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정전 70년 평화축제’ 국제 평화 컨퍼런스가 26일 국군중앙교회에서 개최됐다.
‘정전 70년을 통일선교의 새 원년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한국교회와 디아스포라 한인교회, 세계교회가 함께 실천할 북한선교와 통일선교의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26일과 27일 양일간 진행된다. 특히 27일 오전에는 변화하는 국제 정세와 통일 환경 속에서 새 시대에 맞는 통일운동의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년간 각 분야 전문가가 연구하여 정리한 ‘통일선교언약’을 공식 선포할 예정이다.
7개 통일선교협의체가 연합한 정전 70년 평화축제 준비위원회 의장 박동찬 목사(일산광림교회 담임목사)는 이날 환영 및 개회사에서 “통일은 물리적인 것과 더불어 영적인 부분이 함께해야 온전한 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고, 그 온전한 통일은 하나님이 허락하셔야만 되는 일”이라며 “물리적 통일을 이루기 위해 먼저 우리가 하나 돼야 하는데, 남한 안에서조차 북한과 통일에서 나누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정전 70년 평화축제는 마치 요셉과 이스라엘 온 족속의 두 막대기가 연합되는 것처럼 우리를 하나로 묶어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한 예언적 행동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니엘이 예레미야 선지자의 글을 읽고 70년이 찼으니 이스라엘 회복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기도한 것처럼, 우리도 정전 70년을 맞아 소망을 가지고 기도함으로 하나님의 역사, 통일의 역사가 이 땅 가운데 반드시 이뤄질 줄 믿는다”고 말했다.
◇“통일이라는 그릇에 자유와 사랑으로 평화 가득 채워야”
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협의회 사무총장 이상택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개회예배는 국군중앙교회 그레이스 찬양단의 경배와 찬양에 이어 북한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정형신 목사의 대표기도, 정전 70년 평화축제 준비위원회 의장 박동찬 목사의 환영 및 개회사, 통일선교아카데미 원장 임헌만 교수의 설교, 선교통일한국협의회 공동대표 나성균 목사의 축도로 드려졌다.
임헌만 교수는 ‘카이로스의 언약’(단 9:24)에 대한 설교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복음통일을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며 “남북이 하나 되어야 하나님의 제사장 민족이 되어 온 세상에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제사장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사무총장 이수봉 목사가 정전 70년 평화축제 준비위원회에 속한 북한기독교총연합회,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훈련센터,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통일선교아카데미, 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협의회 회원들을 소개했으며,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고문 이상숙 권사(성공회대 사회학 박사)의 축사, 예장통합총회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 위원장 이동아 목사, 예장합동총회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 김찬곤 목사, 기성 북한선교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조기호 목사의 격려사가 있었다.
이상순 권사는 “우리 조상들은 믿음으로 나라를 식민지에서 자유국가, 자유국민으로 풀어냈고, 이 시대의 우리는 믿음으로 양분된 나라를 평화통일의 나라, 평화통일의 국민으로 풀어내는 일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고, 이동아 목사는 “이 땅에 속히 평화가 정착되고, 안전하고 안정된 나라를 꿈꾸며, 많은 단체가 수고한 일을 역사가 기억하고 하나님께서 기억하셔서 좋은 열매를 주실 줄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찬곤 목사는 “전쟁 기억은 사라지겠지만 전쟁 기록은 여전히 남아있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고, 평화적 남북통일을 소망하며 묵묵하게 전진해 나가고 세계에 흩어진 한인 디아스포라와 함께 하나님의 선교를 이뤄갈 것”을 당부했고, 조기호 목사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가 계속되는 북한 땅을 하나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주님의 마음을 품고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기도하며 고민할 것”을 격려했다.
