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인천퀴어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해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금지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 목사, 이하 기감) 교단법인 ‘교리와장정’을 어긴 혐의로 정직 2년을 선고받았던 이동환 목사가 같은 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다시 교단에서 기소됐다.
24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소재 기감 경기연회 사무실에서는 이동환 목사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언론에 비공개 된 이날 재판은 이동환 목사 변호인 측이 재판 제척 사유에 따른 공소기각을 주장하면서 향후 재판 속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결론은 나지 않았다. 재판부는 추후 의견을 모아 31일 재판에서 재판 속행 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해당 재판에선 심사위원회·재판위원회 구성 등 재판 하자로 인한 제척 사유 문제가 제기됐다. 제척 사유는 경기연회 심사위원들·재판위원장 박인환 목사가 고발인인 설호진 목사와 같은 안산지방회 소속인 점(교리와장정 [1417] 제17조 심사위원의 제척 2항, 교리와정장 [1432] 제32조 재판위원 제척 및 기피, 회피)이다.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이 같은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재판장 교체 등 재판부를 재구성하고 재판 하자를 치유했다. 현재 재판부 재판위원장은 박인환 목사에서 박영식 목사로 교체된 상태다. 하지만, 이동환 목사 변호인단 측이 앞서 경기연회 심사위원회 구성의 하자 문제를 들며 계속해서 공소기각을 주장한 것이다. 경기연회 심사위원회는 소속 목사에 대한 고발 건을 접수한 뒤 심사를 거쳐 재판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 재판의 고발인 설호진 목사 외 7인은 정직 2년 판결을 받았던 이동환 목사를 다시 고발한 이유를 전했다. 이들은 “이동환 목사는 지난 2020년 중순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정직 2년 판결을 받는 과정에서 반성과 회개는커녕 SNS를 이용해 동성애 지지 활동 등을 펼쳤고, 기소 기간 중지되는 예배 집례 등 감리교 목회 활동도 계속 지속했다”고 했다.
이어 “이는 감리교회 질서와 직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며 “또 이동환 목사는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금지한 교단법 교리와장정 폐기 운동도 펼치겠다는 발언도 해, 감리교의 교권을 무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직 2년에도 반성과 회개가 없이 이 같은 활동을 벌여온 이동환 목사를 출교나 면직처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다시 이동환 목사를 기감 경기연회 측에 고발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동환 목사는 지난 2019년 인천퀴어축제 축복식을 집례해 이듬해인 2020년 10월 15일 기감 경기연회 재판위원회에서 정직 2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 항소한 이동환 목사 측은 지난해 10월 20일 광화문 감리교본부에서 열린 항소심에서도 기각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이미 정직 2년의 징계 시효는 만료된 상태였다.
한편, 이날 재판이 열리는 경기연회 사무실 앞에선 동성애를 반대하고 이동환 목사 측 활동을 비판하는 감리교바로세우기연대 측 인사들이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당진에서 올라온 박형권 장로는 “감리교 목사가 되려면 성경말씀을 지키고 동성애 활동을 반대하는 교리와 장정에 찬성할 것을 서약하는데, 이동환 목사는 이 서약을 어기고 계속 동성애 찬성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이동환 목사가 퀴어활동을 주장하려면 감리교를 탈퇴하라”고 했다.
박 장로는 “우리가 말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 구별이다. 거룩함으로 구별되라는 것”이라며 “단지 소수자라는 이유로 동성애를 용납해야 한다면, 사기꾼·살인자 등 범죄 소수자들의 죄악도 용납해야 한다”고 했다.
더가스펠교회 박은정 집사는 “이동환 목사는 정직 2년을 받아도 반성과 회개가 없다. 이동환 목사를 면직처분을 해야 한다”며 “하나님은 죄인을 사랑하시지만, 죄를 버릴 것을 단호히 말씀하신다. 이동환 목사가 동성애자를 사랑하고 축복한다면, 동성애자들에게 동성애 죄악을 속히 버리라고 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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