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텐트메이커> 출간 기념 포럼이 30일 저녁 서로교회(담임 김창동 목사)에서 열렸다.
최주광 목사(홍예교회 담임)가 집필한 저서 <텐트메이커>는 지속 가능한 교회와 목회자의 이중직이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에 대한 최 목사의 자기서사적 신학이 담겨 있다.
포럼에서 최주광 목사가 ‘작고, 흩어지는 교회 되기/하기’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최 목사는 “저마다 교회의 위기를 말한다. 점차 종교가 사라지고 있다고 답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세속화된 사회’이기 때문이다. 천막을 치고 십자가만 걸어 놓아도 사람들이 몰려들던 때는 지났고 이제 교회는 존재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며 “교회는 사회 속에 존재한다. 사회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삶의 자리이자 오랜 시간 문명이 형성되고 실현되어 온 공간이다. 그런데 사회는 다양한 사람의 욕망이 교차하는 현장이며 교회는 반대의 길로 가고 있는 공간이다. 교회가 교회 안에서 빛과 소금을 넘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존재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면서 10,000개 이상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 외 버티고만 있을 뿐 언제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을 교회들도 수두룩 하다. 교회 재정을 위해 목회자들은 하나 이상의 직업을 갖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일터로 나오기 시작했지만, 현실은 목사가 되기 위해 오랜 시간 해왔던 공부들이 먹고사는 일에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것에 좌절하게 된다. 청빙과 개척이 힘든 지금, 지속 가능한 목회를 위해 일과 목회를 병행하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고 했다.
최 목사는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하나님의 이름이다. 이들은 각각 다르게 하나님을 경험했다. 제한적 인간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환경에 따라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하나님은 이런 분’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게 하나님이야’라고 말하는 순간 그것은 우상이 된다. 교회도 다르지 않다. 주께서 세우신 교회는 ‘선교하는 교회’여야만 한다”며 “다만 그것이 ‘단 하나의 방식’일 수는 없다.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고 그것을 반복하는 것은 기독교의 신앙이 아니다. 끊임없이 묻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교회는 새롭고 다양하게 표현된다. 때로는 실패하고 뒷걸음질 칠 수도 있지만, 이제와는 다른 교회를 상상하며 나아가는 발걸음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로운 형태의 교회들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모이지만,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새로움’은 더 이상 새롭지 않게 된다.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교회에 머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저의 경험도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교회의 지속성을 위해 교회로부터 목회자가 재정을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러나 사람이 모이고, 모임에는 재정이 필요했으며 상황이 좋지 않았던 저와 제 아내에게 교회를 유지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며 “그런데도 교회를 찾아온 성도들과 예배를 드리며 교제하는 시간은 좋았지만, ‘내가 빠지면 이 모임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에 때론 의무감도 들었다. 그러나 이는 제가 의도하던 바가 아니었다”고 했다.
최 목사는 “비록 힘들더라도 하나님이 존재하는 방식이 사랑이며, 사랑하는 자리에 하나님은 계신다는 믿음을 붙들고 가고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에게 사랑할 만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관계하는 일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교회는 울타리를 넘어 일터에서도 사랑으로 존재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기 위한 이중직어어야 한다”며 “우리나라 문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쏠림현상’이다. 뭐가 좋다면 다 그것만 하는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로 대형교회를 지향하며 대형교회에서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앞다퉈 유행처럼 따라 했지만, 결과가 늘 성공적이진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교회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트렌드를 알기도 쉽지 않고, 안다고 반드시 변화가 뒤따르는 것도 아니다. 성공 모델이 있는데 따라 해도 되지 않으니 결국 모든 것은 ‘자기 탓’이 된다”며 “선교적 교회의 개념은 ‘교회 안을 사람을 어떻게 채울지’를 고민하던 질문이 ‘어떻게 사람들 사이에서 교회로 존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일과 목회를 병행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선교적 교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최 목사는 “세속화된 사회는 ‘너희가 믿는 것은 자유지만, 그것을 하나님의 진리로 강요하지 말라’고 말한다. 교회로 ‘오라’는 초청을 폭력으로 여기는 시대다. 그렇다면 이제 교회는 담을 허물고 스스로의 매력을 보여 줘야 한다. 목회자가 스스로 먹고사는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그래서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설 수만 있다면 교회는 훨씬 다양한 매력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일터와 교회를 분리해서 일은 그저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일터는 전도를 위한 장소 정도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성과 속을 구분하고 일상과 영성을 분리하는 경계를 허무는 사람, 이것이 이중직 목회자들의 정체성이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텐트메이커>를 읽고 어느 이중직 목회자는 ‘정답이 없는 길은 격려와 위로 없이는 갈 수 없다. 그 고통과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없으면 가기 힘들다’고 했다. 정말 쉽지 않다. 그런데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일이 중요하다. 하기 싫은 일이라도 그것을 지속하는 우직함이 필요하다. 결국엔 꾸준함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 줄 것이다. 이중직 목회자들을 통해 믿음을 찾아 교회를 떠난 이들이 사람들 사이의 교회로 세워지는 일들을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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