물이 되고 싶다며 식음을 전폐하고 음식을 거부하면서 죽기를 갈망하거나, 그녀의 아버지가 억지로 고기를 입에 밀어 넣자, 칼로 손목을 그어버려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기도교육청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설에 선정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어 해당 학교 도서관 위원회에서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도서로 지정해 폐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기도교육청이 특정 도서를 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해서, 해당 도서를 읽도록 장려하거나 권장할 계획은 없다”며 “현행대로 각 학교 도서관 위원회에 청소년 유해 도서에 대한 감시와 관리를 자율적으로 맡길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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