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멘토 오선화 작가
청소년들의 멘토 오선화 작가 ©주안감리교회 영상 캡처

주안감리교회 교사헌신예배에서 지난 3일 청소년들의 멘토 오선화 작가가 ‘사랑과 진심이면 돼요’라는 제목으로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 메시지를 전했다.

오선화 작가는 “자궁에 처음 생명이 들어오면 어떤 처지에 있는 사람이든 부모가 되면 제가 품겠으니 건강하게만 태어나게 해달라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 그런데 아이가 자라면서 내가 낳은 내 생명에 조건을 붙이기 시작한다. 한국은 부모가 사라지고 학부모만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 아이가 어떤 조건으로 들어오든지 품어주는 게 부모이자 하나님의 사명이다. 학부모가 많아지는 이 세상에서 아이들이 품이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에 새로운 아이들이 올 것이다. 어떤 아이들이 올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하나님께서 너희가 품어줄 수 없겠냐고 아이를 주실 텐데, 우리가 꼭 품어야 하는 그 아이를 품는 자궁의 마음이 한국 교회에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 영혼이 올 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우선 내 품을 내어주기를 바란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해주셨던 것처럼 내 새끼로 품어주기를 바란다. 출석부 도장 찍는 숫자가 아니라 천하보다 귀한 내 영혼, 내 새끼라는 자궁의 마음을 먼저 떠올려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오 작가는 “십 대들이 공감받지 못한다며 두 가지 말을 한다. 첫째는 집에서 공감은 해주지 않고 확인 사살만 한다는 것이다. 고2 아이가 학교에서 이 성적으로 인서울 대학은 꿈도 꾸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것은 사실이지만 폭력이다. 세상은 체크 받고 싶지 않은 사실을 체크해주는 게 친한 거라고 말하지만, 아이는 공감받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부모님이 한 번 더 이 성적으로는 대학에 못 간다고, 대학을 못 가면 인생이 마무리되는 것처럼 말한다. 밖에서 맞은 총을 집에서 또 쏘는 걸 아이들은 확인사살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공감받지 못한다고 말한다. 두 번째는 공감해달라고 감정을 던지는데 부모님이 받아줄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밖에서 체크 받는 것을 굳이 확인 사살하지 말고 아이가 감정을 던지면 받아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또 “교회 교사도 마찬가지다. 중2 여자아이가 앞머리가 마음에 안 들어서 속상한데, 주일에 마주친 고등부 오빠가 이상하다고 해서 속상한 감정을 선생님에게 공감해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교사가 보기에도 이상하니까 공감을 못 해준 것이다. 그러자 아이가 세상에서 내 마음 알아주는 한 사람도 없는데 교회에도 없으면 굳이 교회에 나올 이유가 있겠냐고 말했다. 우리가 교회에 가려면 어차피 사람을 건너야 한다. 성경을 읽기 전에 아이들은 성경을 읽는 우리를 먼저 읽는 것이다. 선생님이 공감해주고 믿어주고 한 편이어야 아이들이 하나님께 건너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왜 공감하지 못하고 고민하는가. 사실을 체크해주는 게 친한 거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계속 사실을 체크 받다가 오니까 교회에서도 체크해줘야 한다고 착각한다. 교사가 해줘야 하는 건 아이에게 수반된 감정이다. 아이의 감정에 먼저 공감해주고 예배 끝나고 떡볶이 먹으면서 이야기하자고 하면 된다. 그럼 그 아이는 그날 선생님이 바빠서 떡볶이를 안 먹어도 자기의 마음을 알아준다는 확신이 있기에 다음 주에 교회 가는 발걸음이 가벼운 것, 그것이 공감“이라고 했다.
이어 “어린이부도 마찬가지다. 유치부 아이가 교회 올 때마다 친구를 꼬집는다. 교사가 아이에게 친구를 계속 꼬집으면 예수님이 사랑하실지 안 사랑하실지 질문했다. 이 아이는 청년부가 될 때까지 예수님은 사랑할만한 행동을 해야 사랑하는 분으로 생각했다. 이 아이가 말썽을 부려서 미운 건 예수님이 아니라 나인데 오해하게 하면 안 된다. 그때 나도 그럴 때 힘들어서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아이의 꼬집고 싶은 마음을 알아줄 때 신앙으로 한 발 더 나아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영아부는 그 부모의 마음에 공감해주는 것이다. 모든 게 비교가 되는 시대여서 육아가 힘들다. 영아부, 유아부는 엄마들이 양이고 그 이후부터는 아이들이 양이다. 밖에서 지쳐서 오면 그 감정을 받아주는 역할, 그것이 우리의 품을 제공하는 첫 번째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뇌에는 ‘거울 뉴런’이라는 공감 세포가 있다. 내가 네 마음을 비쳐 주면 너도 내 마음을 비쳐달라는 게 동시에 발현되기에 ‘거울’이 붙은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주다가 내 마음도 알아주면 좋겠다는 건 유치한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뇌의 기능이다. 그래서 관계가 맺어진 이후로 서로 비춰주는 관계가 되는 게 뇌의 기능이다. 그래서 공감은 능력이 아니라 노력이다. 공감을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 작가는 “그다음 포용이 필요하다. 교회 밖에는 편모 가정, 편부 가정, 할머니가 키우는 가정 등 다양한 가정이 있다. 그런데 교회에만 오면 엄마, 아빠가 있는 가정만 온전한 가정, 거룩한 가정이라고 자리매김한 듯한 언어가 사용된다. 우리가 가정을 중시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다양한 가정이 양산될수록 가정의 형태를 일관되게 놓으면 교회가 품을 수 있는 가정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결국 우리들만의 리그가 될 수밖에 없다.

