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기쁜소식선교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합창단장 박모(52)씨와 단원 1명이 5일 첫 재판에 출석했다. 기쁜소식선교회는 예장통합 등 주요 교단에서 이단·사이비단체로 규정된 곳이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장우영)에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아동학대살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기쁜소식선교회 산하 그라시아스합창단의 박모씨는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 박옥수의 딸로 밝혀졌다. 박씨와 함께 기소된 합창단원 조모(41·여)씨와 신도 김모(55)씨도 법정에 출두했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설명하며 "박씨는 김씨와 조씨에게 피해자에 대한 감시와 결박 등을 지시했고, 김씨와 조씨는 이를 맹목적으로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한 "이들은 치료가 필요한 피해자를 26차례에 걸쳐 학대했으며, 피해자가 심정지에 이를 때까지 방치했다"고 덧붙였다.
박씨 등은 지난 5월 15일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기쁜소식선교회에서 여고생 김모(17)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처음에 이들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검찰은 추가 조사 후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해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했다.
2021년 3월에 신설된 아동학대살해죄는 아동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범죄에 대해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검찰은 박씨와 조씨에게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아동유기·방임), 중감금, 상해 등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김양의 어머니 함모씨는 치료가 필요한 딸을 병원이 아닌 기쁜소식선교회로 보낸 혐의로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녀 역시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양은 올해 초까지 세종시에서 살다가 3월부터 기쁜소식선교회에서 김씨와 함께 생활하다가 지난 5월 15일 사망했다. 소방과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김양의 온몸에는 멍 자국과 손목 결박 흔적이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김양의 사인을 외상 및 장시간 움직이지 못해 발생한 폐색전증으로 판단했다. 지속적인 학대가 김양의 사망 원인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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