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대구 수성아트피아 측은 내달 1일 재개관에 맞춰 대구시립교향악단과 대구시합창단의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공연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문위가 제동을 걸었다. 한 자문위원은 ‘합창’에 대해 ‘신(God)을 찬양하는 내용이어서 종교적으로 편향됐다’는 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언론회는 “느닷없는 종교 편향으로 세계적인 음악과 예술의 세계를 단칼에 예리하게 잘라내는, 한국적 종교 편향이 얼마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단적(端的)으로 보여 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베토벤이 작곡한 ‘교향곡 9번’은 1824년에 최종 완성된 작품이다. 음악과 예술 분야에서는 고전과 같은 것이고, 세계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명곡”이라며 “그런데 한국에서는 종교 편향이라고 했다. 이 소식을 접하는 세계인들은 한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고 했다.
언론회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정도가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여, 이상한 방향으로 가게 된다”며 “서양의 음악을 비롯하여 예술은 기독교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 많다. 거기에 종교 편향의 잣대를 들이대면, 대부분 음악은 ‘금지곡’이 되거나 ‘금지선’을 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정저와(井底蛙-우물안 개구리)로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교 편향’이란 것이 지나간 정권에서 특정 종교의 아우성에 어쩔 수 없이 정치적 배려를 해 준 것인데, 지금도 그 위세를 부리고 있다면 이는 누구의 책임이며, 누구의 손해인가? 이제는 우리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런 전근대적인 사고와 후진성을 뛰어넘고, 직지심체요절을 금속활자로 만들었던 조상들의 앞선 생각으로 세계를 리드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종교 편향이라는 해괴하고 해묵은 주장으로 국민들이 누려야 할 아름다운 예술에 대한 접근을 막으며, 지구촌에는 희극(戲劇)이나 연출하는 촌극(寸劇)을 벌일 것인가”라고 했다.
언론회는 “엄연히 존재하는 헌법의 가치조차 무시하는 ‘종교 편향’이란 하위 규칙을 만들어, 세계적인 예술을 도외시하고 국민들의 듣고 누릴 정당한 ‘문화 자유의 권리’마저도 빼앗으려는 행위를 언제까지 계속하려는가”라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