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신학회(회장 유근재 교수)가 25일 세종특별자치시 한솔동 소재 세종꿈의교회(담임 안희묵 목사)에서 ‘선교적 교회개척’이라는 주제로 2023 제1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됐다.
발표회에서 ‘건강한 교회개척을 위한 분립개척 연구’라는 주제로 발제한 구병옥 교수(개신대)는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교회의 수가 편의점이나 치킨집 수보다 많았다”며 “통계청이 2014년 전국 사업체 조사 결과 교회와 기독교 유관단체의 수는 총 5만 5,767개로 집계되었다. 반면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편의점의 수는 2016년 34,252개였고, 2020년 48,094개로 추산한다. 한편 치킨집 수는 2022년 3월 31,139개가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조사 시기의 차이가 있지만, 교회 수가 편의점이나 치킨집 수보다 많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교회가 치킨집이나 편의점보다 많은 지금도 여전히 교회개척이 필요한가”라며 “우리가 직면해야 할 현실은 종교인구가 줄고 무교는 증가하고 있으며, 기독교인의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점”이라며 “한국갤럽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믿는 종교가 있다’고 응답한 종교인 비율이 2004년 54%에서 2014년엔 50%로 줄었다가, 2021년엔 40%로 크게 감소했다. 게다가 종교별 인구분포를 보면 개신교인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17%에 그치고 있고, 무교는 60%로 크게 늘었다. 다시 말하면, 수많은 불신자와 가나안 교인을 전도하기 위한 교회개척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교회개척은 가장 효과적인 전도방법의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단순히 교회 수만 보고 더 이상 교회개척이 필요 없다고 하기 보다는 어떤 교회개척이 바람직한가를 질문하고 연구해야 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도가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분당우리교회는 29개의 개척교회를 분립시킴으로 교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고, 분립개척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절반의 개척 목회자들이 외부에서 선발되었다는 점이 신선하다. 분립개척 자체가 모교회의 상당한 재정 지출과 목회자 및 성도들의 파송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개혁적일 뿐만 아니라 선교적인 교회개척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맘모니즘을 추구하는 괴물로 지탄받는 이 시대에 분립개척은 건강한 교회개척 방법의 하나로서 연구할 가치가 있다. 게다가 분립개척은 1903년 이후 한국교회 초기부터 나타났던 자연스러우면서도 복음화에 효과적이고 보편적인 교회개척 방법의 하나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교회개척은 계속 되어야 한다. 한때 교회개척자 한 사람 혹은 그 가정에 의해 교회개척이 많이 이루어졌지만, 21세기 강한 반기독교 정서와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소규모 개척교회를 꺼리는 대한민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분립개척이 효과적이라며 “그러나 지역교회 입장에서 자기 교회만을 생각한다면 분립개척은 그리 선호할만한 선택지가 아니다. 재정을 지출하는 것도 큰 문제지만 성도들을 떼어 보내야 하는 것은 큰 교회라도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역으로 생각하면 교회 분립개척은 한국교회의 병폐인 개교회주의·성장우선주의·맘모니즘 등의 유혹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더 나아가 분립개척은 하나님 나라의 신학과 선교적 교회로서의 교회 정체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실제 분립개척 사례들을 보면 다양한 방법과 가능성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효과적인 분립개척을 위한 방법론 대신에 분립개척 목사와 모교회 담임목사의 목회철학과 목회 시스템의 공유가 중요함을 보여준다”며 “분립개척은 단순히 성도들을 보내고 재정을 지원하는 것 이상으로 목회철학과 목회 시스템을 나누어주는 것이다. 분립개척은 하나님 나라의 신학과 선교적 교회의 정체성 그리고 실천적 적용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립개척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이 모교회의 인력과 재정적인 지원이지만 그 지원 규모나 예배당의 입지 같은 외부적 요건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며 “따라서 대규모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점진적으로 사역과 예배당을 확대해가는 것이 안정적 성장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했다.
아울러 “연구를 통해 분립개척에 성도들을 일정 기간만 파송하되 모교회로 복귀하거나 잔류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또한, 분립개척은 수동적인 성도가 능동적인 제자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훈련의 방편이 될 수 있다”며 “다만, 분립개척 교회가 성장하더라도 불신자 전도와 직결되지 않을 수 있고, 전도에 관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 수집을 통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어서 △배창효 목사(공주꿈의교회)가 ‘선교적 교회 개척 모델 제안 – 공주꿈의교회를 중심으로 한 멀티교회에 관한 연구’, △송창근 목사(블루라이트강남교회)가 ‘큰 숲 운동과 선교적 교회 개척 – 안산동산교회의 사례를 중심으로’ 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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