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파선교회와 (사)한국순례길이 10일 오후 서울 정동제일교회 아펜젤러홀에서 ‘서울근대기독교 역사문화지원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 앞서 참석자들은 최근 소천한 故 박상은 원장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인은 생전 (사)한국순례길 이사장이었다. 참석자들은 박 원장이 평소에 좋아했던 찬양인 ‘내가 늘 의지하는 예수’를 찬양했다. 이어 김억 목사(아프리카미래재단)가 대표기도를 드렸다.
이어진 심포지엄에는 전재규 총장(대신대학교 명예총장)이 ‘청라정신과 대구 경북 근대역사문화’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전 총장은 “지금 이 시기는 혼란스러운 시기다. 이럴 때 교회가 바로서야 하는데 교회사를 알려면 자유 대한민국이 어떻게 세워졌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제가 진행하고 있는 청라정신은 자유 대한민국 이승만 대통령 이하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세워졌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를 위해서 지난 15년 동안 대구에서 청라정신이 무엇인지 많은 사람들과 모여 연구하고 알렸는데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했다.
그는 “청라정신은 청교도 정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 1620년 12월 21일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대륙을 향해 기나긴 항해를 한 영국 청교도들에 미국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들은 17, 18세기 미국 기독교 쇠퇴기에 대각성 운동으로 삶과 신앙을 일깨웠다. 또한 이들로 인해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펜실베니아 대학 등이 설립되었고 칼빈주의 청교도 신화에 근거한 프린스턴 신학교가 설립되어 미국 북장로교총회가 관장한 해외 독립 선교부에서 내부 선교사들을 파송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전 총장은 “이를 통해 1893년 많은 선교사들이 조선 땅에 입국했으며 대구, 경북 지역으로 향했다. 이들은 복음, 교육, 의료 선교를 했으며 직업학교를 설립했다. 이렇게 청교도 정신을 품은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들의 복음, 교육, 의료 활동이 대구, 경북 근대 문화의 초석이 된 것”이라며 “그러나 한민족의 개화기와 맞물려 발생한 청라의 정신과 역사적인 위상들이 안타깝게도 최첨단 기술과 타원전 문화, 물량주의적 가치관과 개인주의 등으로 현재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 역사문화 운동본부는 우리 믿음의 선진들이 땀과 헌신, 희생으로 이룬 역사, 문화유산들을 더 가치 있게 보존하고 지키고자 지난 7년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청교도 정신이 살아 숨쉬는 청라 언덕을 새롭게 조성함과 더불어 근대 역사문화의 발원지인 청라 언덕을 중심으로 대구, 경북권을 잇는 4개의 역사 문화 벨트를 조성해 선교 기념관 및 박물관을 건립하여 혼신의 힘을 가하고 있다. 그 결과 대구 중심에 대구 근대 골목이 형성돼 청라 언덕부터 대구 도심의 근대 역사문화 자원을 토대로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광화에 성공시켰다”고 했다.
전 총장은 “오늘 심포지엄 전 서울 순례길을 탐방했다. 우리가 있는 정동제일교회도 순례길의 장소 중 하나이다. 탐방을 하면서 여러 번 정동제일교회를 지나고 이 근처를 많이 둘러보았을 때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는 영국, 미국을 통해 들어온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았으며 오늘날 대한민국이 어떻게 세워졌는지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며 “이 땅에 있는 길은 두 길이 있다. 하나는 인류 역사의 길이며 다른 하나는 인류 역사의 중앙을 흐르는 구속사의 길이다. 옛날에는 순례길이라고 하면 십자군 전쟁, 그 이전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3대 절기 중 예루살렘에 가는 길이 순례길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성도들에게는 이 순례길을 따라서 순례길을 바로 알고 순례길을 바로 걸어갈 때 천국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순례길은 복음이 이 땅에 들어와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우리에게 주셨고 복음을 온 땅에 전하고 하나님의 증인이 되는 것이 순례길이다. 청라 정신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더 열정을 가지고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장정화 기획국장(한국순례길)이 ‘서울의 근대기독교역사문화지원 현황과 현실’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장 국장은 “역사문화도시 서울은 다양한 유산을 지녔으며 조선시대의 궁궐과 유구, 선사유적에 이르기까지 복원하고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애써왔다. 한국 역사 가운데 가장 큰 변혁은 일제강점기와 서양선교사에 의해 형성된 ‘근대역사’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5,000년 찬란한 역사 속에 이어져온 신분 사회와 남존여비사상으로 여성과 천민은 존중 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녀는 “140년 전부터 한국 땅을 밟은 선교사들은 서울에 선교 구역을 나눠 위생에 취약했던 이 땅에 학교와 병원을 가장 먼저 세웠다. 일제강점기속에서 조선 땅의 독립을 위해 함께 나섰던 선교사의 발자취는 3.1 운동의 발자취와도 같았다”며 “선교사들은 이화학당을 설립했는데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이름도 없던 갑분이와 끝순이들은 이 땅을 너무 사랑한 선교사의 사랑과 배움을 통해 의사, 선생님, 전도사가 될 수 있었다. 우리는 이처럼 아끼지 않고 희생했던 이름 없는 분들을 포함한 모든 분들게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장 국장은 “수많은 침략의 역사를 거쳐 정부를 세우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받은 선물, 선교사로부터 받은 선물은 셀 수 없다. 그 선물이 어디에 있는지 하나하나씩 꺼내 봐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받아온 선물들을 통해 다음세대에게 무엇을 줘야 할까? 첫째, 역사성을 줘야 한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그 역사에는 장소가 있으며 해당 장소를 발굴하고 찾아가야 하므로 책 속에 잇는 이야기들을 실제 가져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서울의 근대 기독교 역사문화 자원의 현황을 조사해본 결과 주로 종로구 중구에 밀집되어 있으며 대다수가 강북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중에는 멸실된 곳이 많았으며 서울 미래유산 등재를 통해 발굴·보존이 된 곳들이 있었다”며 “현재 서울시 51개소로 조사된 유적지를 대상으로 탐방루트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중 종로지역과 서대문지역의 탐방루트를 도면화 한 결과 서울지역의 탐방루트 프로그램은 도보 이동 타입과 차량 이동 타입을 나눈 유형 세분화기 필요하며 루트별로 휴식 차원의 머물만 한 장소와 전반적인 유적지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역사관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장 국장은 “현재 남아있는 유적지 중 선교사의 집이 있는데 종로구 사직동에 선교사 주택(남감리교)이 있다. 이곳은 사직2구역 재개발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1906년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구역에는 1920년대 들어선 한옥과 일본식 주택, 프랑스식 양옥들이 크게 자리잡고 경사면에는 오밀조밀하게 담장없이 벽이 붙은 맞벽건축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해방 직후 세워진 ‘사직교회’를 비롯해 보존 가치가 많은 근대 건축물이 자리 잡고 있다”며 “선교사의 집을 보존하기 위해 먼저 보존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16년 대안공간 ‘사직동 311’이 만들어졌다. 이후 어반스케치 작가들을 섭외하여 지속적으로 사직2구역 스케치 지원과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미술수강생을 모집해 대안공간 사직311에서 그림 활동을 펼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보이는 세상 속에 살면서 보이지 않는 것들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 속에서 지킬 것과 버릴 것에 대한 구별이 필요하다. 그것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것을 경험할 때 우리는 힘을 얻고 새롭게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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