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선교사(네팔 카트만두 소재 언약학교 이사장 겸 교사)는 한동대학교를 졸업하고 27세에 네팔 선교사가 되었다. 선교사가 된 이듬해부터 진 선교사는 네팔 카트만두 소재 ‘언약학교’의 이사장이 되어 사역을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섬기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선교사 열전, 선교 대상에게 사역의 권한을 일찌감치 이양하고 동역해온 ‘조기 선교 이양의 사례’이자, 제3세계 국가에 필요한 교육 선교의 철학까지 담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한다. 자기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겠다는 비전 캐스팅을 셀프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셔도, 자기 인생의 계획이 설정된 사람은 그 계획을 바꾸지 않는다. 그러면 아무리 능력이 많아도 하나님이 쓰실 수 없다. 우리가 인생 계획을 정하지 않았을 때, 하나님이 불러주신 것이 마치 스패어타이어처럼 쓰임받은 일 같다. 사람의 능력을 보고, 누구는 이런 능력이 있으니까 여기에 쓰고, 누구는 저런 능력이 있으니까 저기에 쓰고 하는 개념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렇게 해서 네팔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사람이 이 땅에서 예수 그리스도처럼 산다는 것은 감동과 간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종으로서 예수처럼 산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런 삶을 엇비슷하게나마 살아본 사람으로서 내가 깨달은 사실은, 예수의 삶을 산다는 것은 곧 종이 되신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세상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라는 정체성을 가진 동시에, 가장 낮은 종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내가 아들이지만 종이 되는 것이다. 넓은 길을 갈 수 있지만, 좁은 길로 가는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네팔의 문화를 이해한 다음, 다르게 행동하기로 했다. 내가 취한 방법은 그들이 회의할 때 그냥 기다리는 것이다. 요즘엔 회의 시간을 통보받아도 아예 시간에 맞춰 가지 않는다. 보통 30분 뒤에 간다. 그래도 아직 다 와 있지 않을 것이라서 상관없다. 어떤 날은 내가 가장 늦게 가기로 했다. 주변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그러자 한참 뒤에 그들이 내가 어디 있느냐고, 이제 다 모였고 결론을 내려야 하니 오라는 전화가 왔다. 결국 그들과 같아진 것이다. 그게 가능했던 건 내가 선교사로 왔을 때 젊었기 때문 같다. 한국에서 회사 생활이나 교회의 전임 사역을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 물론 그 때문에 실수가 잦았고 미숙했다. 하지만 한국 방식으로 회의를 해본 적이 없는 것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네팔에서 유연성을 가지는 장점이 되었던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네팔이라는 선교지가 현대화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기독교 인프라와 인재의 폭은 여전히 좁다. 이 사회에서 기독교는 아직 소수이다. 이런 선교지에서 선교사가 오래 함께 할 현지인은 자기 마음에 드는 세련되고 똑똑한 사람이기보다, 반대로 아쉽고 답답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변화를 좋아하지 않으며, 자기 문화를 고수하려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능력은 부족하고 관계를 맺는 면에서도 한계를 드러내지만, 결국 사역을 이어나갈 사람은 이런 부류일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이런 연약한 사람들의 지도력을 개발해 이양해가는 과제를 감당해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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