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통일오라’
왼쪽부터 탈북민 주경배 목사, 영화 주인공인 탈북민 김보빈 집사, 탈북민 출신 1호 영화감독인 김규민 감독 ©이지희 기자

탈북민 출신 1호 영화감독이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리고 싶어 만든 다큐멘터리 기록 영화 ‘통일오라’가 7월 4일 개봉, 한국교회 내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관심을 받고 있다.

‘통일오라’ 주요 관계자들과 협력하고 있는 GEM·GVCS 글로벌선진학교는 지난 7월 29일 CTS기독교TV 11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교계기자간담회에서 김규민 감독, 주연 김보빈 집사, 주경배 목사를 초청해 영화 요약본을 함께 시청하고, 영화의 내용, 취지 등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통일오라’

탈북민 김규민 감독은 1999년 북한 지방선거 당시 김일성 주석의 사진이 붙어 있던 투표소를 부순 사건으로 체포, 공개 처형에 대한 공포심에 탈북을 결심했으며 중국을 통해 2001년 대한민국의 품에 안겼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하여 배우의 꿈을 키우다가 연출과 조감독, 제작자로 거듭난 그는 그동안 북한 참상과 탈북민을 다룬 다큐멘터리 ‘퍼스트 스텝’(2018), ‘사랑의 선물’(2019) 등을 제작, 개봉했다. 특히 ‘사랑의 선물’은 영국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고, 퀸즈 세계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에 와서 17년간 영화 일을 했다는 김규민 감독은 “지금까지 영화를 찍으면서 제가 영화를 이끌어 왔는데, 이번 작품은 제가 영화에 끌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작게 시작한 모든 것이 두려울 정도로 커지고 있다. 제가 찍었던 작품들 중 이렇게 빨리 극장에서 상영되는 작품은 없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더 커질지 모르겠다”며 “늘 주님께 감사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섯 아이의 엄마이자 사업가로 살아가는 탈북민 김보빈 집사의 삶 조명

다큐멘터리 영화 ‘통일오라’
GEM·GVCS 글로벌선진학교 기자간담회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통일오라’에 대한 소개도 진행됐다. ©이지희 기자

영화 ‘통일오라’는 탈북하여 다섯 아이의 어머니이자 사업가로 살아가는 김보빈 집사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김보빈 집사는 13세 때부터 생선 바구니를 들고 동네 집들을 다니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고, 1990년대 대기근 시기에 탈북해 중국으로 넘어왔다가 인신매매 위기에서 구사일생으로 탈출했지만,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 북송됐다.

중국 도문 변방에서부터 영혼을 구원하는 사명자로 일한 김 집사는 교화소에서 3년간 온갖 가혹행위로 점철된 시간을 보냈지만, 이곳에서도 수감된 다른 탈북민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사명자로서 삶을 살았다. 다시 탈북한 주인공은 2012년에 대한민국 땅을 밟는다. 이 영화는 지구상 최악의 부조리한 국가인 북한의 현실 앞에서 금수보다 못한 대접을 받으며, 폭력에 짓밟히는 탈북민의 고난과 아픔과 수치를 처절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영화는 실제 그녀가 당한 참상에 비하면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김보빈 집사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정착에 성공했지만, 모든 탈북민이 그렇지는 않다. 상당수 여성 탈북민은 남쪽에서도 여전히 인권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당하고 살아가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통일오라’
김보빈 집사(가운데)가 영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북한에서는 1990년대 소위 ‘고난의 행군’으로 알려진 대기근으로 북한 인구의 3~5%에 해당하는 60만 명에서 최대 100만 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 영화는 잊혀가는 북한 인권 유린의 실태를 재조명하여 참혹한 인권 말살의 실태를 고발하고, 그 가운데서도 김보빈 집사와 같은 사례를 통해 희망을 다시 이야기하길 바라고 있다.

김보빈 집사는 “20대 초반에 인신매매로 팔려 가 성추행, 강제낙태를 겪고, 강제 북송돼 옥살이를 한 후 30살에 교화소에서 나왔다. 저의 20대를 생각하면 아픔밖에 없었고, ‘잃어버린 20대’라고 항상 제목을 달았다”라며 “기억조차 하기 싫은 20대를 놓고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그 20대가 있어서 오늘의 네가 있다는 음성을 들려주셨다. 돌아보니, 20대의 과거가 나에게는 축복의 통로였다”고 말했다. 이어 “내게 만일 아픔과 어려움이 없었다면 항상 투정 속에서 살았을 것 같다”며 “북한에서의 과거가 앞으로의 미래를 꿈꾸게 했다”고 덧붙였다.

