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준의 갱단 폭력으로 인해 아이티 치안이 불안정한 가운데 한 가톨릭 대주교가 이 나라에서 납치가 심각한 속도로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아이티 주교회의 회장인 막스 르로이 메시도르 대주교는 최근 가톨릭 자선단체 ACN( Aid to the Church in Need)에 “아이티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으며 사목적 활동도 매우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전이 발발할 위험이 있다”라며 “무장 갱단은 조직화된 군대처럼 행동한다. 경찰은 그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ACN은 올해 아이티에서 성직자와 종교인들이 여러 차례 납치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메시도르 대주교는 “어디에서나 납치 사건이 발생한다”라며 “종교인을 포함해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다. 심지어 갱단이 교회에 들어와 그곳 사람들을 납치하기도 한다”라고 했다.
대주교의 발언은 갱단들이 포르토프랭스 시내나 그 근처의 정부 건물에 대해 조직적인 대규모 공격을 시작한 가운데 나왔다. ABC뉴스와 인터뷰한 한 소식통은 다양한 갱단이 대통령 궁, 내무부, 경찰 본부 등 건물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갱단과 경찰이 총격전을 벌였고 민간인들은 그 지역을 탈출했다.
최근 폭력사태 증가는 무장단체가 아이티 최대 규모의 교도소 두 곳을 급습해 수천 명의 수감자들을 풀어준 이후부터 시작됐다. 포르토프랭스는 4월 3일까지 완전한 비상사태에 처해 있다.
메시도르 대주교는 “폭력과 갱 단속의 발발로 인해 고통, 폭력, 총격전, 빈곤 및 박탈 속에서 사역을 수행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도로가 막혀 교구의 3분의 2를 방문할 수 없다”라며 “교구 남쪽으로 가려면 비행기를 타야 한다. 2년 동안 성당에 가본 적이 없다.... 성당에서 마지막으로 할 수 있었던 미사는 성탄절 미사였다”라고 했다.
대주교는 “신실한 사람들이 고통에도 불구하고 회복력을 어느 정도 보여주었다”라며 “(왜냐하면) 그들은 지금처럼 고통이 끔찍한 규모일 때에도 고통에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명을 완수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위험 속에서도 용감하게 인내하는 신학생과 교리교사들이 많다”면서 “우리는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라야 한다. 특히 이 사순절 기간 동안에는 더욱 그렇다. 우리는 인내하며 기도와 연대에 의지한다”라고 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가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계속해서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청년들을 위한 설교나 영성 훈련을 통해 희망에 다시 불을 붙이고 그들이 체념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 조직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라고 했다.
메시도르 대주교는 “전 세계적으로 박해받는 교회를 지원하는 목회 지원 단체인 ACN의 도움에 감사드린다”면서 “사제들이 월급을 거의 받지 못하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빈곤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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