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자 역할 하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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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인 4명 중 3명은 자신의 주위에서 일어난 갈등에 대해 ‘화해자’(74.4%)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이는 이음사회문화연구원이 의뢰해 (주)지앤컴리서치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올해 1월 4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1천 명을 상대로 실시한 ‘갈등과 용서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이음사회문화연구원·에이치투그룹(주)·목회데이터연구소가 26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에서 우리 사회의 갈등·용서·화해에 대한 기독교인 인식 조사를 공동주관하고 위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개신교인 10명 중 9명이 ‘우리사회의 갈등이 심각하다’(88.6%)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은 11.4%로 드러났다. 갈등이 가장 큰 분야 두 가지를 물은 결과(1+2순위 응답률 기준), 이념(55.8%)·계층(47.8%)·지역(25%)·세대(21.7%)·남녀갈등(19.3%)·종교(8%) 순으로 집계됐다. 개신교인 10명 중 7명은 ‘우리 사회가 정의롭지 않다’(69.9%)고 했으며, 10년 전보다 사회 갈등이 심화됐다고 느끼는 개신교인들은 전체 응답자의 70.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갈등 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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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회 갈등 책임 소재’에 대한 인식으로(1+2순위 응답률 기준) 정부(65.4%)·국회(57.9%)·언론(38.6%) 순으로 드러났다.

반면 ‘사회 갈등 완화를 위해 노력하는 주체’를 물은 결과(1+2순위 응답률 기준) ‘시민단체’(40.6%)와 ‘종교단체’(39.3%)가 가장 높게 꼽혔다. 특히 ‘종교단체’는 1순위 응답에서 가장 높은 22.4%로 응답됐다.

그러나 노력이 저조한 단체는(1+2순위 응답률 기준) 국회(9.5%), 기업(11.1%), 교육기관(13.4%) 순으로 집계됐다.

사회 주체별 책임 대비 노력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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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각 주체의 책임 대비 노력 정도를 보면 ‘정부’의 경우 책임은 가장 크나 노력은 가장 저조한 주체로 나타났다. ‘국회’ 역시 책임보다 노력이 부족한 주체로 꼽혔다. 그러나 ‘종교단체’는 책임은 작으나 노력을 많이 하는 주체로 나타났다.

개신교인들이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할 갈등 분야에 대해 종교갈등(28.6%), 이념 갈등(26.3%), 계층 갈등(16.1%), 세대 갈등(8.1%) 순으로 꼽았다.

한국교회가 사회 갈등 완화를 위해 기울여야 하는 노력으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사회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31.1%), ‘편 가르는 사회 문화 지양을 위한 노력’(25.5%), ‘가치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18.8%) 순으로 집계됐다.

개인적 차원에서 개신교인의 절반 가까이(45.6%)는 타인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때 ‘상대가 진정성 있게 용서를 구하면 용서하고 넘어가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어 ‘상대가 잘못을 충분히 뉘우쳤다면 용서하고 넘어가는 편’(17.6%), ‘상대가 잘못에 대한 죗값을 치렀다면 용서하고 넘어가는 편’(16%), ‘웬만하면 용서하고 넘어가는 편’(13.6%), ‘상대의 행동과 처벌과 상관없이 용서하는 것이 쉽지 않다’(7.2%) 순으로 나타났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충분히 뉘우쳤다는 의미(1+2순위 응답률)에 대해 ‘뉘우치고 반성하는 삶을 사는 것’(63.3%), ‘피해자가 충분하다고 느낄 때까지 용서를 구하는 것’(51.5%), ‘동일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사는 것’(46.8%), ‘피해자에게 사죄하는 것’(31%), ‘종교적으로 회심하는 것’(7.1%) 순으로 집계됐다.

자신의 가족을 죽인 가해자를 신앙적 이유로 용서하는 피해자 가족의 모임 ‘용서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으로 개신교인들의 44.4%는 ‘취지를 이해한다’고 했으나 ‘나의 경우’라면 ‘용서할 수 없다’는 비율은 69.1%에 이르렀다.

하지만 ‘용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률 역시 교회 출석자(47.7%)에서 상대적으로 높고, 직분(59.7%)이 높을수록, 신앙 단계가 높은 그리스도 중심층(57%)일수록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용서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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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입었을 때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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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당한 행동별 용서 가능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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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신이 당한 행동별 용서 가능 여부를 물었을 때 개신교인들은 ‘나에게 거짓말을 한 사람’(58.3%), ‘나에게 직장 내 갑질을 한 사람’(36.7%), ‘나에게 모욕감을 준 사람’(35.5%), ‘나에게 사기를 친 사람’(23.4%) 순으로 응답했다.

성인이 된 이후 개신교인들의 82.7%는 잘못한 사람을 용서한 경험이 있었다. 용서의 경험은 매주 주일예배 참석(84.1%), 중직자(87.3%), 높은 신앙 단계인 그리스도 중심층(87.4%)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개신교인들이 응답한 용서의 동기(1+2순위 응답률)는 ‘나도 다른 사람에게 의도치 않게 잘못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58.2%), ‘상대방이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기 때문’(45.8%), ‘상대방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이 크리스천다운 삶이라 생각하기 때문’(32.8%) 순으로 응답했다.

