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칼빈-개혁신학연구소(소장 문병호 교수)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소재 십자가지기교회(담임 문병호 목사)에서 ‘칼빈신학: 교리·주해·복음전도’라는 주제로 제1회 정기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먼저, ‘칼빈의 조직신학서 「기독교 강요」’라는 주제로 발제한 문병호 박사(한국칼빈-개혁신학연구소 소장, 십자가지기교회 담임)는 “「기독교 강요」는 무슨 책인가”라며 “칼빈은 1541년 프랑스어 초판부터 수록한 ‘본서의 주제’라는 서문에서, ‘성경에는 완전한 교리가 담겨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덧붙이지 말아야 한다’라고 환기한 후, 이 책이 ‘하나님의 모든 자녀가 성경에 대한 선하고 올바른 이해에 이르는 길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우리는 모든 진리와 건전한 교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며 “요컨대, 성경에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완전한 교리가 담겨 있는데, 하나님의 자녀가 그 교리를 이해하는 열쇠로서 「기독교 강요」가 저술되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박사는 “「기독교 강요」의 저자 칼빈은 누구인가? 칼빈은 1539년 라틴어 판부터 수록한 ‘독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서문에서, 자신이 ‘교회의 교사의 직분을 맡게 된 이후… 교회의 유익을 앞세우고 경건에 대한 순수한 가르침을 풀어 설명하는 데에만 온 마음을 기울였다’고 했다”며 “그리고 본서의 목적이 ‘신학을 배우려는 학생들을 준비시켜서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길에 쉽게 접근도 하고, 그 길에서 걸려 넘어지지 않고 한 단계씩 진보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데 있다’라고 한 후,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고 했다.
“본서에서 저는 종교의 요체를 모든 부분에 걸쳐서 아우른 후 순서에 따라 배열함으로써 누군가 그 요체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견지하고자 할 때 성경에서 특별히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와 성경 안에 담겨 있는 모든 것이 지향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를 별 어려움 없이 확고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는 “여기서 칼빈은 성경의 요체를 교리 조목별로 배열하여 무엇이 성경의 가르침으로 추구되고 지향되어야 하는지를 독자들이 알게 하려는 데 본서의 목적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며 “이 목적은 그가 맡았던 ‘교회의 교사 직분’에 부합되었다. 당시에 그 직분은 성경을 해석하고 변증하는, 오늘날 신학자의 직분과 버금가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칼빈은 1536년 「기독교 강요」 라틴어 초판부터 수록했던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에게 쓴 헌정사에서도 본서의 목적을 동일하게 밝힘으로써, 그가 한 일이 무엇인지, 나아가 그가 누구인지를 미루어 알 수 있게 한다”며 “여기서 그는 ‘교리 그 자체의 요체 거의 모두’가 본서에 포함되어 있으며, 그것들을 ‘간단하고 근본적으로 가르치기에 적합한 체계를 어김없이 제시함’에 본서의 목적이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본서의 저자가 ‘교사 곧 신학자’임을 보여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박사는 “‘조직신학’이라는 말을 일의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그 근본 특성이 성경의 가르침 전체를 교리 조목별로 체계적으로 다룬다는 점에 있음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이 말의 뜻을 생각할 때, 성경 주해와 조직신학이 이분법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신학은 성경 주해를 함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직신학은 성경이 말하게 하는 신학, 성경 가운데 하나님이 말씀하시게 하는 신학이다. 그러므로 개혁신학자들은 이 말을 정통신학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했다”고 했다.
이어 “‘교리’는 교회가 성경의 가르침을 신앙고백의 형식으로 진술한 명제라고 정의되는바, 조직신학은 ‘교의신학 혹은 교리 신학’이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도들이 가르침을 받아야 할 성경의 일반 주제들을 담고 있드는 점에서 ‘loci communes’라고 칭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점에서 칼빈의 「기독교 강요」는 조직신학서이며, 칼빈은 커닝햄이 말했듯이 성경에 서술된 말씀들의 의미를 가장 정확하게 이해한 가장 위대하고 최고인 신학자로서 신학의 가장 주요한 두 부분인 주해와 조직신학 모두에 최고 위대함을 보여준 성경에 대한 정확한 해석자이자 하나님의 말씀의 위대한 교리에 대한 조직적인 해설자, 즉 성경의 해석자로서 기독교 교리의 가르침을 설명한 조직적인 해설자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칼빈의 조직신학자로서의 면모는 그의 대작 「기독교 강요」, 그 중에서는 1559년 마지막 라틴어 판과 그 마지막 프랑스어 판인 1560년 판에 가장 잘 드러난다”며 “칼빈은 1536년 초판부터 장을 나누고, 1550년 판부터 장 아래에 절을 나누었으며, 1559년 판부터는 장을 묶어 권을 나누었다. 그리하여 이 마지막 라틴어 판에서 비로소 4권 80장, 1,277절의 권·장·절 구조를 취하게 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그 어느 조직신학자의 저술 전개보다 더 체계적이며, 달리 말해서, 더 조직적”이라고 했다.
