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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9일 차기 총회 선거 예비등록 당시 모습. 왼쪽 두 번째가 김일엽 총무, 세 번째가 이욥 목사, 오른쪽 세 번째가 장경동 목사. ©기침

교단의 새 회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법원에 의해 총회장의 직무집행이 정지되는 등 혼란을 겪었던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에서 이번엔 총회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차기 총회장 후보자들의 등록을 모두 무효화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선관위는 교단의 제114차 총회장 선거에 최근 공식 입후보한 이욥 목사(대전은포교회)와 장경동 목사(중문교회, 이상 가나다 순)에게 후보 결격사유가 있다며 3일 이 같이 결의했다. 오는 9일 정기총회 개회를 앞두고 교단이 다시 일대 혼란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조사를 통해 총회장 후보자 이욥·장경동 목사는 입후보자의 의무사항 또는 제반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결격사유로 인해 자진사퇴를 2차까지 요구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불응해 선관위에서 등록 무효에 관한 의결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선관위는 “우리 총회규약에서는 선거관리에 대한 권리의 발생과 취득은 본 교단 총회규약 제5장 제15조(선거관리위원회)에 주고 있다”며 “이를 근거로 선관위가 지위와 자격을 부여받은 것이며, 따라서 후보자에 대한 심사와 확정을 할 수 있는 권리주체”라고 했다.

선관위는 먼저 이욥 목사에 대해 “민법의 당사자 적격원칙’에 어긋난다”는 점 등을 제기했다. 지난 제113차 총회장 선거에서 낙선한 이 목사가 당시 당선자였던 이종성 목사, 그리고 교단을 상대로 소를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원고인 이 목사가 총회장 선거에 입후보하는 것은 법의 ‘소송 당사자 적격원칙’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선관위는 “만일 이욥 목사가 총회장으로 당선되면, 그가 피고인 기침의 대표자가 되어 피고를 대표하는 자격을 취득해 원고와 피고가 동일인이 되는 현상을 초래한다”며 그렇게 되면 이 목사가 재판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조정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경동 목사에 대해서는 그가 실제 시무하는 교회의 수와 총회장 후보 등록 신청서에 기재한 교회의 수가 다른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선관위는 “(장경동 목사가) 중문교회 뿐만 아니라, 5개 교회를 담임목회 즉, 시무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러나 장 목사가) 예비등록일에 후보 등록 신청서에 교회를 1개로만 표시해 담임목사라고 적시한 것은 후보자가 제출한 서약서 4항에 위반이 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선관위가 차기 총회장 입후보자 모두의 등록 무효를 결의하면서 내주 개회할 제114차 정기총회에 교단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다. 교단 관계자는 “그야말로 초유의 일”이라며 “총회장 선거를 어떻게 치를지는 정기총회 현장에서 논의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선관위는 총무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현 총무 길일엽 목사에 대해서는 “(그에 대한) 아무런 제보가 없었다. 서류와 절차, 선거법 위반 사항이 없으므로 총무 후보자로 확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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