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꿈이었던가?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도 우린 행복했다. 팀 코리아로 불리며 선전한 우리나라 선수들로 인하여 통쾌했다. 소수 정예들이 이루어낸 쾌거였다. 올림픽 역사에 빛날 양궁 여자, 남자 단체전에서 궁사의 후예들은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진 펜싱 단체전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을 침묵하게 했다. 여자 탁구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은 역전을 쏘아올린 복식 후 기가 오른 두 선수의 단식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유도의 새 경기인 남녀 혼성 단체전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투혼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모든 선수들은 진정 하나였다. 메달을 거머쥔 선수나 노메달의 선수도 하나의 팀이었다. 팀은 강하다. 혼자 보다 팀일 때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마치 2002년 월드컵 당시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붉은 물결을 상기시켜 주었다. 선수와 선수, 선수와 국민은 팀 코리아였다. 팀 코리아가 일을 해냈다.
우리 나라 선수들의 기량과 결과를 보면서 경제적 발전과 동시에 스포츠의 발전을 이루었다는 감회가 일어났다. 올림픽 첫 메달을 땄을 때 온 국민이 감격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100번째를 넘어선 금메달 소식을 듣게 되다니. 우린 이미 스포츠도 강국이다. 이 모든 일을 팀을 이루어 해냈음을 잊지 말자. 우리는 이제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화와 동시에 산업화와 스포츠를 비롯한 K-컬처로 불리는 문화 강국을 이루었다. 팀 코리아의 열매이다.
폐막식에서 2024년 파리 올림픽 준비 위원장인 토니 에스탕게는 “올림픽이 가능한 것은 여러분의 열정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선수들과 자원봉사자, 안전요원, 관람자들 모두가 함께 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기량은 마치 벼락맞은 듯한 감정을 주었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절실했던 감정이었다.” 그리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폐막식 연설에서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평화를 만들었다. 인류에게 미래와 희망에 대한 영감을 주었다. 세계 평화의 문화를 가져다주었다”라고 했다.
파리의 여정은 세계가 한 팀이 되어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영광과 열정을 복원한 올림픽이었다. 경기장마다 관람객이 넘쳐났다. 파리의 시민만은 아닐 것이다. 유서 깊은 세계적 문화도시에서의 올림픽은 달랐다. 오늘 새벽 페막식은 파리만의 축제가 아니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세계 오대양 육대주를 상징한 매우 창의적인 무대를 중심으로 펼쳐진 폐막식은 세계가 팀 월드임을 보여 주었다.
얼마나 반갑고 다행한 일인지 2,800년 전 올림픽 발상의 정신을 회복하고 세계가 한자리에 모여 평화를 기원하는 이 역사가. 지구 한편에서는 여전히 전쟁의 포화가 멈추지 않고, AI로 원격 조준하는 테러가 일어나고, 굶주림과 불안전한 주거로 난민들이 속출하는 이 지구에 아직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평화를 구축하는 지구촌의 한 마당 축제가 남아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우리에게는 팀 코리아 정신이 필요하다. 남과 북이 손을 마주잡고 올림픽에 원 팀으로 출전할 그 순간이 기다려진다. 간곡하게 한반도가 통일된 코리아로 등장하길 고대한다.
세계도 팀 월드를 이룰 때 평화를 구가할 수 있으리라. 페어프레이 정신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작은 나라나 큰 나라가 공평하게 서로 존중하며 패자에게 위로와 격려를, 승자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면 세계는 우정으로 평화를 쌓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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