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학연구원(원장 권평 교수)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소재 서현교회(담임 이상화 목사) 교육관 3층에서 제291회 월례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김동석 박사(믿힘연구원, 기독교교육)가 ‘1907년의 역사적 경험과 기독교교육’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박사는 “한국의 기독교 부흥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 중의 한 가지는 1907년에 있었던 ‘평양 대부흥 운동’”이라며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의 부흥과 비견되어 개교회를 포함하여 교단 혹은 교단을 넘어 한국 기독교의 부흥을 위하여 연합 운동 등에 이용되는 역사적 기억”이라고 했다.
그러나 “과거의 역사적 경험을 현재에 적용하려고 할 때 그 시대만큼의 역동이 일어날 수 있는가 하는 점에는 늘 의문이 따른다”며 “평양 대부흥 운동과 관련하여 100년이 되는 해에 기독교계의 크고 작은 ‘어게인 1907’이라는 부흥운동이 전개되었다. 여러 가지 시도가 있었으나 이에 대한 평가는 용두사미와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이 대목에서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어떤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려고 할 때,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유를 성찰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런 성찰이 심도 있게 진행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과거의 역사를 현대에 무분별하게 적용하려는 시도가 한국의 기독교교회가 쇠퇴한 모습을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교육의 관점에서 볼 때, 과거의 신앙운동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와 분석을 포함하여 주관적인 이해와 적용이라는 신앙활동이나 신앙교육을 한다면, 그 당시의 사건에 대한 본질적인 것을 밝히고 그 본질적인 것을 추구해야 한다”며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금 시행되는 많은 잘잘못은 최소한 수십 년의 역사가 지나야 반성되고 성찰되고 분석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있었던 역사에 대한 연구는, 과거에 있었던 박제된 그 무엇에 대한 관찰 수준이 아니라, 어쩌면 지금도 생동감 있게 우리와 다음 세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그 무엇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요청된다”며 “기독교 역사에 대한 가르침은 현재에 영향을 주고 새로운 미래를 펼쳐갈 수 있는 영적 영향력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보다 더 명백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그 시대에 있었던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신앙적인 관점도 동시에 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것이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고, 성경말씀에 대한 해석처럼 더하거나 덜 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교회의 침체기와 사이비 이단이 꾸준히 활동하는 현대 사회에서 과거에 있었던 부흥의 기억은 우리로 하여금 다시 새로운 꿈을 꾸도록 영감을 준다”며 “특히 한국교회의 역사에서 ‘초대교회’라고 할 수 있는 시기에 있었던 1907년의 평양 대부흥 운동은 매우 강력한 역사적 기억”이라고 했다.
그러나 “외적인 현상만을 본다면 그런 부흥을 다시 경험하려고 하는 모든 노력은 인위적인 조작행위가 될 수 있다”며 “올바른 부흥을 기대한다면 그 부흥의 원동력을 자세히 살펴보고 우리 시대를 비추어 보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1907년은 한국에서의 기독교 선교의 초기였고 사회적으로 불안하였으며 기독교 신앙에서 희망을 찾으려 하던 때에 하나님이 귀한 일꾼들을 통해 일으키신 단비와 같은 하나님의 은혜였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미 100년의 기독교적 경험이 있고, 대형교회들도 많아졌으며, 교회의 장점 외에도 수많은 단점과 잘못을 겪은 상황이다. 어쩌면 과거보다 순수하지 않은 때일 수 있다”고도 했다.
김 박사는 “평양 대부흥은 말씀과 기도로 일어난 사도행전적 사건(행 6:4)이었다. 또한 이 사건은 세계적인 부흥운동이 일어나고 있을 때에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일어난 것으로 거의 동시대적인 경험이었다. 그것은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성령이 동일하게 역사하신다는 증거였다”고 했다.
그러나 “급속한 양적인 성장은 아주 짧은 시간이 지난 후에 기독교 이단이 등장하게 만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어느 순간 성장하다가 정체되고 침체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대 한국교회를 성찰하게 한다”며 “올바르지 않은 목회자들의 모습과 교회 지도자들의 잘못된 모습이 다시 갱신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오직 회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특히 공동체 앞에서의 고백이 부흥의 원동력 중의 하나였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교회의 부흥은 목회자의 부흥을 부흥이라고 말하지 않고, 일반 교인들의 수가 증가할 때 부흥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성도들이 퇴보하지 않도록 협력하는 교회의 영적인 성숙이 보존되어야 한다”며 “목회자와 평신도가 ‘성도’라는 기독교적 자아정체감을 가지게 될 때 다시 한 번 부흥을 크게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경험은 그동안 반복적으로 있었다. 지금 우리 시대에도 원리는 같다고 확신한다. 바로 신앙의 내연을 이루는 것”이라며 “부흥이라는 경험은 내연에 의해 자동적으로 전개된 외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평양 대부흥 운동을 통해 한 가지 더 짚어 보고 싶은 것은 한국교회의 역사는 한국 지역에 국한된 경험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성령의 역사하심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한국교회의 역사를 한국교회사라는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세계교회사 속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The History of Holy Catholic Church’, 즉 하나님의 교회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이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 한국교회의 역사는 기독교 변방의 경험이 아니라 세계사적인 의미를 가진 성령의 역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교회와 신앙의 본질을 추구하는 교회공동체와 성도가 되어야 한다. 이런 가르침이 기독교교육 현장에서 공유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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