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가 “정신성발달의 중단” 또는 미숙성 때문이라는 프로이트의 견해는, 그의 후계자들이 동성애를 정신분석으로 치료하도록 인도하였다. 정신분석가들은 동성애를 병으로 보았고 거의 60여년간 동성애에 대한 이론과 전환치료(conversion therapy)를 발전시켰다. 그들은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지만, 동성애의 병리적 과정에 대해서 정교한 이론을 만들어 나갔다. 그리고 전환치료에 상당 부분 성공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의 견해는 동성애에 대한 “전통적”인 정신의학 이론이 되었다. (그러나 1973년 동성애가 정상화된 이후, 전환치료는 인권차원에서 동성애 혐오를 의미한다고 하며 그래서 비윤리적이라 하여 시행되지 않도록 미국 정신의학회에 의해 “억압”을 받았다.)
산도 라도(Sandor Rado 1890-1972)는 프로이트의 “타고난 양성애” 이론과 “동성애가 정상적 변이”라는 주장을 비판하였다. 그는 이성애, 즉 이성의 성기를 추구하는 것이 정상이며, 동성애 원인은 불안(anxiety)이라 하였다. 그 원인에는 아들에게 유혹적 어머니와 공포스러운 아버지와 연관된 근친상간적 충동에 대한 죄의식으로 인한 공포가 있는데, 이것이 이성애 대한 공포의 도피(phobic avoidance)로 나타나는 것이 동성애라고 하였다.
아브라함 브릴(Abraham Brill 1874–1948)은 동성애에 대한 유전적 요인을 부인하고, 동성애의 원인은 자아에 대한 자기애적 사랑(narcissism-love for one‘s self)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치료는 이성애적 잠재능력(heterosexual potency)를 회복하는 것으로, 자신도 전환치료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산도르 페렌치(Sándor Ferenczi 1873–1933)는 전환치료에서, 게이가 여자에 대해 갖는 증오를 줄이거나, 급박한 동성애적 욕구를 통제하거나, 여성에의 끌림을 가지도록 이끌고, 여성과 성관계가 가능하도록 돕는 것 정도에 만족하였다고 한다. 동성애자들 중에 “남자에 의해 사랑을 받는 여자”라는 정체성이 있는 경우는 치료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초기에 한동안 프로이트의 제자이자 동료였던 융(C. G. Jung 1875-1961)도 자신의 분석심리학적 정신분석을 통해,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전환시켰다고 하였다. 그의 방법은 프로이트 정신분석과는 다소 다른 꿈 분석과 부정적 모자관계의 해소를 통해 치료하는 것이었다.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 1882–1960)은 페렌치의 제자로서 동성애자의 정신분석에서, 구강기에 기반한 “편집적 입장”(paranoid position)을 치유해야 한다고 하였다. 즉 동성애는 남자 동성애자가 파트너의 “the good penis”를 이상화(idealization)한 결과라 해석하였다. 그 근거는 동성애자가 소아였을 때, 그의 어머니에 대한 편집증적 증오를 투사한 것에 대해 어머니가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는 공포를 느끼는데, 이를 완화하기 위해 “the good penis”를 이상화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상화된 남자의 “good penis”를 숭배해야 할 필요를 극복하면 동성애 행동이 감소한다고 보았다.