이어 “고아와 과부를 품으라 하신 하나님께서 고아와 과부 중에 골라서 품으라고 하지 않으셨다. 너희가 구별된 자라고 하신 하나님께서 너희가 구별된 자로서 사람들을 구분하며 살라고 하지 않으셨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하나님께서 이웃 중에 고르라고 하지 않으셨다. 인형 뽑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포용은 무조건적으로 품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조건 없는 사랑을 받았다. 원두를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볼 때, 우리가 다 똑같은 원두를 가졌는데 커피를 내리면 맛이 다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세상에서 쌓아놓은 필터가 있기 때문이다. 저 아이는 우리 교회에서 품기 어렵다는 그 필터를 각자 찾아서 빼야 밖에 있는 아이들이 들어오게 된다. 나쁜 아이들은 없다. 그러나 아픈 아이들은 많다”고 했다.

오 작가는 “한 아이가 저에게 자기가 그렇게 문제아가 아닌데 교회에만 가면 문제아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의 시선에 어떤 필터가 있는지 생각해야 많은 아이가 교회로 들어올 때 그 차별 때문에 문 앞에서 돌아서지 않을 것이다. 그 필터를 제거해야 될 때다. 왜냐면 지금 그 문이 열릴 것이다. 그 아이들에게 우리가 받은 그 사랑 그대로 흘려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우리가 신뢰해야 한다. 하나님의 타이밍이 이 아이들 너머에 있다. 우리는 그 아이들을 볼 때 답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자신을 생각해 보면, 우리가 중고등부 때 교회에 일찍 와서 나라와 교회를 위해 기도하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런 우리가 교사를 하고 있다. 말썽부렸던 내가 교사를 하고 있고 더 말썽부렸던 내 친구가 목사님이 되었다. 교회는 그걸 계속 보여주는 곳이다. 그런데 말썽꾸러기였던 과거에 갇히면 안 된다. 우리가 영혼을 품는 자리에 있다는 그 기적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우리 아이들 너머에 분명히 그 계획하심이 있다. 그걸 믿어주셔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작년 여름 청소년부 수련회에 강의하러 갔는데, 한 청소년의 어머니가 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아이를 중1부터 수련회에 보냈는데, 수련회 이틀째 밤만 되면 울면서 은혜받았다고 은혜 받은 사람의 자세로 살다가 4주 차부터는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다. 어차피 수련회에 갔다 와도 변화되지 않을 건데 굳이 고이 고3인 아이를 수련회에 보내야 할지 고민이 된다는 메시지였다“고 했다.

오 작가는 “저는 보내라고 했다. 하나님의 타이밍으로 그 신앙의 추억이 비상식량이 될 때가 있는 것 같다. 제가 진짜 힘들 때 언제 적 부흥회인지 기억이 안 나는데 넉넉히 이긴다는 말씀을 하셨었다. 그럼 그 말씀이 기억나면서 다시 일어나게 된다. 또 언젠가 철야 때 85세 이상 권사님들의 ‘꽃들도’ 특송을 들으면서 은혜가 넘쳐서 제가 엉엉 울면서 강의했었다. 그런데 그 ‘꽃들도’가 어느 날 힘들 때 툭 튀어나와서 비상식량이 되어서 절 먹이는 걸 경험했다”고 했다.

이어 “인간관계가 추억을 먹고 사는 것처럼 하나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계속 첫사랑처럼 심장이 뛰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때의 추억을 먹고 사는 게 관계다. 아이들이 그 비상식량이 없다. 그걸 만들어주게 보내달라고 말씀드렸다. 그 아이에게 성령님이 일하셔서 삼일 내내 울고 청년부가 될 때까지 주일날 매일 일찍 교회 가는 아이가 되었다고 한다. 이전까지 안 됐으니까 지금도 안 되는 것이 인간의 데이터라면, 이전까지 안됐지만 그가 하시면 오늘 당장 변화될 수 있는 것, 그게 하나님의 데이터다. 그것을 신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말 안 듣는 그 아이가 교사도 되고 목사도 되고 선교사도 될 수 있다. 이 세상 속에 그리스도인으로 찬란하게 살아갈 그 아이의 미래를 우리가 먼저 믿어주지 않으면 교사라는 사명을 감당하기 힘든 날들인 것 같다. 우리가 먼저 믿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오 작가는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편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린다. 언젠가 제가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에 ‘울지마, 쌤이 네 편이 되어줄게^^’라고 썼더니 한 아이가 오늘 내편이 아무도 없다고 기도했는데 하나님이 쌤의 메시지를 통해서 응답해주셨다고 연락이 왔다. 조금 있다가 또 한 아이가 쌤 진짜 제 편이냐고 연락이 왔다. 또 다른 아이가 연락이 오고 그렇게 새벽 3시까지 그 메시지를 받다가 오열했다. 어른들은 조건을 이야기하지만, 아이들은 정서를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계속 내 편이면 좋겠다는 이야기한다”며 “우리가 한편이 된다는 마음만 떠올려도 좋은 교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에게 맡겨진 영혼 중에 저 아이는 어렵겠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을 것이다. 사랑스러운 사람을 사랑하는 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그런 기준을 하나님이 갖고 계신다면 죄인인 우리가 사랑스러울 리가 없다. 사랑스러울 리 없는 우리를 똑같은 마음으로 사랑하신 하나님의 그 사랑을 실천하려면, 사랑스러울 리 없는 인간을 만나는 게 시작이다. 그 시작을 하라고 그 사람을 주신 것이다. 마음에 들 리 없는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한다는 그 실천이 있어야 우리가 리얼 크리스천 진짜의 시작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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