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19세기 말 네덜란드의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박사도 대중 연설과 설교의 명수였다. 카이퍼는 그의 단단한 ‘칼빈주의적 세계관’에 딱 벌어진 어깨에 천둥 같은 그의 연설과 설교는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연설뿐 아니라 원고는 즉각 인쇄되어 소책자로 전국에 퍼뜨려 사회주의자들과 자유주의를 비판하고 대중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었다. 카이퍼의 연설이 결정적인 때는 1869년 우트레트 교회에서 있었던 ‘전국 교육대회의 연설’이었다. 그때 청중 가운데 전직 수상 출신인 흐룬 봔 프린스터가 카이퍼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그는 카이퍼의 연설을 들으면서 그가 평생 이루지 못할 꿈을 이룰 사람이 아브라함 카이퍼라는 사실을 확신했다. 카이퍼의 감동적인 메시지를 듣고 노 정치가는 가슴이 뛰었다. 집회를 마친 후 그는 카이퍼를 자기의 후계자로 지명하게 된다. 그때 카이퍼의 나이는 겨우 31세였다.
카이퍼의 연설의 요지는 “교육의 개혁 없이 나라가 바로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의 교육 시스템은 유물주의 진화론자들이 모든 교육 시스템에 똬리를 틀고 있었으므로 이에 대항하여 건전한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 교육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나라에 희망이 없다는 요지로 발을 굴리며 명연설을 쏟아냈다. 결국 카이퍼의 연설이 세상을 바꾸는 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카이퍼는 이 외에도 각종 모임, 심포지움, 세미나, 국회 연설에서 전 국민에게 호소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바꾸고 사상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어 갔다. 그리고 카이퍼의 강연 원고는 바로 소책자로 만들어져 시민들로 하여금 읽어보도록 했고, 그 소책자가 모여서 다시 큰 책으로 나왔다. 카이퍼는 연설뿐 아니라 일간지에 매일같이 쏟아내는 논설과 칼럼 그리고 주간에 쓰는 논설을 통해서 ‘개혁주의 신앙’의 뼈대를 세워갔다.
이와 엇비슷하게 이승만도 대중 연설가였다. 그는 평생을 독립운동가로 살면서 교회와 사회의 여러 공동체에서 설교와 강연은 그냥 말이 아니었다. 사실 강연에는 뚜렷한 사상도 있어야 하고, 논리도 있어야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 이승만의 강연은 조선의 독립이었고, 조선의 대안은 바로 ‘기독교’였다. 그리 되려면 사람을 기독교적 신앙으로 양육하는 것이었다. 이승만은 예수 그리스도로 뒤집어진 사람이었다. 예수로 나의 구주 삼고 예수로 조선 민족이 새로워지는 것이 그의 꿈이자 그의 메시지였다. 그는 외교의 귀재이기도 했지만, 예수로 꽉 찬 연설가였다. 이승만은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나서 조선이 독립할 수 있고, 민족이 해방되는 것은 민족끼리 서로 미워하지 말고 사랑하면서 단합하여 일본을 물리쳐야 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교훈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그의 모든 연설과 설교에 녹아 있다. 이승만은 미국에서 공부만 한 것이 아니었다. 기회가 주어지는 데로 교회와 YMCA 중심의 설교와 강연을 했다.
이승만의 강연 핵심은 한국의 선교사역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점진적 발전에 관해서 강연했다. 이승만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의 독립은 보존하되 일본의 흉악한 야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미국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이승만은 외교의 귀재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기독교적 세계관과 인생관을 가지고 한민족을 계몽하고, 주미 한국인들을 설득하고 계몽하는 메시지를 늘 했었다. 성경에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라는 말씀이 있듯이, 이승만의 강연과 설교를 들은 사람들은 그리스도 앞으로 오게 되었고, 독립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게 되었다. 또한 이승만은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할 때 그린(Greene) 박사로부터 기독교 변증학(Christian Apologetics)을 공부했고, 챨스 어드만(Charles Eerdman) 박사로부터 바울신학을 공부했다. 그래서 그의 설교와 연설의 바탕은 언제나 민주주의를 기초로 하는 기독교 신앙으로 결론지었다.
아브라함 카이퍼 박사는 19세기 말 네덜란드의 수상이자 당 총재로 있으면서, 당시 자유주의와 세속화로 기울어지고 있던 정치 문화를 ‘칼빈주의적 세계관’으로 바꾸고 나라를 ‘기독 입국의 나라’로 만들었다. 카이퍼 박사와 이승만 박사는 연설과 설교로 나라와 민중을 이끌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칠흑 같은 어둠의 길을 걷고 있다. 이때 우리에게 카이퍼와 이승만과 같은 칼빈주의적 세계관을 가진 선지자적인 외침이 필요하지 않을까!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대신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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