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용서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행위이며 부자연스러운 반응이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느낄 때 용서하지 않을 이유를 얼마든지 생각해 낼 수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필립 얀시가 평생 천착한 주제는 고통, 용서, 은혜이다.
그는 용서와 은혜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싶은 이들, 하나님과 더 친밀한 관계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주기도문으로만 읆조리는 관념적인 용서를 넘어서 그리스도인 자신과 속한 공동체에 시급할 뿐 아니라 세상이 간절히 찾고 있는 용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천해야 하는지 보여 준다.
저자는 책 속에서 “은혜라는 시험에 통과한 이들도 있고 실패한 이들도 있다. 이는 큰 위험이 따르는 문제다. 원한이 대물림되면서 가정 안에는 물론이고 국가 간에도 적대감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잔인한 역설이지만, 용서하지 않으면 그 부정적인 영향력이 가장 심하게 미치는 쪽은 바로 피해자다”고 했다.
이어 “용서를 가로막는 것은 하나님의 침묵이 아니라 우리의 침묵이다. 하나님은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기신다]’(눅 15:20). 하나님은 언제나 두 팔을 벌리고 계시는데 우리가 등을 돌릴 뿐이다. 예수님의 비유를 묵상하면 할수록 복음의 계산법을 묘사하는 ‘스캔들’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든다. 예수님이 은혜에 관한 이러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것은 우리가 눈에는 눈으로 식의 비은혜 세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하나님의 무한한 은혜의 영역에 들어가도록 부르시기 위함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용서가 결코 쉽지 않고 그것이 완전히 만족스럽다고 생각한 경우도 거의 없다. 불의는 끈질기게 남아 있고 상처는 여전히 고통을 유발한다. 오래전에 하나님께 맡긴 줄 알았던 문제의 잔재까지 모두 내어 맡기며 몇 번이고 계속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 내가 그렇게 하며 사는 까닭은, 복음서에서 내가 나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주는 것같이 하나님이 내 죄를 사하여 주신다고 명백히 둘을 하나로 묶어 놓았기 때문이다. 용서보다 어려운 게 딱 하나 있는데 바로 용서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용서는 인간의 본성에 어긋나는 것이기에 어려운 기술을 연습하는 것처럼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 마틴 루서 킹 주니어는 말했다. ‘용서란 단지 가끔 하는 행동이 아니라 영구적인 태도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줄 선물로 은혜와 용서를 지지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보다 더 위대한 것이 있을까? 결국 용서란 믿음의 행위다. 남을 용서함으로써 하나님이 나보다 정의를 실현하는 데 뛰어난 분이심을 믿는 것이다. 용서함으로써 복수의 권리를 거두고 공평의 문제를 하나님께 처리하시도록 모두 넘겨 드리는 것이다. 정의와 자비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할 저울을 하나님 손에 놓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필립 얀시 작가는 영미권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지성인으로 손꼽히는 저술가다. 기성 교회가 지닌 상투성을 예리한 문제의식과 역동적인 필치로 파헤쳐 대안을 모색하는 힘과 매력을 지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저서로는 <아,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예수님이 읽으신 성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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