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보포럼(대표 김명호 목사)이 2일 오후 경기도 성남 소재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 드림센터에서 ‘설교자 옥한흠과 설교’라는 주제로 故 은보 옥한흠 목사 14주기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박정근 목사(부산 영안교회 담임)가 ‘목회자 입장에서 본 옥한흠 목사의 설교’ △권호 교수(합동신대 설교학)가 ‘현대 강의설교의 핵심요소로 본 옥한흠 목사의 설교 - 연관성 이론으로 분석한 옥한흠 목사의 들리는 설교’ △김대혁 교수(총신대 실천신학 부교수)가 ‘저자 의도성과 청중 맥락화의 관점으로 본 옥한흠 목사의 설교: 로마서 강해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설교자로서 옥한흠 목사는 어떤 사람인가?
먼저, 인사말을 전한 김명호 목사(은보포럼 대표, 대림교회 담임)는 “옥한흠 목사의 사역 중 핵심은 제자훈련과 설교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옥한흠 목사가 제자훈련을 강조 및 집중했지만, 그의 설교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열매가 나타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옥한흠 목사의 설교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그 유산을 정리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김 목사는 “설교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는 설교자의 인격과 삶이라 생각한다. 설교자의 인격과 삶이 전제되지 않는 설교는 울리는 꽹과리처럼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한 사람의 설교를 연구함에 있어 설교자로서의 인격과 삶, 영성을 돌아보는 일은 매우 중요한 작업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설교자로서 옥한흠은 어떤 사람인가”라며 “옥한흠 목사를 오랫동안 가까이서 지켜보며 느낀 점은 스스로 먼저 말씀대로 살고자 몸부림치고, 그 산물로 강단에 선다는 점이었다. 먼저 제자 되고자 하는 몸부림이 있었기에 옥한흠 목사가 전한 설교가 힘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의 제자훈련과 설교는 결코 분리된 것은 아니었고, 설교와 훈련이 늘 함께 했다”고 했다.
또 “옥한흠 목사에게 느껴지는 또 다른 하나는 목자의 마음이었다. ‘성도들이 얼마나 어렵게 이곳에 오는지 아니? 성도들이 얼마나 세상 속에서 힘들게 살다가 이곳에 나왔는지 아니?’라고 자주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며 “목자에게 양 냄새가 나듯이, 옥한흠 목사의 설교에는 성도들의 삶을 이해하고 아끼고 위로하려는 마음이 느껴졌고, 이것이 그의 설교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옥한흠 목사는 당시에는 거의 없었던 65세의 나이에 조기 은퇴한 이유 중 하나는 사랑의교회 강단의 무게 때문이었다. 그만큼 강단에 서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던 것”이라며 “세미나를 통해 옥한흠 목사가 가졌던 치열함을 배우고, 우리 역시 치열하게 강단에 서는 목자가 되길 소망해 본다”고 했다.
◇ 옥한흠 목사의 목회적 설교
먼저, 강연을 한 박정근 목사는 “설교엔 두 기둥이 있다. 그것은 성서의 세계와 청중의 세계이다. 설교자의 역할은 이 두 세계를 연구하여 연결해 주는 것”이라며 “옥 목사님의 설교 특징은 목회적인 설교였다. 목회 현장에 있지 않고 행하는 설교는 성서의 세계에만 치우치게 되고, 자신이 함께하는 청중이 없다보니 자연적 적용 부분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목회 현장에 있다 하더라도 성도들의 삶과 직접 연관되지 않고 있는 목회자는 청중의 세계에 깊이 들어갈 수 없다. 그 결과 적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일반적인 경우가 많다”며 “옥 목사님의 설교는 신학적·주해적으로 깊이가 있다. 그만큼 연구를 많이 하셨다”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옥 목사님의 설교는 어떤 신학자들의 설교와 달리 매우 감동적이다. 그 이유는 성도들을 향한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며 “옥 목사님의 설교는 항상 적용적이다. 예를 들어 옥 목사님의 십자가 사랑 설교를 들어보면 누구나 설교를 할 수 있지만, 하루 10분간 묵상하라는 이 강한 도전이 있다. 이처럼 옥 목사님의 모든 설교는 성도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그리고 “옥 목사님의 적용엔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남의 이야기 하듯이 하지 않는다. 물론 옥 목사님은 자신의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그 적용들 들어보면 자신이 실천하지 않고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옥 목사님이 많이 하신 주제 중 기도에 관한 설교를 들어보라. 자신이 기도하지 않고는 결코 할 수 없는 내용들이 들어있다”고 했다.
