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신학회(회장 최태영)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소재 광성교회(담임 남광현 목사)에서 제3차 온신학 연구 위원회 모임을 가졌다.
이날 ▲김선권 박사(장신대)가 ‘칼뱅의 기쁨의 신학’ ▲김 석 박사(장신대)가 ‘온신학적 생태 이해의 정치 신학적 실천 연구-아감벤의 생명정치론의 생명과 주권 개념을 중심으로’ ▲윤형진 목사(위클레시아교회)가 ‘다음세대를 위한 대안적 교회 운동 연구-위클레시아 교회의 민족지 연구와 온신학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칼뱅의 십자가의 기쁨
먼저, 김선권 박사는 “칼뱅에 따르면 기쁨은 다른 모든 감정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창조 자체에서 기인한다”며 “기쁨은 처음부터 창조되었던 것이기에 기쁨의 감정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현존 앞에서 인간은 참된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희로애락과 같은 감정 자체가 아니라 그것의 과도함이나 절제하지 못함, 한계와 제한을 뛰어넘는 데 있다”고 했다.
이어 “세상의 기쁨은 하나님과 분리된 상태에서 기쁨을 찾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인은 세상에서 누리는 기쁨을 하나님과 그의 은총 안에서 찾는다면, 불신자는 하나님을 잊고 등지며 세상에서 기쁨을 찾는다. 하나님과 분리된 상태로 기쁨을 찾는다는 것은 마치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며 이 세상의 것들을 탐닉하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칼뱅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논하면서 세상 재화에 대한 양 극단적 태도인 ‘지나친 엄격’과 ‘방종’(무절제) 사이에서 중용을 촉구한다”며 “지나친 엄격은 삶에 필요한 재화만 사용하는 것이며 그 외의 모든 것은 삼간다. 방종은 지나친 남용이다 칼뱅은 그리스도인은 자유라는 이름 아래 얼마든지 방종으로 치달을 수 있는 존재임을 지적했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남용은 물질을 주시는 하나님을 망각하게 할 수 있다”며 “먹고 마시는 것의 중요성을 부정하지 않았지만 칼뱅은 그것으로 삶이 제한되면 탐욕의 형태를 띨수 있음을 경고했다. 세상에서 살아가며 행하는 모든 일은 이 세상 넘어 영원한 삶과 관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상은 삶의 참된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는 자리다. 그러므로 살기(영생을) 위해서 먹지 먹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칼뱅은 스토아 학파의 철학을 비인간적 철학이라 여겼다. 스토파 학파에 의하면 감정은 비이성적이고 부자연스러운 과도한 충동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에서 스토아 학파가 추구하는 것은 감정(정념)이 없는 상태인 아파테이아(apatheia) 무정념(부동심)의 상태”라며 “칼뱅은 고통 자체를 높이거나 그 자체를 추구하지는 않지만 스토아주의자들처럼 외부에서 오는 고통을 무정념으로 대하지는 않았다. 칼뱅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말하면서 그 중심에 ‘십자가의 즐거움’을 놓았다”고 했다.
