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21일 오후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진짜 예수 강연’이라는 주제로 제98회 월례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1부 경건회는 오성종 박사(본원 교무부장, 전 칼빈대신대원장)의 인도로, △‘국가를 위하여’ 문승준 목사(수사 5기생) △‘교회를 위하여’ 배선영 목사(송파가나교회 담임) △‘북한 구원과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하여’ 임재천 목사(수사 15기생)의 각각의 기도, 이일호 목사(칼빈대 교수, 근동고고학회장)의 설교, 합심기도 순서로 진행됐다.
‘역사인가? 신화인가?’(고전 15:12~26)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이일호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죽음 부활에 대한 역사성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소위 역사적 예수(Historical Jesus) 연구는 예수님의 신성을 전제하지 않기에 경계해야 한다”며 “역사적 예수라는 개념 자체는 분명 기독교에 반대되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하는 학자 개인이 그리스도교의 교의와 충돌하는 해석을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복음서에서 묘사되는 대로의 예수가 바로 역사상 예수와 다르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부인하는 자는 거짓말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부인하는 자는 미혹하는 자요, 적그리스도”라며 “기독교는 단순히 교주이신 예수의 부활을 신화적으로 미화·창작하지 않고 검증할 마지막 날에 모든 사람이 다 보는 가운데 다시 오실 것을 약속하고 있다. 역사적 예수를 연구하는 학자들과 이들의 학설을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부활신앙의 역사성을 굳게 믿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부 발표회에서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원장(기독교학술원 원장, 숭실대 명예교수)은 “1950년대 불트만의 역사적 예수의 불가지론 이후 1985년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역사적 예수 주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150명의 학자들의 모임인 ‘The Jesus Seminar’가 창립됐다”며 “이 세미나 역시 자유주의 신학자들에 의해 주도됐고, 4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언행에 대한 기록의 18%만 역사적 사실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또 “예수 세미나의 수장의 한 사람인 존 도미니크 크로산(John Dominic Crossan, 1934-)은 세계성경연구회인 SBL(Society of Biblican)의 회장(2012)을 역임하기도 했다”며 “그는 불트만을 따라서 예수님의 신성과 그의 십자가에서의 대속의 죽음과 부활을 부인했다. ‘The Jesus Seminar’와 크로산의 그러한 판단들을 내리는데 결정적인 근거는 외경인 ‘도마복음서(1945년 이집트에서 발견된 나그함마디 문서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예수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전제는 해석학적 성찰의 방법”이라며 “사복음서와 초대교부들이 공인한 문서를 기준으로 이해하느냐 아니면 사복음서와 모순되는 나그함마디 문서들 같은 영지주의 문서들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역사적 예수의 모습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고 했다.
이어 ‘진짜 예수’라는 주제로 발제한 박명룡 목사(청주 서문교회)는 “자유주의 신학자들과 회의주의자들은 신약성경의 역사성을 부정한다”며 “그들은 실제 역사 속에 사셨던 예수님을 인간 예수로만 주장하며 예수의 신성을 부인한다. 그래서 예수를 믿지 말고 본받으라고 가르친다”고 했다.
박 목사는 “특히 반기독교를 표방하는 도올 김용옥은 신약성경은 예수님에 관한 역사 기록이 아니며, AD 367년에 신약 27권이 확립되기 전에는 권위 있는 전통과 성경은 존재하지 않았고, Q자료(마가복음에는 나오지 않지만,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중복되어 나타나는 예수의 말씀)와 도마복음서 만이 진짜 예수를 말하며 참 예수는 지혜자 인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반 역사를 판단하는 기준과 잣대로 신약성경을 연구한다면 어떤 예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가”라며 “역사 속에 사셨던 실제 예수님의 모습은 사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모습 그대로이다”라고 했다.
그는 “Q자료와 도마복음이 문제시 되는 것은 먼저, 몇몇 학자들은 도마복음이 사복음서보다 더 이른 시기에 써졌다고 주장하며, 둘째로 급진적인 학자들은 도마복음이 매우 초기의 문서이기에 사복음서보다 더 원시적인 예수의 말씀이고, 사복음서에 영향을 받지 않은 독립된 형태로 존재함을 주장하며, 셋째로 도마복음서가 초기 역사적 예수의 말씀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도마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모습이 역사적 예수에 가깝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박 목사는 그러나 “도마복음서는 사복음서로부터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도리어 사복음서에 매우 의존적이며, 도마복음의 저술 연대는 1세기 중반이 아니라 최소한 2세기 초 이후에 기록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한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도마복음이 사복음서에 의존적이며 후대의 작품인 이유는 먼저, 도마복음 저자는 최소한 14권의 신약성경을 알고 있었고, 둘째로 도마복음에는 마태·누가·요한의 특수의 자료가 한꺼번에 나타나며, 셋째로 도마복음에서 사복음서와 바울서신들을 임의로 편집하여 기록하였다는 증거들을 발견할 수 있고, 넷째로 도마복음서가 2세기 후반의 시리아 전통과 일치한다는 믿을 만한 증거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또 “Q자료와 도마복음의 차이는 먼저, Q자료는 이야기 구조 속에서 주제별로 구성되는 특성이 있지만, 도마복음은 어떠한 주제별 장르의 구조도 없이 말씀만 모아 놓았고, 둘째로 Q자료에서는 영지주의적 사상을 찾아볼 수 없지만 도마복음서에는 영지주의(Gnostic) 특성이 많이 나타나며, 셋째로 Q자료의 예수는 기적 행함과 귀신 축출 사역을 통해 초자연적인 메시아의 모습을 보여주며, 종말의 날에 심판의 주로서 초월자임을 선포하고 있고, 도마복음의 예수는 기적을 행하지도 않고, 예언적으로 종말을 선포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외에도 신약성경에는 종말에 대한 예수의 예언자적인 말씀이 자주 나타나지만, 도마복음에는 종말론적 말씀이 빠져있고, ‘성육신적인 관점’(incarnational perspective)이 결여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신약성경보다 역사성이 떨어지는 도마복음을 통하여 참된 예수의 모습을 발견하기 매우 어렵다”며 “더욱이 초기 교부들은 도마복음서를 이단 문서로 분류하고 완전히 배척했다. 그러므로 도마복음서를 통해서 역사 속에 사셨던 진짜 예수를 만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복음서에는 실제 역사 속에 사셨던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이 고스란히 실려 있다. 진짜 예수의 이야기는 구전 중심의 유대문화 속에서 가장 짧은 구전 전승 기간을 거치면서 그 목격자들의 증언이 변형되지 않고 매우 정확하게 후대에 전달될 수 있었다”며 “또한 예수에 관한 목격자들의 증언은 교회공동체 내에서 수천 번씩 반복적으로 전파되었으며 그 내용이 문자로 기록될 때까지 예수 사건을 직접 본 목격자들이 살아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목격자들이 살아 있을 때에 교회공동체 내에서 매우 조심해서 전달한 복음서의 내용은 가장 탁월한 역사적 신뢰성을 가진다”며 “사복음서에는 예수의 실제 가르침과 삶이 온전히 담겨 있다. 지금 사복음서를 통해 만나는 예수가 실제 역사적 예수이며 진짜 예수”라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오성종·이일호 교수의 논평, 종합토론, 박봉규 목사(기독교학술원 사무총장)의 광고가 있었고, 이일호 목사의 축도 순서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