이어 “옥 목사는 적절히 예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누구보다 성도들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며 “이것은 가장 강력한 예화이다. 성도들과 삶은 함께 하는 목회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예화이다. 그리고 이러한 설교는 언제나 성도들의 마음을 울린다. 본문이 그들의 언어로 다가와 감동이 있고, 그 결과 자신도 모르게 실천을 다짐하게 만든다”고 했다.
아울러 “아마도 한국교회 모든 성도들이 옥 목사님의 설교에 은혜를 받았겠지만 사랑의교회 성도들만큼은 아닐 것”이라며 “왜냐하면 옥 목사님의 설교는 사랑의교회 성도들을 마음에 품은 목회적인 설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 옥한흠 목사의 들리는 설교의 다섯 가지 요소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권호 교수는 “옥한흠 목사의 설교를 연관성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먼저, 옥 목사는 분명하게 연관성의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며 “당시 한국교회에는 연관성에 관한 해석학과 설교학의 이론이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옥 목사의 연관성 인식은 놀라움을 준다”고 했다.
이어 “둘째는 옥 목사는 모든 설교에서 연관작업의 두 기둥인 원리화 및 대상화 과정을 충실히 거쳤다”며 “그는 본문의 핵심을 파악하고 이것을 오늘날의 의미로 가져오기 위해 정밀하게 원리화 작업을 거쳤다. 그 후 발견한 원리가 여러 대상에게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대상화 과정을 통해 세부적으로 제시했다”고 했다.
또한 “셋째는 옥 목사의 이런 원리와 및 대상화 과정은 후에 자연스러운 적용으로 이어진다. 이는 효과적 연관은 필연 적절한 적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현대 설교학의 지향점을 그대로 실현한 것”이라며 “넷째로 옥 목사는 세 가지 연관 도구인 연관 문장, 연관 예화, 연관 질문을 균형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청중의 참여와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했다.
권 교수는 “마지막 다섯째로 옥 목사는 앞의 네 가지 설교학적 이유 외에 그의 소명감과 책임감, 경건생활, 제자훈련, 성도 사랑과 청중분석, 끊임없는 노력이 흔들리지 않는 뿌리처럼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다섯 가지 요소들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옥 목사의 연관성을 통한 들리는 설교를 만들어 냈다. 그 결과 설교를 듣는 청중이 선포되는 메시지를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음성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아울러 “옥 목사는 위대한 설교의 변하지 않는 중심인 ‘본문성’을 지키기 위해 말씀에 천착하면서 동시에 성도들에게 들리는 설교를 만들기 위한 ‘연관성’을 놓고자 쉼 없이 땀 흘린 위대한 설교자였다”고 했다.
◇ 옥한흠 목사의 성경적 목회 설교, 한국교회 강단 깨우는 훌륭한 설교
이어 세 번째로 발제한 김대혁 교수는 “옥한흠 목사의 설교 이해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확고한 성경관에서 나온다”며 “우리를 향한 맞추어주신 하나님의 계시에 충실한 설교를 그의 설교 정의와 그의 설교 철학과 방식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고, 실제 설교 작성과 설교문과도 부합한다”고 했다.
특히 “자신의 설교 변화에 중요한 분기점이 된 로마서 설교에서도 그의 설교 정의와 이해에 담긴 두 과제, 즉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성경 저자의 의도성을 충실히 반영한 본문을 존중하는 설교이자, 청중의 삶의 변화를 위한 맥락화와 구체적인 적용이 드러나는 성육화된 설교가 되는 균형을 이루고자 노력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처럼 옥한흠 목사의 설교 신학과 실제는 일관성을 이루고 있다”며 “그는 말씀을 ‘듣는 설교’가 ‘들리는 설교’가 되도록, 설교자인 자신에게 먼저 설교하여 깨닫고 체험한 진리가 청중의 가슴과 삶에 닿게 함으로써, 청중의 삶의 변화를 예배와 일상에서 이루어지도록 한 목회적 설교를 구현했다”고 했다.
아울러 “그의 성경적 목회 설교는 한국교회의 강단을 깨운 훌륭한 설교”라며 “하지만 그가 말한 대로, ‘이 세상에서 아직 들어야 할 최상의 설교를 듣지 못했다.’ 여전히 변치 않는 진리의 본문과 변화하는 청중과 더불어 씨름하면서, 설교의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고 최고의 설교를 강단에서 선포하는 꿈을 꾸는 한국교회 설교자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고 했다.
한편, 세미나는 황태환 집사(하준파파, (주)에이치유지 대표)가 ‘꼭 만나고 싶은 매일 만났던 옥한흠 목사님’이라는 제목의 마지막 강연 순서로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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