이어 “칼뱅에게 십자가의 고통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통의 참여로 보았다”며 “고난 중에도 즐거워하는 이유는 고난에 있어서 그리스도와 함께 참여하는 자가 됨이요 또 이것보다 더 바람직한 행복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스토아 학파가 감정의 제거를 주장했다면 칼뱅은 타락 이전 감정의 선한 창조를 믿었지만 타락 후 감정이 여전히 죄의 영향 아래에 있기에 감정의 정화 즉, 감정의 성화를 주장한다”며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사는 것을 강조한 것에 비추어 그리스도인에게 지성과 의지의 변혁뿐만 아니라 감정의 변혁을 촉구한다. 성화의 자리는 지성의 인식적 차원 마음의 의지적 차원과 더불어 감정의 정서적 차원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칼뱅은 스토아 학파의 운명 개념을 비판하며 이를 부성적 섭리로 대체하며, 우리의 지상적 조건과 우리의 미래 삶을 반복해서 대조하고 신자에게 미래 삶에 대한 묵상에 의해 그의 감정을 변혁하며 절제해야 함을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무정념과 운명에 대한 칼뱅의 신적 섭리와 미래 삶의 묵상에 대한 강조는 첫째, 인간의 번영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는 고통, 박탈, 비참 등은 하나님이 신자를 초자연적인 목적인 영생을 준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며 “둘째로 기독교인들은 더 큰 목적을 인식하기에 현재의 손실에 대한 두려움, 슬픔, 분노, 비통함이 그들을 압도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칼뱅은 외적 상황이나 환경에서의 탈주가 아니라 세계 속에서의 참여를 주장한 것”이라며 “기독교 신앙의 아름다운 점 중 하나는 그리스도인의 고통 속에서 주님이 주시는 기쁨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 온신학적 생태 이해 실천을 위한 아감벤의 ‘생명정치론’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김 석 박사는 “포스트 펜데믹과 글로벌 기후위기의 시대를 맞아 기독교는 창조세계에 대한 기독교의 인식을 에고(ego)에서 에코(eco)로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인식 하에 온신학과 아감벤의 생명정치론은 인간과 생태계 상호 관계성의 특징을 강조하며, 생태계의 유기적 전체성을 강조하는 신학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생태계 전체의 내재적인 가치를 인정하며 전체 생태권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믿음에 근거를 둔 일반 생태학의 주장과도 소통할 수 있는 신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온신학의 생태 이해는 모든 생태계의 고유한 가치와 권리를 인정하는 신학이다. 온신학은 인간 중심적 신학을 넘어서 자연 그 자체의 가치를 존중하는 신학이기 때문”이라며 “온신학의 생태적 실천을 위해 인간을 정치적 주체로 인식하고 벌거벗은 생명으로서 생태계 존재를 이해하는 아감벤의 생명정치론적 통찰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국가와 권력 구조가 인간의 생명을 통제하고 관리하듯, 생태계도 벌거벗은 생명으로 법적 정치적 권리로부터 배제된 상태임을 인식하는 신학적 사유로의 확장이 요청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온신학의 인간 이해는 이 생태계에서 특별한 책임을 지닌 존재로서 인간을 바라보며 창조세계를 보존하고 보호하는데 앞장서야 하는 청지기적 존재로 인간을 이해한다”며 “그러한 의미에서 온신학의 생태 이해는 인간의 생태계를 향한 권력의 남용을 인정하지 않으며 생태계의 보호를 위한 윤리적 책임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온신학은 기존의 전통적인 신학의 경계를 확장하고 현대사회와 문화 속에서 신학이 더욱 실제적이고 포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신학”이라며 “이것은 온신학이 단순한 학문적 탐구를 넘어 실천하는 신학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온신학의 생태 이해도 살림과 생태 영성을 통해 생명의 고유성과 가치에 대한 존엄성을 이해하고, 생태계와의 조화를 추구하는 신학적 실천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 다음세대를 위한 대안적 교회 운동 연구 필요
마지막 세 번째로 발제한 윤형진 목사는 “한국교회 많은 곳에서 위기 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한국교회가 현재 위기 라고 표현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기독교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라고 할 수 있다”며 “한국 사회 안에서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다음세대 성도의 교회 이
탈이다 교회의 다음세대는 교회의 전통과 신앙을 전수하여 다음세대를 교육하는 허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실무적 역량을 갖춘 세대”라고 했다.
이어 “이들의 부재는 교회 전체의 발전과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며 이들의 자녀 세대인 유아~청소년의 신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세대이기 때문에 이들이 교회로 돌아오는 것은 매우 시급한 일”이라고 했다.
윤 목사는 연구 목적에 대해 “첫째, 다음세대 성도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라며 “둘째는 지속적인 교회 이탈이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교회를 이탈한 다음세대 성도들이 대안적 교회 공동체로 돌아오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셋째로 다음세대를 위한 대안적 교회 공동체가 가져야 할 신학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넷째로 기독교의 종교적 기능의 회복과 교회의 공신력 회복의 방법을 탐색한다”며 “연구를 통해 교회가 종교적 기능을 회복하고 교회의 공신력을 회복할 수 있는 대안적 교회 공동체의 필요성을 검증하고,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라며 이어서 연구방법과 대상 그리고 개요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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