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채 총장
서병채 총장
최근에 나는 이 두 가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곤 했다. 더 쉽게 말하면 똑똑하냐 지혜가 있냐로 표현해보면서, 머리좋음은 선천적이고 지혜로움은 후천적이라 생각된다. 머리좋음은 애들이나 젊을 때 회자되는 것이고, 지혜로움은 나이든 분들께 해당된다고도 보겠다.

태어날때 주어진 똑똑함은 그저 받은 것이니 자연스럽게 얻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지혜로움은 후천적이라 배워지는 것이라고 본다. 학교라는곳은 결국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사회와 인류를 위해 헌신하라는 가르침의 현장이라고 봐진다.

그런데 지혜로운 사람은 좀 덜 똑똑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아니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평가를 하는 것 같다. “요즘같은 세상에는 똑똑해야 살아남지!” 하면서 지혜로움을 좀 경시하는듯 표현하기도 한다

예전에 신학교 다닐 때 학장은 나이가 좀 드신 분으로 하버드를 나오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지혜로운 분’ 같았다. 반면에 존 이라는 교수는 좀 젊었는데 옥스포드 출신이었다. 그분은 그야말로 ‘똑똑함’ 그 자체였다. 그분은 정말 칼 같이 엄격한 분이셨다. 한분은 미국에서, 다른 분은 영국에서 공부한 분이셨다. 앞에 분은 우리 같은 동양인을 이해하는 쪽이셨고 다음 분은 그런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대하는 분이셨다. 똑똑한 것과 지혜로운 것의 일례로 생각이 난 것이다.

좀 비약적인 접근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지혜로운 사람은 동료를 키워주고, 머리 좋은 사람은 그렇지 못함을 종종 보곤 한다. 함께 살자냐! 또는 너 죽고 나 살자냐? 마치 칼이라는 것이 수술대에 있으면 사람을 살리는 것이 되지만 강도의 손에 있으면 흉기가 되는 것과 같은 경우일 것이다. 머리 좋고 똑똑한 사람들은 좀 비정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으니 어쩔수는 없지만, 아무튼 좀 그런 면이 있는 듯하다. 태어날 때부터 그렇다 하더라도 후천적으로 여러 가지 경험을 거치면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런데 또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인데, 머리도 안좋고 지혜도 없는 경우도 있지 않겠는가? 이건 정말 무모한 접근인지는 몰라도 종종 이런 경우도 있긴 하다. 머리야 태어날 때 그러니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지혜까지 없으면 곤란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 어떤 조직이나 기관의 CEO가 되어 있다면 정말 난감할 것이다. 가르쳐서 안되는 사람도 있긴 하다. 소그룹 지도자를 선택할 때에 Teachable, 즉 가르쳐서 될 사람인지를 확인해보라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얘기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되면 주위에서 함께 동역하는 사람들이 너무 힘들다. 올바른 판단력도 없으면서 성격마저 부드럽게나 지혜롭지 못하다면 정말 힘든 것이다. 어떤 조직이나 기관을 이끌려면 최소한의 판단력(명석함)은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으면서 독불장군식이 되버린다면 정말 곤란하다. 주위에서 변화를 기다리지마는 변화할 능력조차 없는 경우라면 심각한데,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CEO를 그만두라고 할 수도 없다. 어쨌든 지도자라면 이런 것들을 심각하게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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