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란 책의 저자로 유명한 제임스 패커(J. I. Packer) 교수는 2020년 7월 17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분이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존 파이퍼(John Piper) 목사가 패커 교수와 인터뷰한 내용을 우연히 인터넷에서 발견했다.

평소 패커의 글을 자주 읽어왔던 파이퍼는 패커 교수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들이 ‘17세기 영국 청교도들’임을 잘 알고 있었다.

파이퍼는 17세기 영국 청교도들의 어떤 점이 패커 교수를 사로잡았고, 우리에게도 유익을 줄 수 있는지에 관해서 물었다. 우선 패커는 존 오웬(John Owen)을 손꼽았다. 당시 패커는 신자 안에 내재하는 죄와 신자 안에 있는 죄의 사망에 대한 오웬의 글을 읽고 있었다. 오웬은 패커에게 큰 문제가 있다는 것과 그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그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이 무엇인지와 주님께서 그를 위해 무엇을 하실 것인지를 알려주었다.

오웬은 ‘하나님에 대한 강한 감각’, ‘하나님의 실재에 대한 강한 생각’, ‘하나님과의 건강한 관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강한 인식을 최초로 패커에게 제시한 사람이었다. 패커는 그가 영향 받은 또 한 사람인 존 번연(John Bunyan)과 오웬을 비교해서 설명하기도 했다. 오웬의 글은 문체가 어렵고 어색하게 쓰여있으나, 번연의 글은 그의 명저 『천로역정(Pilgrim's Progress)』에서 보듯이 즐겁고 이해하기가 쉬웠다고 한다.

다음은 리처드 백스터(Richard Baxter)에 대해 말했다. 백스터는 패커로 하여금 책을 읽고 감동받게 한 또 다른 위대한 청교도였다.

패커가 그 다음으로 제시한 분은 설교의 왕자 로이드 존스(Martyn Lloyd-Jones)였다. 사실은 그가 청교도에 대해 처음으로 탐구하던 그 몇 달 동안 위대한 설교가 로이드 존스의 설교를 가끔 들었다고 한다. 당시 로이드 존스에 관한 표현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로이드 존스는 내가 지금까지 함께한 그 어떤 설교자보다도 ‘하나님을 자신과 함께 모셔왔습니다.’ 그것이 내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표현입니다. ‘그는 하나님을 자신과 함께 강단에 모셔왔습니다.’(he brought God with him into the pulpit). 그가 인도하는 예배에 참여하면서 나는 청교도들로부터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실재'라는 것을 깨닫는 지점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에도 나와 함께 있습니다.”

청교도들은 ‘하나님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천천히 살았던’ 패커와 같은 이들(who lived slowly enough to be able to think deeply about God)의 모범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패커는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를 꼽았다. 그에 따르면, 에드워즈는 우리에게 ‘하나님에 대한 강한 감각’, ‘하나님의 실재에 대한 강한 생각’, ‘하나님과의 건강한 관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강한 인식을 최초로 제시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존 오웬, 존 번연, 리처드 백스터, 로이드 존스, 조나단 에드워즈’ 이 다섯 분이 제임스 패커 교수에게 영향을 끼친 소중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모두 ‘하나님에 대한 강한 감각’에 민감했고, 아울러 혼자 강단에서 설교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을 거기 모셔와서 그분과 함께 설교했던 분들이다. 그중 특히 로이드 존스가 그러한 본보기(example)였다.

설교자가 강단에 혼자 서지 않고 하나님을 모셔와서 그분과 함께 설교한다고 생각해보라. 이것은 나의 간절한 바람이기도 하지만, 모든 설교자들이 추구하는 할 강력한 소원일 것이다. 제임스 패커 교수에게 영향 끼친, 17세기를 대표하는 청교도들에 관한 인터뷰 내용이 나와 우리 설교자들에게 주는 교훈과 도전이 크다.

이 기회에 우리 모두도 ‘하나님께 민감하고’ ‘하나님을 강단에 모셔와서 설교하고 목회하는’ 영적 지도자들이 다 되었으면 좋겠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