그는 “칼빈은 아우구스티누스를 정점으로 하는 초대교부들의 정통성을 견지하며 그들의 신학을 계승하고 심화해서 정립하였고, 그것을 후대에 전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의 역할을 훌륭하게 감당했다”며 “칼빈신학은 단순히 이전의 것을 답습하거나 모방한 신학이 아니었으며 성경의 진리 그 자체를 성경적 방식으로 탐구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에서 가히 정통신학의 정점에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가 △일반계시와 특별계시 모두를 유일한 계시주(啓示主)이신 하나님의 은혜로 여긴 점 △성경의 영감과 함께 증언을 강조한 점 △율법과 복음 및 신구약에 대한 논의를 기독론 안에서 전개한 언약신학 △중보자 그리스도의 인격에 있어서의 위격적 연합과 그에 다른 위격적 사역 및 그 가운데서의 속성교통론 △전적 은혜와 오직 은혜의 객관적·직접적 속죄론, 칭의와 성화의 이중적 은혜 △성찬의 영적 임재에 있어서 중보자 그리스도의 위격적 연합 가운데서의 현존 등에 대한 이해는 선국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는 칼빈을 조직신학자로서, 「기독교 강요」를 조직신학서로서 합당하게 바라보게 되며, 칼빈주의자들과 맞서는 칼빈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안에 있는 칼빈을 만나게 된다”며 “「기독교 강요」 그 최종판은, 그런 칼빈을 그려 내는 최고의 붓이자 최고의 묵이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칼빈의 바울 해석에 관한 소고: 존 바클레이와 존 칼빈의 저작에 나타난 은혜의 개념’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규섭 박사(아신대 신약신학)는 “우리는 칼빈의 은혜 개념에서 항상 우선성과 비상응성이 전적으로 구분되는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했다. 또한 칼빈의 은혜의 우선성의 개념이 항상 예정과 관련되는 것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김 박사는 “오히려 칼빈의 은혜의 개념은 창조, 율법, 성육신의 측면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며, 은혜의 우선성은 성행하는 자질이 없는 죄인들에게 베풀어진다는 점에서 비상응성과 우선성이 겹쳐진다는 점을 살펴보았다”며 “또한 우리는 4 Ezra(에스라 4서), 호다요트와는 달리 LAB와 바울에서는 은혜의 우선성과 비상응성이 겹쳐져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Philo의 경우를 고려하면서 은혜의 우선성이 언제나 하나님의 제 1 원인과 주권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우리는 비상응성과 우선성이 겹쳐지는 선물의 속성을 ‘소여성’이라고 정의를 내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여성은 주어져 있음을 나타내며, 특정한 사건 이전에 주어져 있는 경험을 나타낸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바클레이가 바울의 인간론적 비관주의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는 바울이 자격 없는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라는 개념을 극대화하지만 인간의 ‘선행하는 은총’은 극대화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클레이가 샌더스의 유대교 해석에서 비상응성과 우선성을 구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에는 정당한 지점이 존재하지만, 비상응성과 우선성이 언제가 구분되는 것은 아리는 점에서 그의 은혜의 범주를 재고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의 은혜가 넘쳐흐르는 것이고 자격 없는 자에게 주어진 선물이라는 점을 바클레이는 바르게 강조한다”며 “반면 신자가 선을 행할 능력이 없을 때 하나님의 선행하는 은총이 주어졌다는 은혜의 시작 지점에 대한 바울의 가르침은 바클레이에 의해서 강조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음 마지막 세 번째로 ‘복음전도에 관한 칼빈의 신학과 프락시스’라는 주제로 발제한 양현표 박사(총신대 신학대학원 실천신학)는 “1556년 제네바에 온 녹스는 제네바에 대하여 ‘생활과 종교가 그처럼 신실하게 개혁된 곳을 나는 아직 다른 곳에서 보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며 “녹스의 이 한 마디는 복음전도자로서 살아간 칼빈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했다.
양 박사는 “칼빈은 단지 사상가나 신학적 사변가로만 살지 않았다. 그는 행동가였다. 그는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실제로 애썼던 전도자였다”며 “다만 그의 시대 상황이 그로 하여금 현대적 개념의 복음전도에 미흡하도록 영향을 끼쳤을 뿐이다. 그는 신학적으로 복음전도 신학을 분명하게 소요했고 그것을 가르쳤다. 그리고 그는 종교개혁·제네바·브라질과 프랑스·문서 사역을 통해 복음전도 프락시스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러한 칼빈의 후예들은 그들이 처한 환경 속에서 복음전도자로 자리매김했다”며 “대한민국 교회의 성장 또한 칼빈의 후예들의 공로가 크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세미나는 이후 주제토론 및 질의응답 순서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한편, 한국칼빈-개혁신학연구소가 ‘라틴어 강좌: 문법·구문·신학 강독’을 개설한다. 라틴어 강좌는 문법 및 구문론 교육을 통해 라틴어 원전을 정확히 읽고, 신학 라틴어 강독을 통해 라틴어 신학 고전 독해를 훈련하여, 궁극적으로 칼빈-개혁신학의 라틴어 고전 연구자 및 번역가 양성을 취지로 진행된다.
본 강좌는 오는 9월 4일 월요일 저녁 7시, 십자가지기교회에서 시작되며 총 6학기(매 학기 12주 강의)의 교육 과정이 진행될 예정(문법 3학기, 구문론 1학기, 신학 강독 2학기)이며, 모든 교육 과정을 수료하신 분께는 연구소 소장 문병호 교수 명의 수료증이 지급되고, 칼빈-개혁신학 고전번역회 입회 자격이 부여된다. 라틴어 강좌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연구소 홈페이지(https://kicrts.org/allguide)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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