상조 일을 하며 후에 북한에 가면 상조 복지 일을 하고 싶었다는 김 집사는 “내면의 치유를 하면서 죽은 사람을 다루는 일이 아니라, 영혼을 살리는 복음을 전해서 영생을 사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나님 아버지를 그들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 영화를 통해)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는 항상 미래와 희망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과거에 아팠던 것으로 오늘의 내가 축복을 받고, 과거의 아픔이 현재의 힘이 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집사는 특히 “하나님이 북한을 분명히 사랑하시고 그곳에도 하나님을 믿고 찬양하는 그루터기 크리스천들이 있어 희망이 있다”며 “제 미래는 영원히 저와 함께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하는 삶을 그들에게 전하는 사명자”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통일오라’
주경배 목사가 영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탈북민 출신 주경배 목사(통일오라협동조합 대표)는 “하나님을 하나님이라고 마음껏 찬양하고 예배하는 자유를 허용하는 나라에 왔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며 “탈북민들은 대한민국에 와서 먼저 찾는 자유가 ‘아픔’이다. 아픈 줄도 모르고 살았고, 아파해서도 안 되고, 아파할 시간조차 없이 살아왔는데, 이 자유 대한민국에 와서 그 아픔을 풀어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아픔에 묶여서 이 풍요하고 자유한 곳에 와서도 많은 고난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주 목사는 “그런데 (탈북민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자유를 회복하게 되어, 지금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며 “많은 고난과 아픔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예수님을 만나고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또 주 목사는 “많은 탈북 여인이 인신매매 등을 당한 아픔을 대한민국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 북한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하면 판단과 정죄, 수치를 받고 벽에 몰려 인생이 망가지게 된다”며 “대한민국은 이것을 허용하고 안아줄 수 있고, 용서가 되고, 수치가 회복이 될 수 있는 사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우리 탈북민들을 고난에서 건지시는 것이 다가 아닌, 승리로 인도하시는 삶을 도와주셔서, 함께 이기는 탈북민들로, 이기는 교회로서 통일을 이루는 땅끝까지 나아가는 탈북민들로 성장하도록 많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통일오라’
GEM·GVCS 글로벌선진학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통일오라’ 감독판은 개교회 상영 가능

김보빈 집사는 이날 “이 영화의 이야기는 한 여인의 승리의 이야기가 아닌,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셔서 나의 아버지가 되었다는 이야기”라며 “아픔으로만 보지 말고 하나님이 저 여인과 함께 하셔서 오늘의 이야기가 되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이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공감하며 북한을 향한, 복음통일을 향한 하나님의 때를 알 수 있고, 또 북한을 넘어 열방과 땅끝까지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 탈북민의 사명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김규민 감독은 “탈북민들은 북한에서 친지들이 싫어서 나온 것이 아니라 북한을 다스리는 독재자들이 싫어서 나온 것으로, 제가 탈북민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으나 저희는 통일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에게는 미래가 있습니다’란 영화 부제에 대해 김 감독은 “미래가 있으니까 우리에게 내일이 있고, 꿈이 있는 것이 아니겠나. 그런 의미를 담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탈북민의 재기를 돕는 통일오라협동조합 ‘통일 뜨락’

‘통일오라협동조합’은 주경배 목사를 중심으로 탈북민에게 정착과 재기의 의지를 북돋우어 주고, 다양한 굿즈와 농산품 등을 생산하여 남북 출신 소비자와 생산자들이 상생하고 분단과 현실의 아픔을 치유 받도록 하는 곳이다. 협동조합은 양평군에 위치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평양’을 거꾸로 하면 ‘양평’으로, 주인공 김보빈 집사는 통일오라협동조합원으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주경배 목사는 “탈북민이 대한민국에 들어왔을 때 너무 부요한 곳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기 전에 부요가 교만, 자유가 방탕함이 될 수 있다”며 “제가 시간이 지나 성경공부를 하며 깨달은 것은 여기(대한민국)가 가나안이 아니라, 저 북한 땅이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가나안 땅이라는 사명이었다. 이 부유함과 자유함을 단순히 누리는 것이 아니라, 탈북민도 하나님이 부르시는 사람으로 영적으로, 육적으로 일어나야 하며, 하나님 안에서 회개와 용서, 치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목사는 “그런 시간을 보내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자립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세웠다. 자유 대한민국에 당당히 정착하고, 지금 내 가족과 친척을 살리고, 내 손으로 북한을 돕고, 땅끝까지 나가자는 마음을 강하게 주셨다”고 덧붙였다.

다큐멘터리 영화 ‘통일오라’
남진석 GEM·GVCS 글로벌선진학교 이사장이 영화 ‘통일오라’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이지희 기자

이날 GEM·GVCS 글로벌선진학교 남진석 이사장은 “우리 학교는 통일을 주도할 인재를 키우기 위해 매주 월요일마다 기도하는데, 주경배 목사님의 따님인 주찬양 집사를 강사로 초대한 것을 계기로 (영화 ‘통일오라’와) 연결됐다”며 “(영화가) 북한을 불쌍히 여기는 개념보다 북한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 과정으로서 이 역사를 이해하는 측면이 고맙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통일오라’는 현재 매월 1회 롯데시네마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영 중이며, 극장판이 아닌 감독판은 원하는 개교회에서 상영이 가능하다.(※주소: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개군로 181-9 ※전화번호: 031-771-1069 통일오라 협동조합/010-5637-8377 김보빈)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화통일오라 #탈북민 #북한인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