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토스테론은 남성호르몬으로서 주로 고환에서 콜레스테롤로부터 합성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여성에서도 테스토스테론이 소량이나마 존재하며, 주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이 테스토스테론이 방향화효소에 의해 화학 구조가 변환된 물질이라는 사실이다)
호르몬은 신경전달물질과 마찬가지로, 목표기관의 세포에 있는 수용체(receptor)와 결합하여, 열쇠에 의해 자물통이 열리듯, 해당 세포가 활성화 한다. 세포가 모여 기관이 되고, 기관이 모인 것이 인체이다. 그래서 성호르몬의 차이에 의해 남녀간 몸이 다르게 발달한다. 인간의 뇌에도 성호르몬 수용체가 있어, 뇌도 남녀간 다르게 발생하고 행동에도 성 차이를 나타낸다. 이런 테스토스테론의 작용은 유전정보에 따라 태아 때부터 발견된다, DNA 수준에서는 테스토스테론의 작용은 수용체 유전자의 염기서열에서 “CAG repeats” 현상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은 무슨 기능을 하는가? (여기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엿볼 수 있다)
첫째, 인체 발생 과정에서 태아기 때 남성의 일차 성징, 즉 음경, 고환, 정낭, 전립선 등이 형성되게 한다. 이로써 남녀 성기가 기본적으로 구분된다.
둘째 출생후 소아기 때 테스토스테론의 농도는 낮게 유지되는데, 그 기능은 확인되지 않으나 아마도 뇌의 남성화에 기여하는 것 같다고 한다.
셋째, 사춘기에 이르면, 유전적 시간표에 따라 테스토스테론이 폭발적으로 많이 분비되어 이차성징으로 남성 성기가 커지고, 정자가 생성되며, 성욕(sexual motivation)이 나타나게 만든다. 남자 청소년들이 성에 대한 생각이 증가하고 성욕을 느껴 성행위를 시작하려 한다.
그리하여 성인이 되었을 때 테스토스테론이 높을 때 생식성공율(reproduction success) 높아진다. (생식 성공은 자녀 수가 많은 것 뿐 아니라 그 유지, 나아가 자식들의 자녀 수가 많은 것 까지 포함한다) 예를 들면 배란기 중의 여성의 체취(cue 신호. ovulating cues)에 노출되면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증가한다. 그리하여 임신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자의 다자연애적 경향을 높인다. (동물의 경우 수컷들은 암컷을 차지하려는 경쟁에 나서며, 그 결과 수컷들 사이 계급(rank)이 정해진다.) 반면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감소할수록 그에 비례하여 성욕이나 발기능력이 감소한다. 수술이나 약물로 거세한 수준(여성 수준)이 되면 (성전환시술이나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 등) 심각한 성기능장애가 나타난다. 그래서 발기부전이 있을 때 인공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해 치료하기도 한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은 남자의 오르가즘 경험과는 관련이 적다. (여성에서 테스토스테론은 성적 쾌락과 관련이 있다 한다)
넷째, 테스토스테론은 이차성징으로 남자 청소년에서 골격을 크고 강하게 만들고, 근육을 증강시키며, 어깨가 넓어지게 하고, 턱과 코가 커지게 한다. 그래서 체격을 보고서도 남녀를 구별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의 몸에 털을 만들어 내고 결후를 크게 하고, 목소리를 저음으로 바꾸고, 여드름이 생기게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운동에서의 근력과 지구력을 증강시킨다. (여성 운동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이면 스프린트(단거리 질주) 능력이 8.3% 증가한다고도 한다. 그래서 남성 호르몬이나 합성 물질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스포츠에서 도핑검사의 대상이 된다.)
다섯째, 성호르몬이 성격이나 행동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하는 것은 학계에서도 뜨거운 관심사이다. 연구 결과 테스토스테론은 태아 때부터 발생도중에 있는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뇌에도 성호르몬과 그 수용체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 남성호르몬에 의해 뇌가 남성적 또는 여성적으로 각인(imprinting)된다. 그래서 뇌 구조나 기능이 남녀간 다소 다르며, 행동방식이나 성격도 다소 다른 것이다. 즉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적 행동방식이나 남성적 성격을 나타내게 한다. (여성호르몬은 여성적 성격과 행동방식을 나타내게 한다.) 즉 한 남자의 남성다움(masculinity)이나 한 여성의 여성다움(femininity)은 성 호르몬 때문이다. 즉 “젠더”도 기본적으로 생물학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다. 그리고 자라면서 부모의 훈육와 사회적 압력으로 그들이 속한 사회문화에 맞는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으로 강화된다.
대체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공간지각능력이 우수한데, 그 이유는 테스토스테론 때문이라 한다. 또한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높을 경우, 고통과 공포에 대한 내성(견디는 힘)이 증가한다. 그래서 남성이 경쟁적인 성향이 높고, 보다 모험적인 선택(risk-taking)도 불사하게 되며, (그래서 남자들에서 우울증이 덜 나타난다는 해석이 있다) 충동성이나 공격성도 높다.
남성의 공격성은 테스토스테론이 두뇌의 하부구조인 편도와 시상하부 등을 자극한 결과이다. 그 결과 행동적 및 언어적 공격 행동, 분노의 감정과 생각, 경쟁, 지배 행동 등이 나타난다. 또한 테스토스테론은 근육을 만듦으로 공격성 표현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래서 범죄자들에서 또는 경기 중인 선수들에서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높다. 이때 상부 구조인 전전두엽의 인지기능이 공격성을 인지하고 평가하여 그 표현을 자제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인간의 공격성은, 동물의 공격성에 비해, 가족적 및 사회적 훈육 즉 문명에 의해 많아 순화되어 왔다.
이러한 남성적 특성들, 즉 우수한 공간지각 능력, 강한 남성적 골격과 근력, 그리고 지구력과 질주력 등은 남성적 역할 즉 사냥에 유리하다. 현대의 직업 활동에서도 군인, 경찰관, 소방관, 등 위험하고 근력과 재빠름과 공간지각력이 필요한 직업에 남자들이 많다.
심리학자 바론-코헨(Simon Baron-Cohen)은 태아기 때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높을수록 두뇌가 체계화(systemizing)에 유리하게 발달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남성이 여성보다 수학 및 과학에 소질과 흥미가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면에 남자에서 공감(empathy) 능력과 언어능력은 저조하여, 자폐증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바론-코헨에게는 자폐증은 극단적 남성뇌(extreme male brain) 이다. 그는 이 "empathizing-systemizing theory" 이론으로 사회적 콤뮤니케이션 이론인 "theory of mind" (ToM) 가설 형성에 기여하였다. 그러나 그의 이론에 대해 페미니스트들은 neurosexism(뇌에 기초한 성차별)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물학적 차이는 차별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태아시기에 성호르몬은 뇌에 영향하여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정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관련 연구는 연구윤리상 허용되지 않는다. 태아기나 태어난 직후 성호르몬 자극을 추가하거나 제거함으로 성적 행동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다. 한편 성장 후의 트랜스젠더 사람에게 성전환을 위해 반대되는 성호르몬을 투여하더라도 실제로 전신의 세포 차원에서나 뇌의 차원에서 성전환이 일어나지 않는다. 더구나 사람의 자기결정으로 성전환은 당연히 일어날 수 없다. 참고로 남성호르몬을 감소시키는 요인은 다음과 같다: 무리한 근력 운동, 수면부족, 흡연, 음주, 비만, 과도한 포화지방 섭취 등. 그 반대는 테스토스테론을 증가시킨다. 즉 건강행동은 성기능도 건강하게 만든다.
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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