용서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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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행위에 대해 개신교인 10명 중 3명은 ‘마음으로부터 나를 자류롭게 하는 행위’(43.5%)로 답했고, ‘하나님이 내 죄를 사해주신 은혜에 대한 마땅한 행동’(29.5%), ‘폭력과 갈등을 멈추고 화해를 이루는 행위’(23%)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용서 중 무엇이 더 중요하냐는 질문에는 개신교인 4명 중 3명이 ‘처벌이 용서보다 중요하다’(73.4%)고 했으며, ‘용서가 처벌보다 중요하다’는 응답률은 17.2%에 불과했다.

개신교인들은 우리나라 처벌·형량 제도에 대한 인식에 대해 ‘양형 기준이 느슨하고 처벌이 약하다’(87.7%), ‘강자에게는 관대하고 약자에게는 엄격하다’(86.4%), ‘처벌 형량 보다는 폭력적 문화가 사라지도록 근원적인 사회 변화가 필요하다’(74.9%), ‘처벌 형량 자체보다는 교정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53.2%) 순으로 응답했다.

개신교인들이 사회적 범죄 상황과 사람을 용서할 수 있다고 응답한 항목은 ‘마약 중독자’(42.1%), ‘이태원 참사 상황 책임자’(38.8%), ‘정치 사범’(30.8%) 순으로 나타났다. ‘아동 성폭력자’(2.8%) ‘전범 국가’(7.4%) ‘살인자’(9.1%)에 대한 용서 가능 비율은 10% 미만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음사회문화연구원·에이치투그룹(주)·목회데이터연구소가 26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에서 우리 사회의 갈등·용서·화해에 대한 기독교인 인식 조사를 공동주관하고 위 결과를 발표했다.  [출처] 기독교 일간지 신문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32719#share
세미나가 열리는 모습.©줌 캡쳐

문우일 교수(성결대)는 “우리 시대는 전투만 필요할 뿐 용서를 얘기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예수님이 사셨던 시대는 지금보다 더 폭력적이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용서를 강조하셨다”며 “그래서 주기도문에 따라, 용서는 힘 없고 가난한 ‘을’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을 닮은 너그럽고 넉넉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심각한 경쟁에 돌입한 결과 승자와 패자로 양분되고, ‘우리’와 ‘너희’를 나눠 타자를 도태시키며, 권력과 물질, 명예에 야만적으로 집착하면서, 사람의 본능과 심신 발달 단계를 무시한 채 학교·학원·가정에서 밤낮으로 과량의 지식을 주입하고 스펙쌓기에 여념이 없다”고 했다.

그는 “국민일보 의뢰로 지앤컴리서치가 2022년 3월에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천주교와 불교에 대한 일반시민의 호감도는 각각 65.4%와 66.3%로 높지만,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는 25.3%에 그쳤다고 한다. 기독교를 대표하는 핵심 단어로 꼽힌 것은 ‘배타적’ ‘물질적’ ‘위선적’ ‘이기적’ ‘세속적’이 꼽혔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데이터들은 우리 한국 기독교인들이 예수님을 제대로 따르지 않고 있다고 경고한다. 양적 물질적 성장에 집착하지 말고 주님의 정신을 몸과 마음에 새기고 실천할 때라고 촉구한다”고 했다.

개인적 용서 (2) (용서 프로젝트 취지와 개인적용) 개인적 차원의 용서 인식은 신앙 요인이 영향을 미침.
개인적 차원의 용서 인식에 신앙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 그래프 결과. ©김상덕 교수 발표문

이날 또다른 발제자로 나선 김상덕 박사(한신대)는 “기독교인에게 용서는 중요한 가치임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천함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뉘우침의 정도, 위해의 정도, 대상과의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갈등의 원인과 해결에는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이 부분을 통합적으로 고려하고 법, 질서, 체계 등 구조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갈등의 내재적 요인으로 나와 타자의 관계,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속에 오랜 시간 자리하고 있는 분노·슬픔·억울함 등의 감정도 살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차원에서 용서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정의가 없는 ‘값싼 용서’가 남용될 수 있다. 조사 결과, 한국 교회 다수는 정의와 용서를 모두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특히 개인적 차원에서 용서를 기독교 신앙의 핵심 가치로 믿고 실천하려고 하는 인식이 존재한다. 이런 특징은 신앙의 높은 단계로 그리스도 중심층인 4단계와 ‘용서’를 핵심가치로 응답한 집단에서 잘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용서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가치이자 실천으로서 그리스도인과 한국교회가 믿고 실천할 영역이다. 그것이 한국교회에 주어진 ‘정의로운 화해자’로서의 사명”이라고 했다.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에서 이날 청중으로 참석한 허영 목사는 “성서는 응보적 정의보다 탕자의 비유에서 나온 하나님 아버지처럼 용서하면서 그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정의를 말하고 있다. (교회가) 이런 하나님의 용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본다”고 했다.

김상덕 교수는 “내가 누군가로부터 용납받은 경험이 두터워지면 누군가를 용서할 근력이 강해진다”며 “개신교인 개인들이 용서를 실천한다면, 이런 경험이 축적된 공동체는 사회적 참사에 대한 용서까지 가능한 사회로 확장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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