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내 구금된 탈북민들을 강제북송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7일 서울 명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진행됐다. 이 기자회견은 북클럽, 강제북송진상규명국민운동본부, 바른교육교수연합, 에스더기도운동, 전국탈북민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전국통일광장기도연합, 탈북민강제북송반대세계연합, 탈북민자유연대 등이 공동 주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재형 국회의원(국민의힘)은 “지난 6월 13일 미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가 중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주제로 개최한 청문회에서 중국 구금시설에 억류된 탈북민 2,000여 명의 강제북송이 임박했다는 정보가 공개됐다”며 “코로나 팬데믹에 의한 북·중 국경폐쇄로 탈북민 강제북송이 중단됐다가, 코로나 사태가 완화됨에 따라 국경이 열리게 되면서 그동안 구금돼 있던 탈북민 2,000여 명을 강제북송시키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탈북민들 증언에 의하면, 북한으로 강제송환될 경우 북한 보위부에 의해 구타, 성폭행, 고문 등을 당하고 심하면 목숨까지 잃게 된다고 한다”며 “임신부들은 강제낙태, 영아살해까지 경험했다고 한다. 고문 후에는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거나 노동단련대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하다가 죽기도 하고, 살아나와도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 그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과 의정서, 고문방지협약의 강제송환금지원칙에 따라 탈북민의 기본적 권리를 존중하고, 중국에 억류된 탈북민들이 한국 혹은 제3국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말할 수 없는 잔인한 고문과 강제노동 등으로 탈북민을 탄압하는 북한이 세계 최악의 인권유린 국가임을 인정하고 강제북송을 중단해야 한다”며 “더욱이 중국은 UN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며, 유엔인권이사회의 이사국이기도 하다. 국제 평화와 안전 그리고 인권문제에 있어서 그 직무에 맞는 책임을 다해 모범적인 국가로서 다른 국가들을 선도해야 할 위치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강제북송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한민국과 국제사회가 시정을 요청해온 문제임에도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것은 더는 이해할 수 없다”며 “이에 오늘 중국 정부가 국제법과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따라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강력히 촉구하는 바”라고 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에 따라 북한을 이탈한, 우리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민들이 공포와 굶주림으로부터 자유를 얻도록 인권을 보장하고 관대히 대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죽음을 무릅쓰고 압록강, 두만강을 넘어 온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시켜 왔다. 이제라도 강제북송 중단을 선언하고 문명 국가로서 인류애를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며 “중국 정부는 ‘유엔 난민협약’과 ‘유엔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에 따라 탈북민에게 유엔 난민의 지위를 인정하며, 고문받을 위험이 있는 국가로 강제송환을 엄격히 금지하는 ‘고문방지협약’에 따라 탈북민들이 자유대한민국 또는 희망하는 제3국으로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또한 “중국 정부가 강제북송을 중단하고, 탈북민들이 한국이나 제3국으로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는 그날까지 우리 정부와 국민들, 전 세계 양심이 함께 일어날 것을 요청드리며, 저 또한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탈북자는 “저는 90년대 북한을 탈출했다. 중국 정부는 탈북민들을 불법체류자로 규정하지 말라”며 “중국 정부가 탈북민 약 2000명을 강제북송한다면, 무고한 피를 흘리는 죄를 범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탈북민들이 북송되면 죽음에 처한다. 이들을 북송시키면 광야로 내모는 악행”이라며 “중국 정부가 선처하는 마음으로 우리 탈북민 2000여 명을 북송시키지 말고 자유대한민국으로 보내도록 해달라. 무고한 피를 흘린다면 이를 계산하는 심판자가 있음을 알고 선처해달라”고 했다.
김명아 목사는 “2021년 6월, 중국 심양에서 잡힌 20살이 된 내 딸이 중국 공안국 구류소에 있다. 그녀는 2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불쌍한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해달라”며 “딸이 공안에 잡혀 있다는 사실에 심신이 무너져 내린다. 공안에 잡혀 북송이라는 위기에 처했는데, 북송은 곧 죽음”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2년이 넘는 세월 동안 누군가의 구원을 바라는 딸을 보면 죄스럽다. 구원해주지 못하는 엄마가 미안하고 안쓰럽다”며 “애타게 기다리는 엄마 품으로 돌아오도록 해달라. 북송이라는 죽음의 문턱에서 딸의 생사가 판가름된다니 마음이 무너져 버린다. 중국만이 해결할 수 있다. 딸을 비롯한 탈북민 2000여 명을 난민으로 인정해 엄마 품으로 돌아오도록 해달라. 중국 감옥에 구류된 탈북민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달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했다.
북클럽 대표 최태성 전도사는 “북송 위기에 처한 2000여 명 탈북민 가족들의 아픔을 닦아주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라며 “헌법 3조에 따라 북한이 우리나라 영토에 속함에 따라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사람이다. 대한민국 사람인 탈북민 2000여 명의 구출을 위해 정부는 국민들에게 무엇을 보여줬는가”라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 강제북송돼 북한감옥에 억울하게 숨진 누나를 둔 자로서 2000여 명의 탈북민 가족의 마음을 합쳐 대한민국 국회와 정부는 자신의 본분을 성실히 이행하라”며 “정부와 국회는 아버지와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국회에 관련 법안을 상정하여,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 동원해 2000여 명의 탈북민을 구출하라. 이것이 국회의 본분이자 의무이며, 존재의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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