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개혁파 신학자이자 아브라함 카이퍼와 함께 신칼뱅주의를 이끌었던 헤르만 바빙크(1854-1921)는 오랫동안 신학교에서 목회자 후보생들을 가르치면서, 학계와 목회자,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자신의 주저 <개혁교의학>(1906-1911)을 집필했다. <개혁교의학>을 집필 후 개정까지 마무리하고나서 그는 젊은 지식인들과 전문직 종사자들을 위해 조금 더 쉬운 교의학 책인 <하나님의 큰 일>(1909)를 썼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이번에는 교회의 미래이자 다음 세대인 대학교 새내기들과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리교육서인 <기독교 신앙 안내서>(1913)을 펴냈다. 당시 바빙크의 나이는 59세로 사망하기 8년 전이다. 이 책은 그가 오랫동안 가르쳐왔던 방대한 교의학적 지식의 핵심과 보편 교회를 향한 그의 진심이 담겨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인간의 최고선은 하나님이며, 오직 하나님뿐이다. 인간은 태초에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창조되었다. 그리고 인간은 자기가 하나님에게서 기원했다는 사실과 하나님과 맺고 있는 관계를 결코 완전히 뿌리 뽑을 수도, 부술 수도 없다. 비록 인간은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형상 안에 포함된 지식과 의로움과 거룩함의 속성을 잃어버렸지만, 여전히 인간 안에는 ‘작은 흔적들’이 일부 남아 있다. 이 흔적들은 인간이 완전히 순결하다는 사실을 거부하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인간이 이전에 가졌던 위대함에 대한 증거이며,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과 천국에 갈 목표가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신자와 모든 교회는 성령께서 증언하시는대로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임을 참되게 고백한다. 오류들이 더욱 정교한 형태로 나타날 때, 교회는 자신이 고백하는 진리의 내용을 더욱 신중하게 설명하고, 또한 자신이 믿는 바를 명확하고도 분명한 용어로 표현하도록 요청받는다. 그러므로, 상황의 긴박함 때문에 입으로 하는 신앙고백은 글로 기록된 신앙고백(신조 또는 신앙고백서)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형상이 지식과 의로움뿐만 아니라 거룩함에도 존재한다면, 재창조는 인간을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로 회복시키고 거룩한 율법의 요구에 따라 내적으로 새롭게 해야 한다. 죄는 죄책일 뿐 아니라 오염이기도 하다. 칭의는 인간을 죄책에서 벗어나게 하고, 성화는 죄의 오염에서 자유롭게 한다. 칭의를 통해 인간의 의식이 변화되고, 성화를 통해 인간의 존재가 변화된다. 칭의를 통해 인간은 다시 선해지며, 성화로 말미암아 인간은 다시 선해지고 선을 행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벨직 신앙고백서 29조에 언급된 세 가지 표징, 즉 순수한 복음의 설교, 성례의 순수한 집행, 교회 권징의 보존 외에도 이 말씀의 유일한 표지를 지닐 수 있는 다른 많은 방식들이 있다. 이 모든 것은 말씀이라는 단 하나의 표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교회가 더 크거나 작게 말씀에 일치하거나 벗어나는 정도에 따라 참되고 순수한 교회가 되거나 거짓 교회에 가까워진다. 참으로 은혜의 수단인 말씀을 통해 교회의 모든 참된 회원은 중생하고, 믿음과 회개에 이르며, 정결하고 거룩해지며, 함께 모이고 굳건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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