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기, 정상화에 최선… 소기의 성과
못 다한 통합 등 마무리 짓고자 연임 도전
한교총과 이미 많은 것 합의, 이단 문제는
통합 후 확인해도 돼… 이단과 같이 못 가
정서영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직에 연임됐다. 지난해 정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뽑으며 임시대표회장 체제에서 벗어난 한기총은, 정 목사와 함께 과거 위상으로의 완전한 회복을 꿈꾸고 있다. 즉,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보수 연합기관’으로서의 영향력을 확실히 되찾겠다는 것이다. “지난 회기가 한기총 정상화의 원년이었다면, 이번 회기는 재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정서영 대표회장. 그를 만나 포부를 들어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연임에 나서기로 결심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해야 할 일을 다 마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한기총 대표회장을 맡아서 임시체제를 정리하고 한기총을 정상화 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여기에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 연합기관 통합을 마무리 짓지 못했습니다. 제가 앞장서 해오던 일이니 제가 이어서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하면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또 한기총도 더 튼튼하게 세워야 합니다. 그래서 연임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지난 회기엔 주로 어떤 점에 중점을 두셨습니까?
“말씀드렸다시피 한기총 정상화였습니다. 만약 지난해에도 임시대표회장 체제가 끝나지 않았다면, 한기총은 자칫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한기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해도 한기총은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기관이기에, 한기총에 문제가 생기면 한국의 보수 기독교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한기총은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각오로 대표회장 선거에 나섰고, 당선된 후 한기총 정상화를 위해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습니다. 한기총의 정체성을 더욱 공공히 하고자 정강정책도 분명히 발표했습니다. 지금은 내부적으로 많이 정리가 되었고, ‘이제 한기총이 한기총 같다’는 말도 종종 듣고 있습니다.”
정 목사가 언급한 한기총의 정강정책은 지난해 9월 25일 발표됐다. 한기총은 여기에서 WCC(세계교회협의회)를 비롯해 종교 혼합주의와 종교 다원주의, 동성애 등을 배척하고, 복음주의적 신앙 및 대한민국의 안전과 신앙의 자유를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회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요?
“한기총 정상화를 위해 했던 여러 가지 일들이 다 기억에 남지만, 그 중에서도 5년 만에 치른 ‘한국교회의 밤’ 행사가 가장 의미 있는 일이 아니었나 합니다. 한기총이 한국교회 연합기관으로서 한 회기를 정리하고 새 회기를 준비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행사가 ‘한국교회의 밤’이었는데, 그간 여러 어려움으로 그것을 치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여러 해를 지나 이번에 다시 하게 된 것인데, 그 자체로 한기총의 회복을 한국교회와 사회에 공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기총 재도약의 신호탄이었다고 봅니다.”
-이번 회기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요?
“지난 회기부터 추진해오던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의 통합 문제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한기총을 완벽히 회복시키는 일에도 더욱 매진하고자 합니다.”
-한교총과의 통합 논의는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입니까?
“이미 지난해 많은 것을 합의했었습니다. 통합할 경우 이름은 한기총으로 하고, 사무실도 지금의 한기총의 것을 쓰며, 양 기관 직원들도 모두 그대로 승계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다 한교총 측에서 소위 ‘이단 문제’를 거론해 잠정 중단이 된 것이죠. 한기총 회원 중에 이단성이 있는 곳이 있는지 검증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때도 그랬고 지금도 한기총에 이단성이 있는 회원은 없습니다. 설사 있다고 해도 이것이 통합의 걸림돌이 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우선 통합한 뒤 관련 위원회를 구성해서 이단성 여부를 확인해보고 만약 있다고 판단되면 그 회원은 제외하면 되니까요. 이단성이 있는 곳과 어떻게 함께 갈 수 있겠습니까. 앞으로 한교총 측과 이런 점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논의할 것입니다. 한교총 통합추진위원장이신 오정호 목사님과도 만나볼 계획입니다.”
-일각에선 한기총이 한교총과 통합하게 되면 기존 한기총의 보수성이 약화되는 건 아닐지, 염려하기도 합니다.
“사실 저도 그 부분이 걱정되기는 합니다. 한교총과 합치긴 합쳤는데, 특정 사안에 대해 성명 하나 제대로 못 내는 그런 단체가 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한기총의 보수성을 더욱 확고히 하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교회의 하나 됨 역시 우리에게 주어진 매주 중요한 과제이기에 결코 포기해선 안 될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 훼손, 사회주의 정책 난무
총선 통해 대한민국 정체성 다시 세워야
교회 위기는 목사 때문… 낮아져 섬기길
-곧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가 있습니다. 이 선거와 관련해 바라시는 점이 있으시다면요?
“지금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많이 훼손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연히 사회주의적 정책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총선을 통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다시 세워지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 기독교도 헌신해야 합니다. 우리가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려면 나라가 안정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2024년 새해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한국교회의 상황을 냉정하게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현재 교회가 그래도 유지되고 있는 건 20년 정도 늘어난 평균수명 덕이라고 봅니다. 만약 평균수명이 늘지 않았다면, 전체 교인 수는 지금의 약 절반밖에 안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오래 살게 된 덕분에 고령 교인들이 교회에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 것이죠. 이분들마저 돌아가시면 교인들의 수가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문제는 저 같은 목사들이라고 생각해요. 지도자들인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입니다. 목사들이 바닥까지 낮아져 섬기고 헌신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오히려 군림한 까닭입니다. 그렇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적 각성이 일어나야 합니다. 내 탓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섬김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저 역시 부족하지만 그런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 정서영 목사
개신대학원대학교(신학석사)와 서울기독대 대학원(Ph.D.) 등을 나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대표회장,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 대표회장 등을 역임했다. 예장 합동개혁 총회장이기도 했던 그는 지난해 예장 개혁과의 합동총회에서 통합된 교단의 첫 총회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충신중앙교회 담임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 한기총 제26대 대표회장에 당선됐고, 최근 제27대 대표회장으로 연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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