곧이어 평화통일연대 이사장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목사)는 ‘정전 70년에 생각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를 주제로 기조 강연을 전했다. 박 목사는 “제가 해방둥이, 전쟁둥이이지만, 죽기 전에 통일둥이, 평화둥이가 되고 싶은 것이 꿈”이라며 “평화는 통일 다음에 오는 것이 아니라 전쟁 중에도 있다. 통일 이전 정전 상황에서도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화 목사는 특히 “자유와 사랑은 독일 기독교 통일운동의 핵심으로, 독일이 자유와 사랑으로 평화를 심으니 하나님이 통일을 만들어주셨다”라며 “평화는 알맹이, 삶의 내용이고 통일은 하나님의 그릇이다. 통일이라는 그릇에 담을 평화의 복음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고, 그릇을 채울 평화 만들기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평화의 복음을 채워갈수록 통일의 날이 가까워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 땅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자유’하게 하시는 그리스도의 복음이며, 동시에 ‘사랑과 섬김’이라는 그리스도의 헌신”이라며 “전자를 통일선교라고 말하면, 후자는 통일디아코니아”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군중앙교회 손봉기 담임목사는 정전 70주년에 국군중앙교회에서 국제 평화 컨퍼런스가 열리고 통일선교언약을 선포하게 된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며 “남한뿐 아니라 북한 지역에도, 보이는 나라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나라에도, 오늘의 대한민국뿐 아니라 내일의 대한민국도 지켜낼 한국교회가 되도록 기도한다”고 말했다.
◇통일선교 위한 세계 기독교 공동체와의 연대와 청사진 논의
이날 오후 진행된 세션1 ‘세계 기독교 공동체와의 연대’ 순서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복음통일을 위해 오랫동안 연대와 협력을 해 온 디아스포라 한인들과 세계 기독교 공동체가 영상 및 현장메시지를 전했다.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 오성훈 목사의 사회로 미주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대표 권준 목사, 유럽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대표 김현배 목사, 방콕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대표 신상태 목사 등 디아스포라 한인 지도자가 영상메시지를 전한 후, 한국OMS 대표 태수진 교수(서울신대)가 ‘통일선교를 위한 한국과 세계교회 간 협력을 기대하며’라는 제목으로 현장메시지를 전했다.
태 교수는 “약 23년 전 주님의 은혜로 한국에 와서 살고 있는 탈북자 친구들을 만난 것을 계기로 북한 사람들을 사랑하고 기도하고 있다”며 “그때쯤부터 오성훈 목사님을 만나 PN4N(북한과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네트워크)과 연결해 협력하고, 구윤회 목사님을 만나 평화나루교회, 사랑나루와 협력하며 여러 단체들과 연결하게 됐다. 앞으로도 북한 분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태 교수는 “북한이 복음에 활짝 열려 사역자들을 보내고, 제자를 훈련하고, 일꾼을 증식시키고, 교회 개척과 리더를 증식하여 결국에는 북한에서 세계로 선교사들을 파송하는 운동을 위해 기도한다”며 “통일선교에 관해 한국교회와 국제교회 사역에 큰 간극이 있는데, 통일선교를 위한 한국과 해외 선교단체 간의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일본 미야자키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대표 요시히사 노나카 목사, 몽골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대표 조슈아 뭉흐 목사, 독일 오순절교회 자유교회연합의 빈프레드 루들로프 목사, 독일 예나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미카엘 호프만 박사, 메시아닉유대인연합회 회장 아브라함 벤 호드 목사 등 세계교회 지도자들도 영상메시지를 보내왔으며,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상임대표 정성진 목사의 마무리 발언 및 마침 기도로 세션을 마쳤다.
정성진 목사는 “신냉전 시대가 극한 대립을 하고, 한국교회가 분열과 신뢰도 감소, 출석 감소의 어려움 속에서도 10개 교단이 연합(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협의회)하고 7개 단체가 정전 70년 평화축제를 갖게 된 것은 한 줄기 희망이며 하나님의 방법”이라며 “지금 통일의 가장 깊은 밤에도 새벽의 여명은 밝아오고 있다. 우리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식견을 넓혀가고 마음을 모아갈 때, 하나님께서 통일의 전선을 뒤바꿔 주실 줄 믿는다”고 말했다.
