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라고 하면 흔히 ‘헛되다’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마치 인생을 다 살아본 사람이 자신의 파란만장한 삶을 돌아보며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전도서는 쾌락지상주의나 허무주의 입장이 전혀 아니다. 엄청난 부와 지혜를 가졌던 솔로몬이 자신의 인생을 시험하며 인생의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변하지 않는 진리가 오직 하나님밖에 없음을 전한다. 최고의 지혜는 창조주를 기억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신자를 지향하는 사역자인 강신욱 목사(낮은울타리교회 담임)는 독자의 눈높이에 맞는 쉽고 친절한 대화를 이를 풀어낸다. 인생의 참 목적과 의미를 찾아 전도서를 새로운 관점으로 정독해보기 원하는 독자들을 위해 강 목사는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솔로몬이 진리를 찾기 위해 철학 사조로 하면 쾌락주의적 방법으로 여러 가지를 시도해봤는데 진리에 도달하지 못하고 오히려 깊은 공허감에 빠지게 되더라는 말입니다. 세상에서 행복의 조건이라는 것을 추구하고, 다 얻고 누리면 행복할 것 같은데 실상은 행복하지 않더라는 겁니다. 하나님은 기뻐하시는 자에게 ‘지혜와 지식과 희락’을 주시는데, 이건 어떤 신비한 비밀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삶을 감사함으로 누리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은 자기 욕심을 위해 수고하는 거죠. 그러나 그 사람은 자신이 수고한 만큼 다 누리지 못하고 죽으니 헛되다는 겁니다”고 했다.
이어 “사람이 아무리 수고를 하고 재능이 탁월하다 하더라도 하나님이 정하신 큰 틀인 시간과 공간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겁니다. 사람은 하나님이 정하신 큰 틀 안에서, 일상을 반복하며 살도록 하신 작은 틀 속에서 사는 작은 존재임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는 세상에서 많은 걸 누렸지만 그것이 헛되고 부질없다는 걸 알았지요. 나이가 많이 들어서 고집스러운 늙은이가 된 게 아니라 오히려 절대자의 영원한 구원을 바라는 작은 자의 마음을 갖게 되었음을 고백합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하나님이 세상에 허락하신 것도 겸손히 받아들입니다. 잠언 16장에서 솔로몬은 ‘악인도 쓸 데가 있다’라고 했습니다. 타인에게 경계(鏡戒)가 되니까요. 다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세상에서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의 다스리심과 섭리를 믿고 기다리지요. 전도서에 자주 ‘헛된’이란 단어가 반복되는데, 전도서는 분명히 허무주의 입장이 아닙니다. 허무하고 의미 없는 인생인데 즐거워하라고 하고, 깔끔하게 하라고 하고, 열심히 살라고 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지요. 여기서 ‘헛된’의 의미는 인생이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안개와도 같다는 겁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신앙은 이벤트가 아니라 생활이고 삶입니다. 일상이 어떻게 상승 곡선만 그리겠습니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게 당연하지요. 비가 온다고 핑계 대고, 햇볕이 뜨겁다고 핑계 대면 농부가 어떻게 농사를 지을까요? 일상이든 신앙이든 꾸준하고 성실하게 하는 것이 무언가를 이루는 순리입니다. ‘소확행’이란 말처럼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하나님이 주셨는데 욕심꾸러기 인간은 그걸 행복이라고 여기지 않고 다른 조건을 채우려고 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그날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고 누리며 살기를 바라신 겁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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