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 예배 모임에서의 ‘성찬’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엄청난 상징성을 지닌 필수 예식이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 그리고 다시 오실 소망의 예수를 이 성찬 예식을 통해 다시 한 번 강력하게 경험하고 기쁨을 누렸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예식이 약화 되었는가? 그것은 교회사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로마 가톨릭은 이 성찬의 중요성을 그들의 예식(미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하지만 16세기, 1517년 루터로부터 시작된 종교개혁이 일어날 때쯤에는 성찬 예식의 의미가 약화될 때로 약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개혁의 단초가 될 정도로 악의적이었다. 그래서 성찬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당시 많은 종교개혁자들의 청산 목표가 되었다.
종교개혁자들의 강력한 청산 의식에 성찬의 예식과 의미는 점점 약화 되어 갔으며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교단마다 차이는 있지만 매주 성찬을 행하는 교단은 소수에 불과하다. 한국 교회에서의 성찬도 마찬가지로 1년에 몇 차례 중요한 절기에 행하는 교회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내가 방문했었던 LA 할리우드 근처에 위치한 ‘리얼리티 LA(Reality LA(https://realityla.com)’ 교회 예배는 성찬의 모범이 된다. 약 1시간 30분 정도 드리는 예배에는 청년들이 90%는 되어 보였다. 지역의 한 고등학교 강단을 빌어서 예배를 드리는데, 1000여 명 정도가 함께 드릴 수 있는 공간의 강당이 꽉 찰 정도로 열기가 있었다.
예배는 성장하는 보통의 현대적 교회의 예배와 같이 예배팀과 인도자가 30분 정도 찬양을 이끌어가고 있었고, 약 50분의 말씀 또한 매우 복음적이었다. 이후 약 30여 분간 성찬식이 진행되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좌석 옆 통로와 강당 앞에 빵이 놓여 있었는데, 예배에 참석한 젊은이들을 비롯한 성도들은 그 자리에서 기도로 준비하며 순서를 기다리기도 하고, 앞서 빵을 뗀 젊은이들은 강당 앞에 나가 단 밑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또는 빵을 떼고 자리에 돌아와 손을 들거나 고개를 숙이면서 각자의 표현으로 기도했다. 찬양은 성찬식이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우리가 잘 아는 보혈의 찬양이 계속 불리었으며 연주되었다.
30분 정도의 다소 긴 시간은 매우 짧게 느껴졌으며 그 모습이 형식적이거나 전혀 인위적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젊은이들이 간절하게 그리고 진실하게 기도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예전에 본 적이 없었다. 지역적으로도 할리우드는 세속적인 문화의 본거지나 마찬가지인데, 성찬에 참여한 젊은이들의 결단과 감사의 표현은 실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또 한 번 인상 깊은 성찬 예식은 플로리다 잭슨빌에 위치한 웨버 대학원(Institute for Worship Studies)에서다. 로버트 웨버(Robert E. Webber) 박사가 세운 학교로 오래전 이곳에서 공부할 때 캠퍼스 안에 있는 성공회 교회(Episcopal Church) 예배에 자주 참석했었다.
예배의 시작과 더불어 조금은 보수적인 찬양이 20분 정도 불렸으며 설교 말씀이 30분 정도 선포되었다. 이후 성찬 예식이 30분 가까이 진행되었는데 예배자들은 앞으로 나와 각각 예식에 참여했다. 중요한 점은 성찬식이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로 진행되었으며, 찬양은 경건의 찬양과 보혈의 찬양, 기쁨의 찬양이 적절하게 연주되었다. 솔로로 찬양을 부르기도 했으며, 트럼펫 주자가 은혜로운 찬양을 연주하기도 했다. 성찬식에 참여하러 나가면서 서로 간단하게 인사하기도 했으며,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고 기쁨이 가득한 분위기였다.
예배에 참여하면서 만일 한국 교회에서 이렇게 성찬식을 진행한다면 불경스럽다고 할 뿐만 아니라, 서로 인사하며 간단한 대화를 하는 사람들에게 아마도 많은 눈총을 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런 성찬식의 분위기가 성경적인 성찬의 모습에 가깝다. 초대교회의 예배는 십자가의 보혈에 대한 경건성과 부활에 대한 기쁨과 감사, 그리스도 안의 교제가 살아있는 성찬 예식을 경험했다.
한국 교회 예배에서의 성찬식이 지루해지고 외면을 받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성찬식의 본질이 약화 되었기 때문이다. 성경적인 성찬의 회복만이 지금의 성찬의 의미를 되살릴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예배는 “하나님의 구원 사역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고난, 부활과 재림에 대한 이야기”다. 예배에서 하나님의 구원하심과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 이외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웨버 박사는 예배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예배란 하나님의 구원하심과 사랑, 그 분의 사역을 기억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고난, 부활과 재림이 지금 재현(dramatizing)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예배는 철저히 하나님의 영광만 드러나야 하며, 예수 그리스도가 하신 말씀들이 지금 예배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피상적이 아니라 생생하게 느껴지고 재현되어야 한다. 우리의 찬양 가운데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해야 하며, 말씀은 좀 더 복음적으로 하나님이 하신 일들, 즉 성경의 말씀들이 재현되어야 한다. 그리고 성찬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에 대한 감사가 넘쳐나고 결단되어야 하며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소망 가운데 경험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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