안나 프로이트(Anna Freud 1895–1982)는 프로이트의 딸이다. 그녀는 동성애를 신경증적(neurotic)인 상태로 보았고 동성애를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말하였다. 그녀는 동성애자를 완전하게 이성애자로 바꾼 사례를 보고했다. 그녀는 남자 동성애 원인은 억압된 거세불안(castration anxiety), 소아기 자기애적 과대성(childhood narcissistic grandiosity), 이성간 섹스를 하는 동안 무화(無化)되는데 대한 공포 등이라고 하였다. 동성애에서의 수동적 파트너는 수동적 내지 수용적 방식(a passive or receptive mode)을 즐기는 것이고, 능동적 파트너의 행동은 자신의 잃어버린 남성성의 활력을 되찾으려는 시도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 치료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게이의 동성애는 아버지를 적절히 동일시하는데 실패한 결과라고도 하면서, 동성애 치료의 조건은 반대 성의 전적인 대상-사랑(object-love)을 획득하는 것이라 하였다. 안나 프로이트는 자신의 아버지 프로이트가, 아들의 동성애를 치료해 달라는 한 미국 어머니에게 쓴 “유명해진 편지”에 대해 반대하면서, “초기에 예측했던 바에 비해 최근 동성애자가 많이 치료되고 있다”고 말하였다. 또 다른 비판 이유는, “이 편지 때문에 동성애 환자들이 모든 분석치료가 동성애의 결함 또는 부도덕성(immoralities)이 아무 문제없다고, 그리고 동성애를 가지고도 행복해야 한다고 믿게 하는 것이라는 확증으로 받아드릴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에드문드 버걸러(Edmund Bergler 1899–1962)는 1950년대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동성애에 대한 정신분석 이론가였다. 그는, 동성애는 정상적 인간 변이(normal human variation)가 아니라 하였다. 그는 남자 동성애의 원인으로 남자의 유방 콤플렉스(Der Mammakomplex des Mannes)를 말하였다. 즉 남자 소아가 구강기의 이유(젖떼기)에 저항하다가, 좌절되어 그 반응으로 공격성이 생긴다. 그 공격성으로 인해 감정통제에 실패하여, 그 결과 양가적 동일시(ambivalent identifications)에 의해 대상을 선택하게 되고 또한 자기애적 보상(narcissistic compensations)이 야기된 결과 동성애가 생긴다고 하였다. 다르게 설명하면. 유방에서 남근으로 카텍시스(cathexes)가 옮겨 가야 하는데, 대신 모유에서 소변으로 대치된 결과라는 것이다. 또는 미해결된 구강기 양가성 때문에 어머니에 대한 증오를 아버지에게로 향하려 하나 실패하여 오이디푸스 콤플렉스(the Oedipus complex)가 적정 강도가 되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초기 구강기적 어머니에의 고착으로 퇴행(regress)하게 된다. 그 결과 소아 자신의 식인적 입(cannibalistic mouth)과 어머니의 질(vagina)을 혼동하게 된다. 그리하여 여성의 질을 잇빨 있는 질(vagina dentata – 질에 잇빨이 있어 성교시 남자 성기를 상하게 하거나 거세한다)로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병적 구강기 고착(oral fixation)으로 외부의 대상을 향한 리비도(object libido)의 중요성이 격하되고, 원시적이고 자기애적인 구강기적 분노(primitive narcissistic oral rage)가 더 강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게이는 애초 어머니에의 이성애적 애착(heterosexual attachment to the mother)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게이 전환치료를 위해 ‘피해자 비판하기’(blame the victim)라는 전략을 개발하였다. 예를 들면 직면치료(confrontational therapy)를 통해 게이들의 피학대성(masochism)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는 필요하다면 환자 비밀 공개 위협, 괴롭힘(bullying), 거짓말쟁이다 또는 무가치하다는 비난 등등 공개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전문적 치료윤리를 위반하기도 하였다. 그는 게이가 원한다면 그리고 옳은 치료가 시행되면 90% 회복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1956년의 저서에서 30여년간의 정신분석 치료를 통해 100여명의 동성애자 중 33%에서 이성애자로 기능하게 하였다고 하였다. 그는 또한 킨제이의 연구를 통렬히 비판하였다. 즉 킨제이의 통계연구는 도착자가 많은 도시에서 시행되어 잘못 과대 추정된 것이었고, 그래서 치유의 기회를 포기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1950년대 동성애 인권론자들의 등장은 동성애자들이 스스로를 억압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하였다.
이처럼 전통적 정신분석가들은 어린 소아기 시절의 부정적 경험 내지 트라우마를 동성애의 원인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계속)
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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