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역사학회(이재근 회장)가 13일 오후 제420회 학술발표회를 서울 마포구 소재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에서 ‘한국 기독교계 원로와의 대화, 역사학자 윤경로 교수의 신앙과 학문’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한규무 소장(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광주대 교수)의 사회로, 윤경로 박사(전 한성대 총장, 역사문화학 교수)가 대담자로 나섰다. 한국기독교연구소 온라인 유튜브로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윤경로 박사는 대학시절 신장염을 앓아 몸이 좋지 않았고, 친구 어머니를 통해 안수기도 집회를 가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여러 집회 참석을 통해 신유 체험을 하게 되면서 신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이후 가까운 교회 새벽예배를 다니게 되었다고 했다.
윤 박사는 “1968~1969년 당시 ‘대학생 성경읽기’라는 문구를 보고 찾아가게 되었는데, UBF(University Bible Study,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였다. 거기서 고대모임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참석하게 되었다”며 “이후 주변의 신학공부 권유도 있었지만, 일반대학 공부를 먼저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험을 치고, 고려대 사학과 학생으로 입학해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학을 염두해 두고 사학과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주로 UBF 활동을 했다. 당시 고대 사학과에는 훌륭한 교수님들이 많았다”며 “이후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한 교수님이 ‘선생을 하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김교신과 한국’이라는 책을 주셨다. 그 책을 보면서 일제시대에도 훌륭한 분이 있었다는 사실에 깊은 감동을 받아 교사가 되기로 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몇 년간 교사 생활을 했지만 회의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신학공부를 다시 준비하기에 이르렀고, 1980년 대 당시 일반대학원에서 기독교사를 전공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그때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등장했다. 그리고 ‘신앙과 학문’의 동료들을 만나게 되면서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했다.
이어 박사학위 첫 논문으로 「105인사건을 통해 본 신민회 연구」(고려대, 1988)을 발표했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한규무 소장은 “일반대학 박사학위 논문에 기독교가 들어간 학위논문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장으로 부임했던 것에 대해 윤 박사는 “많이 고민이 있었고, 기도했다”며 “역사는 하나님과 민족 앞에 고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친일 문제는 역사학자로서 꼭 정리해야 되는 부분이라는 생각에 맡게 되었다”고 했다.
끝으로 윤 박사는 “지난날을 돌아보면 학문도 신앙도 부족했다. 저의 인생관은 들러리 역할을 잘 해왔던 것 같다”며 “UBF에서 활동할 당시, 시몬 베드로와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떤 면에선 열정적인 신앙을 가졌지만, 세속적인 부분도 있어서였다. 그런 저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아내”라고 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를 위한 많은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며 “바라기는 연구소가 앞으로 후학들이 많이 나와서 한국기독교의 역사, 성공적인 역사적 흔적들이 후손들과 세계에 잘 알려지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윤경로 박사는 소장도서 2,000여 권을 양주시 옥정도서관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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