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최근에 나는 미국 농담에 ‘거북이 교인’(Turtle Christian)이라는 말이 있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 ‘거북이 교인’이 무슨 뜻일까? 새는 9일간 먹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은 12일간이고, 개는 20일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거북이는 자그마치 500일을 먹지 않아도 산다고 한다. 500일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은 12일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다고 하지만, 40일 금식을 하면서도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금식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다. 나도 금식을 여러 차례 해본 경험이 있는데, 3일째가 고비이고, 그걸 견뎌내면 7일째가 고비더라. 말씀을 듣다가 경건서적을 보다가 감동을 받아서 금식을 하게 된다. 40일까지는 못해봤으나 18일까지는 금식을 해본 적이 있다. 배가 끊어져 죽을 것만 같은 인간의 한계를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금식을 하고 나면 다시는 금식하지 않는다고 다짐을 하곤 한다.

그래도 금식은 신체의 건강을 위해서도 영적인 유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행위이다. 때문에 일 년에 몇 차례는 육의 양식을 끊고 하나님에게 집중해서 기도하고 말씀에 잠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영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까지 끊고 금식하는 건 절대 삼가야 할 일임에 유의해야 한다. 육신의 밥은 하루 세끼 빠짐없이 챙겨 먹으면서도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한 영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은 굶식(?)하는 교인이 적지 않다.

그것도 하루 세끼는 물론, 일 년 내내 매일 한 끼의 말씀도 대하질 않고 금언(禁言, 말씀 금식)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이들을 ‘거북이 교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육신의 양식은 하루 한 끼만 안 먹어도 견디기 힘들어하는데, 영의 양식인 말씀은 그렇게도 오랫동안 섭취하지 않음에도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산다. 이유가 뭘까? 왜 육신의 양식은 한 끼만 굶어도 참기 어려운데, 영의 양식은 날마다 굶는데도 주림이 없는 걸까?

그건 바로 영혼의 감각이 무디어졌기 때문으로밖엔 설명이 되질 않는다. ‘무감각해진 영혼과 양심’, 그것이 우리 내부에 숨겨진 치명적인 결함이었던 것이다. 한센씨병자들을 보라. 손가락이 떨어져 나가고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도 아프지 않다. 감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영혼도 마찬가지다. 이유와 원인은 죄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마음과 영혼의 밭을 기경해야 한다. 갈아엎어야 한단 말이다.

겔 36:24-26절은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내가 너희를 여러 나라 가운데에서 인도하여 내고 여러 민족 가운데에서 모아 데리고 고국 땅에 들어가서 맑은 물을 너희에게 뿌려서 너희로 정결하게 하되 곧 너희 모든 더러운 것에서와 모든 우상숭배에서 너희를 정결하게 할 것이며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하나님의 성령에 의해 우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 죄를 지음에도 무감각하고 영적으로 주림에도 아무런 갈증이 없는 마음과 영혼이 하나님이 기경하심으로 그것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혼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만 하루 세끼 음식을 먹지 않고선 시장해서 견딜 수 없듯이, 하나님의 말씀을 주야로 먹고 묵상하지 않고선 배길 수 없게 된다.

시 19:7-8절은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여호와의 율법은 완전하여 영혼을 소성시키며 여호와의 증거는 확실하여 우둔한 자를 지혜롭게 하며 여호와의 교훈은 정직하여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하시도다.”

성령을 통하여 마음 밭과 영혼이 뒤집히는 역사가 일어남과 동시에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영혼이 소성케 되는 역사를 체험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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