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장의 이 발언은 신학교육부 보고 도중 한 총대가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를 비판하고, 또 여기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한 총대는 이번 정기총회가 개회하기 전 총회 장소로 명성교회가 선정된 것을 반대하는 기도회가 장신대에서 열렸는데 이 기도회 측에 장소를 제공한 장신대를 비판했다. 교단의 신학교가 소위 ‘세습방지법’에 대해 특정 입장에 선 쪽에 기도회 장소를 제공해선 안 된다는 취지였다. 그는 이와 관련해 조사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한 총대는 “신학대에서 기도회를 할 수 있는 자유가 없고, 그것을 관용적으로 받아줄 수 있는 아량이 없다면 극단적 보수주의로 빠질 수밖에 없다”며 “반대를 이야기 할 수 없는 영적 분위기라 한다면 앞으로 청년들은 다 교회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밖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당사자인 김 총장이 직접 발언에 나서게 된 것. 그는 “그 동안 학교에 대해 수많은 오해들과 낭설들이 퍼져서 지난 3년 동안 학교는 그 부분을 새롭게 만회하느라고 참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총장은 “학교는 학교 구성원이나 동문들이나 지역교회에서 시설을 요청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대여를 하도록 규정이 되어 있다”며 “이번 기도회 건은 동문들이 총회를 앞두고 총회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장소 대여를 요청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다만 두 번의 기도회 가운데 한 번은 다소 정치적으로 달리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9월 15일 학교에서 한 기도회에 대해서는 총회를 위해서 기도한다고 하는데, 더군다나 동문들이 와서 기도한다고 하는데 거부할 아무런 방안이 없었다”고 했다.
김 총장은 “학생들이 한 기도회가 아니었다.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을지는 모르지만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았고, 저 역시 지방 일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다”며 “학교를 정해서 동문들이 와서 기도회를 한 것이지 장신대가 총회를 반대하는 기도회를 주관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신대는 무지개 신학교가 아니다. 무지개 총장 아니다. 어떤 프레임을 씌워 학교를 공격하지 말아달라”며 “젊은이들이 우리가 총회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고 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총대님들이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총장이 표현한 ‘무지개’라는 것은 장신대를 둘러싼 소위 ‘무지개 논란’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몇 해 전 장신대 일부 학생들이 채플에서 동성애 등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등, 장신대와 관련한 동성애 논란이 일면서 일각에서는 장신대가 동성애를 반대하는 교단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 총장이 기도회 건과 관련된 논쟁에서 갑자기 ‘무지개’를 언급한 것은 장신대가 특정 진영에 속해있지 않다는 것을 강변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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