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 자리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사무실을 예방해 한교총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와 NCCK 총무 김종생 목사와 환담했다.
먼저 이 대표가 장종현 한교총 대표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장 대표회장은 “첫째, 동성애 합법화 문제는 기독교를 넘어 우리나라 문화적으로 맞지 않다”며 “(박찬대) 원내대표님 아드님이 남자를 데려와 며느리로 삼아달라고 하면 되겠느냐”고 했다.
이어 “10월 27일 광화문에서 대집회를 한다. 초교파적으로 동성애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게 합의됐고 성명서도 냈다”며 “그래도 야당이 의원 수가 많아 통과 여부를 좌우할 수 있지 않느냐. 김민석 의원은 이번만큼은 막아줘야 한다. 한교총 대표의 입장을 떠나 우리나라 민족의 틀이 망가진다”고 했다.
또 그는 “둘째, 저출산 문제다. 이것도 21대 국회에서 교회 안에서 무상으로 아이들을 모아놓고 돌봄을 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며 “이번에도 입법예고가 된 것으로 아는데, 이것은 교회에서 기독교 교인을 늘리기 위함이 아니라 무료로 돌봄 장소를 제공하는 차원이다. 이것을 합법화해서 돈 안 들이고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아울러 “셋째, 의료 문제다. 목사는 영혼의 의사로 교인을 두고 교회를 떠난다는 것은 곧 사명이 끝났다는 말”이라며 “여·야·의·정이 모여 대표들이 앞장서 해결해 주면 될 것 같다. 대표님의 손에 달렸다. 왜냐하면 희생과 봉사 없이는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아가 “의사들도 병원에 와서 진료를 보면서 자기 목소리를 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뉴스를 볼 때 15년 뒤에 의사 숫자가 부족해 고령화 시대에 돌입하면서 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번에 의사들도 양보도 하고, 정부 여야 대표가 앞장서 해결해달라”고 했다.
장 대표회장은 “이재명 대표님이 한민족을 위해 의료사태나 저출산, 동성애 문제를 해결해달라. 정치적으로 계산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사람의 목숨을 유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며 “어르신 입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안전 문제는 교회도 관심이 많다. 심하게 이해관계가 엇갈리면 종교계 어르신들이 나서주면 좋겠다. 오히려 의료대란 위기는 종교계가 적극 나서주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저출산 문제는 교계에서 실제로 많이 노력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정책은 미흡하다. 원인은 당장 어렵다기보단 미래가 불안해서 생기는 문제”라며 “자식을 낳아도 자식이 나보다 더 잘살 것 같지도 않고, 짐이 될 것 같아 힘들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했다
나아가 “교회 공간이 일정 시간 외에 유휴시설이 되는데 이때 공공용도로 전환해 사용하면 좋겠다”며 “분명 고려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특히 “동성애 합법화 문제, 차별금지법 문제는 사회 갈등의 중요한 한 축이다. 상당 정도의 피차간 오해도 있다. 우려도 이해가 간다”며 “이것을 추진하는 쪽의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 실체와 다른 큰 간극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해들도 완화 해소하고 이것이 당장 엄청나게 시급한 일이냐는 측면에서 고려할 점이 있다”며 “충분히 논의되고 사회적 타협이 성숙이 된 다음에 논의돼도 되겠다. 먹고 사는 일이 우선 시급하다. 정치의 근본은 먹고 사는 문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영혼의 양식을 풍부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의 삶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것이 충분히 해결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충분히 대화하고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한쪽이 옳다고 생각하고 한쪽이 그르다면, 다른 한쪽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라며 “정책은 한쪽이 옳고 다른 쪽은 틀리고가 아니라 나름의 이유가 있기에 서로 대화하고 이해를 넓히며 타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대립되는 의제들이 사회 충돌과 갈등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이에 장종현 대표회장은 “주일날 쓰고 비어있는 시설인 교회를 아이를 돌보는 시설로 활동하도록 대표께서 확실히 입법으로 해달라”며 “동성애 문제는 안 된다. 성경적으로 안 되지만 문화적으로도 안 된다. 그렇게 (막도록) 해주면,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살리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는 “성경에서도 지면 이긴다고 나왔다. 지면서도 이기는 수가 있다”고 했다.
이어 NCCK 김종생 총무를 만난 이재명 대표는 “NCCK가 평화통일 운동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하자 김종생 총무는 “올해 100주년을 맞은 NCCK가 지난 여정 속에서 7080년대 민주화 투쟁 당시 노동자 권익과 약자 인권 보호를 얘기했을 때가 자긍심이 있었다”며 “이념적인 부분에서 용공 논쟁도 일었을 때 통일운동을 치고 나갔을 때도 그렇다”고 했다.
이어 “정치 양극화의 원인은 분단이다. 곳곳을 나뉘게 했다. 그 답을 십자가를 지는 데서 찾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1990년대 NCCK 인권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고 했다. 또 “인권 얘기하면 빨갱이와 불순분자 취급을 당한 시절도 있었다”고 했다.
김종생 총무는 “어쩌면 기독교회관이 사회적 약자의 도피처 역할을 했었다”고 말하자 이 대표는 “기독교회관과 명동성당으로 도망도 많이 다녔다. 다시 그래야 할지도 모르겠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했다.
김 총무는 “정치 실종을 거론하는데 조정 양보 협치가 사라졌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표는 “정치에서 중요한 가치는 존중과 타협이다. 나만 옳은 게 아니다. 요즘엔 상대를 없애려고 한다”며 “전쟁의 본질은 상대를 없애고 정치는 상대를 인정하는 것인데, 요즘 정치는 상대를 없애려고 한다”고 했다.
김 총무는 “일치와 연합을 추구하는 게 에큐메니칼”이라며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것이 사라지고 획일이 강요되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국민이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했다.
김 총무는 “성경은 고난의 역사다. 처한 상황은 하늘을 바라보아야 할 때”라며 “하늘과 국민의 뜻이 같이 가려고 노력한다면, 고난 속에서 길을 발견할 수 있다. 다 처한 정황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연단의 시간”이라고 하자 김종생 총무는 “성경에서 램넌트라고 마지막으로 남는 자가 구원을 받는다. 살아남는 게 구원”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축복의 말씀으로 알겠다”고 했다.
이어서 이재명 대표의 요청으로 회담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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