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 김의식 목사) 제109회 부총회장 후보 정견발표회가 6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목사 부총회장 후보는 기호 1번 황세형 목사(전북노회/전주시온성교회), 기호 2번 정훈 목사(여수노회/여천교회), 기호 3번 양원용 목사(전남노회/광주남문교회), 장로 부총회장 후보는 윤한진 장로(서울서북노회/소망교회)다. 이날 후보들의 정견 발표에 이어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박한규 장로)와 정견발표회 현장에서 제기한 질문 일부를 취합해 각 후보자에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먼저 ‘대한민국의 높은 자살률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처’라는 질문에 황세형 목사는 “생명은 하나님께 속했음을 한국 교회가 잘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자살률이 줄어들 수 있다”며 “교인들 가운데 자살자가 있는 현실 속에서 교회가 바르게 깨어,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전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근본”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현실 가운데 교회의 사명이 크다”며 “교회가 이 어려운 시대를 잘 극복해 하나님이 기뻐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통합 총회와 교회의 사명”이라고 했다.
정훈 목사는 “지난 코로나 팬데믹 동안 사망자 대비 자살자가 3배에 이른다는 통계를 봤다”며 “과거에 비해 지금 월등한 경제적 부유를 누림에도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경제가 어려워서가 아니다. 오히려 영적인 것보다 물질적인 것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는 교회가 대형화와 아름다운 건물, 부자가 되는 것이 축복임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교회가 물질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앞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물질의 축복보다 영혼의 축복이 진정한 축복임을 외쳐야 한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게임·공부·부보다 영원한 하나님 나라가 있음을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양원용 목사 “한국의 자살률이 전 세계 1위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세계 경쟁력은 11번째다. 그럼에도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우리 한국 교회가 국가의 희망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어려운 삶에도 내일의 삶에 희망이 있다면 자살을 선택하지 않는다. 해결 방안은교회가 먼저 세상의 희망이 돼야 한다”고 했다.
양 목사는 “우리 사회가 안정되고 밝은 사회로 변화되도록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어두운 세상의 빛이 되고 비전을 주도록 해야 한다”며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의 희망을 바라며 자살을 선택하지 않도록 한국 교회가 기도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예장통합 세계 선교부의 정책 결정이 예장합동·고신·합신 산하 세계 선교부의 경우처럼 교단 임원회와 분리한 채 자체 이사회 결의로 이뤄지는 소위 소달리티(Sodality) 정책의 적용 여부’에 대한 질의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훈 목사는 “이 같은 결정 방안을 적극 환영”이라며 “예장통합 소속 선교사들이 해외 선교지에 남긴 재산 등이 총회로 귀속되도록 구체적으로 실천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양원용 목사는 “총회가 선교사를 법적으로 관리하고 도와줘야 하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선교사들에게 자율성을 주고 독립성을 주는 등 총회 해외 선교부의 선교 사역을 총회에서 적극 지원하고 도와야 한다”고 했다.
황세형 목사는 “예장통합 총회 해외 선교부가 현지 선교 사역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 정말 연구하고 뒷받침해야 할 시점”이라며 “부총회장을 시켜준다면 이에 대해 잘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예장통합은 교단 연합사업에 동참하고 있는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연합기구와의 협력 관계는 어떻게 돼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이에 양원용 목사는 “교파주의를 지양하는 것이 교회와 그리스도의 사명이다. 교회 연합을 위해선 이해하고 서로 양보해야 한다”며 “많은 정책도 있겠으나 각자 교단들이 자기들 편의와 자리, 이권을 주장하면 교회 연합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교단이 NCCK와 잘 협력하고 있다. 잘못되거나 어려운 점은 없다. 그러나 NCCK나 세계교회협의회(WCC)든 예장통합의 정체성을 우리가 버리고 훼손하면서 연합하기란 어렵다”며 “복음의 본질을 분명히 가지고 자리와 편의, 이권을 양보하면서 교회 연합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가 섬기고 힘쓸 때 한국 교회의 연합에 일조할 수 있다”고 했다.
윤한진 장로는 “우리 교단의 정체성은 에큐메니칼”이라며 “연합사업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예장통합이 연합사업의 정체성을 갖고 일반교회와 성도들에게 반복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황세형 목사는 “우리 교단의 정체성은 정확히 말해 복음적 에큐메니칼”이라며 “우리 교단은 (구한말 조선에 파송된) 해외 장로회 선교부 4곳이 협력한 산물이다. 우리 교단은 에큐메니칼이 아니면 발전할 수 없다. 이는 협력과 다양성 속의 일치”라고 했다.
그는 “WCC 등 에큐메니칼에 대한 오해가 있으나 이런 오해를 잘 불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런 뒤 통합의 정체성과 맞는다면 연합기구의 사업이나 방향성에 대해 적극 수용하는 게 맞다. 예장통합이 에큐메니칼 정신을 잘 이끈다면 장자 교단의 역할을 잘 감당할 줄 믿는다”고 했다.
정훈 목사는 “NCCK 등 연합기구는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으로 고백하는 사명을 공동으로 수행하기 위해 모인 단체들”이라며 “근본은 같으나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로 옳고 그름의 논쟁을 벌이기보다, 현실적으로 최일선에서 연합사업에 참석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장통합이 NCCK 등 연합기구에 많은 분담금을 내고 오랜 시간 참여했음에도 그 영향력이란 미비하다”며 “재정 분담을 많이 하면서 단체의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면서 장자 교단으로서 그 영향력을 상실하고 이끌 힘이 없다”고 했다.
‘여성 총대 할당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는 2017년 제102회 예장통합 총회에서 69개 노회에서 여성 총대 1명을 총회에 의무로 파송하도록 결의한 제도다. 그러나 이후 예장통합 헌법위원회에선 총회 총대의 선정 및 파송은 노회의 권한이라며 ‘여성총대 할당제’를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
정훈 목사는 “통합교단이 ‘여성 총대 할당제’ 시행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노회에서 실행되지 않은 이유는 당회 구성원의 문제”라며 “한국 교회 구성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다. 그런데도 여자 장로와 목사들이 별로 없다. 그래서 개교회에서 여성 장로를 많이 뽑아 총대로 진출시키는 게 현실적”이라고 했다.
양원용 목사는 “우리 교회는 장로 선거 때마다 후보자의 40%를 여성에 의무로 배당하는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한국 교회가 바람직한 모습을 가지려면 여성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 여성들이 남성 못지않은 열정이 있다. 한국 교회와 총회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성숙하려면 여성 할당제를 지지해야 한다”고 했다.
윤한진 장로는 “우리 교단의 여성 출석 비율이 70% 이상”이라며 “69개 노회 중 총대 20명 이상을 파송하는 노회에 한해 여성 총대 1명을 파송하는 의무화하는 정책을 펼치면 이것이 여성 총대 할당제 시행의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황세형 목사는 “통합 교단이 ‘여성 총대 할당제’를 결의했음에도 헌법위원회가 권고사항이라고 했다”며 “여성 총대 할당제를 넓은 마음으로 시행하면 총회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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