세션2 ‘통일선교의 구체적인 청사진에 대한 접근’ 순서에서는 통일선교의 구체적인 로드맵과 청사진을 발제하고, 참석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 센터장 하충엽 교수의 발제자 및 토론자 소개 후 고신 통일선교원 정종기 교수(아신대)가 ‘한민족교회 통일선교 청사진에 대한 하나의 시도’에 대해 주제 발제를 했다.
정종기 교수는 통일과 평화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기에 앞서 △통일선교의 데이터 베이스 만들기 △용어 통일(탈북민, 새터민, 탈북자, 북한이탈주민 등) △개념 정리(북한선교와 통일선교, 통일과 통합, 평화, 용서와 화해 등) △서로 다른 통일신학의 공통점을 찾아 공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북한선교를 위해 한국교회를 향한 제언으로는 △가장 먼저 사람에게 집중하고(북한 주민이 어느 곳에 있든지 그들을 대상으로 북한선교를 하며, 맞춤형 성경공부교재 준비) △한국교회의 북한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이루고(구제의 관점에서 선교적 관점으로 변화하고, 한국교회에서 북한 사람들 중심으로 주도권이 변화하며, 동족에서 타문화권 관점으로 변화하고, 통일목회에서 남북통합목회로 전환하기) △한국교회가 바로 서야한다(남남갈등 해결과 한국교회 신앙 회복, 동원 능력 키우기, 해외선교와 협력)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통일선교를 내일 하려 하지 말고 지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통일선교아카데미 사무총장 조기연 교수,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사무총장 이수봉 박사, 통일소망선교회 대표 이빌립 목사의 지정 토론과 질의 응답, 마무리 발언, 한국교회통일교단협의회 회장 김종길 목사의 총평 및 마침 기도로 마쳤다.
김종길 목사는 “우리는 기독교 이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통일을 연구하고 기도하고 실제화시키는 청사진을 만들기 때문에 기독교 색깔을 분명히 내야 될 줄 믿는다”라며 “통일이 안 되는 것은 북한 탓이 아니라 우리 탓이 맞다. 북한의 죄와 남한의 죄를 하나님 앞에서 저울에 달아보면 저들은 몰라서 우상숭배하고 하나님의 법을 어기지만, 알고 짓는 자범죄는 대한민국이 더 많지 않나.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전심으로 뉘우치고 회개하고, 저들을 호세아 같은 마음을 갖고 사랑한다면 하나님이 통일의 선물을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전 기념일인 27일 오전 국군중앙교회 본당에서는 세션3 ‘통일선교언약 선포식 및 출간 감사예배’가 숭실대학교 기독교통일지도자센터가 주관하고, 기독교통일포럼,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통일선교아카데미 공동주최로 진행된다. 1부 선포식과 서명식, 취지 및 경과보고와 2부 출간 감사예배 이후 참석자들은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으로 이동해 오후 4시부터 임진각 평화콘서트&기도회에 참여하게 된다. 또 27일 저녁 7시 30분 부산 수영로교회 사랑홀에서는 2023 부울경 통일 큰기도회가 부산성시화운동본부, 부산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주최, 마마·파파·청년연합기도회, 통일광장기도회, 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실무협의회, 수영로교회 주관으로 열린다. ‘분단의 장벽이 무너지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정성진 목사가 강사로 나서고, 이규현 수영로교회 목사가 환영사를 전한다. 이로써 지난 3월 1일 ‘정전 70년 평화축제’ 발대식 이후 진행된 3월 통일 컨퍼런스, 4월 씨앗기도회, 6월 DMZ 평화기도회와 이번 국제 평화 컨퍼런스로 이어진 평화축제의 대미가 장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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