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최더함 박사(Th.D. 바로선개혁교회 담임목사, 개혁신학포럼 책임전문위원)의 논문 ‘구원론’을 연재합니다.

4. 진리의 자발적 선택

최더함 박사
최더함 박사

어떤 유명한 사람이 예수를 믿으라고 권하자 퉁명스럽게 “종교는 종교의 자리에 있으면 되지 왜 개인의 삶을 간섭하려 드느냐”고 항의했습니다. 그는 기독교가 개인의 삶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존재라고 인식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왜 이런 인식을 하게 된 것일까요? 물론 문제는 그 사람 자체에 있는 것이지만 교회가, 그리스도인이 이런 사람 앞에서 바른 신앙과 모범된 인생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주에도 강조했듯이 그리스도인의 특징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눅 9:23)고 말씀하셨습니다. 십자가를 지는 순간 그는 자기 삶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한 것입니다. 자긴 인생의 주권을 주님께 바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십자가 이외에는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게 된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십자가가 그의 인생 전체를 관장하고 간섭하고 지시하고 인도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이 삶을 절대로 강요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방금 소개한 말씀에서 주님은 “아무든지...하려거든”(If anyone would)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사람들에게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주시는 것입니다. 즉, 그리스도인의 삶이 자발적 선택의 대상이 되도록 하신 것입니다.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 십자가는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 선택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십자가의 삶을 선택하셨습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이제 십자가의 간섭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 길은 정말로 외롭고 고독하고 아프고 힘든 길입니다. 그럼에도 가장 행복하고 가장 감동적이고 가장 편안한 길입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가령, 죄를 지은 사람이 있다 합시다. 그는 궁궐 같은 집에 삽니다. 잘 먹고 잘삽니다. 그런데 밤마다 들리는 경찰 사이렌 소리에 잠을 깨고 불안해합니다. 그의 심령은 날마다 초췌해져 갑니다. 결국 심장이 약해지고 심신이 허약해진 채로 늙고 병들게 됩니다. 과연 이 사람의 인생이 행복한 것입니까? 비록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평안하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인생은 없습니다. 여기에 이 고생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어느 시점에 하나님의 보상으로 인하여 인생에 역전이 일어납니다. 반드시 목표지점에 도달하게 되고 주님은 그곳에서 기다리시다 영광의 면류관을 씌워 주십니다. 이것을 기억하십시오. 십자가의 길은 진리의 길입니다. 토저목사는 “진리는 영광스럽지만 엄한 주인”이라고 말합니다. 진리는 나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협상을 하거나 타협하지 않습니다. 진리는 세상적인 삶을 배척합니다. 진리는 높은 곳의 꼭대기에 서서 “너희가 은을 받지 말고 나의 훈계를 받으며 정금보다 지식을 얻으라”(잠 8:10)고 소리칩니다.

이제 홀로 걷는 십자가의 길에서의 몇 가지 원칙을 선포하면서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십자가를 지고 걸어야 합니다.

십자가 없이는 주님을 따를 수도 없고 십자가 없이는 홀로 걸을 필요도 없습니다. 나아가 그 누구도 내게 주어진 십자가를 대신 지지 못합니다. 나의 십자가는 내가 지는 것입니다.

둘째, 진리를 알고 소유하십시오.

진리가 없으면 생명도 없습니다. 생명이 없다면 죽은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고 진리를 의지하는 까닭은 살기 위해서입니다.

셋째, 편안한 길을 거부하십시오.

지금 우리는 과거보다 편안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계속해서 세상에서 편안한 길만 찾아다닌다면 우리는 영원히 멸망할 것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반드시 하나님의 화가 주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담대히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도록 우리를 십자가에 내어드려야 합니다. 어떤 시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십자가가 시인과 화가에 의해 미화되었지만 하나님을 간절히 찾는 사람에게 있어서 십자가는 옛날과 마찬가지로 아주 잔인한 사형 도구일 뿐이다”

이 잔인한 십자가를 지는 삶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본질입니다. 이 삶의 너머에 하나님의 영광이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닫기를 소망합니다.

교회가 진리의 빛을 잃고 생명의 소리를 멈추어 버렸습니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이 자신이 져야 할 십자가를 다른 사람에게 지우려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모두 자기 십자가를 지고 홀로 진리의 길을 걸을 때 다시 하나님의 영광의 빛이 생명의 복음이 온 세상에 울려 퍼질 것입니다. 그런 날을 위해 더욱 분투하는 성도님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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