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78) 씨의 성범죄 증거 인멸에 현직 경찰관이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조사가 진행된 가운데 최소 20명 이상의 수사·형사 담당 경찰이 JMS 조직을 수호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연출을 맡은 조성현 MBC PD는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나는 신이다2’ 제작차 취재 과정에서 JMS 내부 스파이 조직 출신 탈퇴자를 만나게 됐다”며 “증언자 가운데 나와 메이플을 미행했던 사람도 있었다. 이들이 내게 외장하드를 주고 갔는데, 이 가운데 JMS 신도 경찰 리스트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 리스트엔 20여 명의 경찰들이 적혀 있는데, 이번에 (현직 경찰관이 정명석 씨의 성범죄 증거 인멸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아) 문제가 된 계급은 경감”이라며 “리스트에 오른 20여 명의 경찰 가운데 경감 이상급의 계급도 있었다. (외장하드에 담긴 자료에 따르면) 경찰대 출신 이 조직의 한 스파이는 JMS 수사를 맡은 경찰서장에게 사적인 청탁을 한 편지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경찰이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이비 교주를 수호했다면 국기 문란의 사태”라며 “이번에 조사 대상에 오른 한 경찰관은 현직 경찰의 입장에서 JMS 사건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문건을 만들었고, 경찰의 핸드폰 포렌식 과정을 설명하면서 핸드폰 압수수색이 들어올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말했다고 한다. 그 조언 덕분에 스파이 조직 관계자들은 핸드폰을 모두 버렸고 이로 인해 수사가 늦춰졌다고 판결문에 분명히 적혀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사건에서 어떻게 할지 지시를 하거나 방조를 한 경찰 주수호는 본명이 아니다. 정명석으로부터 하달받은 이름”이라고 했다.
조 PD는 사회자의 ‘경찰이 조사를 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취재 차원에서 서초경찰서에 찾아갔는데 같은 팀 경찰들이 취재를 방해했다. 우리가 시선을 돌리는 동안 나머지 경찰들이 주수호를 빠져나가도록 돕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했다.
또 “서초경찰서에 관련 질의 요청 결과, 어떤 비위가 어떤 경찰에 있었는지 경찰이 알게 됐는데도 ‘우리는 어떤 책임도 없다’고만 말했다”고 했다.
사회자는 “‘나는 신이다2’ 제작진이 입수한 JMS 신도인 경찰 리스트 ‘사사부’ 문건을 경찰이 요청해 전면적 수사에 돌입했는가, 아니면 주수호 한 사람에 대해서만 수사하는가”라고 묻자 조 PD는 “그렇다”고 했다.
조 PD는 “(정명석을 고소한) 고소인의 고소 내용이 유출된 적도 있었는데, 경찰은 이에 연루됐다고 의심된 사람에 대한 내사 요청을 거절했고, 그저 ‘아무 연관이 없다’고만 한다”며 “‘사사부’ 리스트는 조성호 PD만 갖고 있고, 경찰이 이에 관한 수사요청을 위해 자료를 달라는 것도 없었다. 주수호 경찰에 대한 감사결과를 묻자, 서울경찰청은 징계발령이 나온다 해도 알려줄 의무가 없다고만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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