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S기독교TV(감경철 회장)가 14일 오후 경북 구미 소재 구미시민교회(담임 조민상 목사)에서 ‘세상과의 연결’이라는 주제로 ‘2023 대한민국 목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세상과의 연결: 교회와 세상 어떻게 연결할까?’라는 주제로 강연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 21세기교회연구소 소장)는 “코로나 사태 이후 종교에 대한 전망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한마디로 말해서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나뉜다”며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으로 종교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는 것과 ‘전염병에 대처하는 종교인들과 종교기관에 대한 실망으로 종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18세기 리스본 대지진 이후 종교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함으로 인해 몰락했던 역사가 있다”며 “이처럼 사회적 재난에 대해 종교가 올바른 의미를 부여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종교가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종교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현재 튀르키예 지진 사태로 사람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교회의 역할이 중요한 때”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 시기, SNS에 한 목회자가 ‘예배가 멈추니 예배가 보이기 시작하더라’라는 말이 큰 울림이 되었다”며 “코로나가 안정화 되었을 때, 교회는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 한번 인식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면 회복이 된다고 해도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한국교회는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미래 사회에서 적실성 있는 신앙생활을 이루어 갈 수 있는가”라며 “여기서 교회라고 하는 건물과 조직, 그리고 제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인지, 진정한 기독교 정신과 가치의 실현에 대한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교회는 이제 새로운 기준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준은 새로운 가치에 바탕하는 것인데, 새로운 가치는 기존의 제도적 관행을 깨고 본질을 바라보는 것이다. 교회주의를 넘어 교회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은 결국,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서는 것이고, 그들이 모여 거룩하고 능력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사회에 대한 공적인 책임”이라며 “교회가 이 땅에 존재하는 것은 단지 기독교인들끼리 공동체가 아니라,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아울러 “교회는 이제 새로운 신앙과 일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해선 우리의 신앙생활과 삶의 모습 속에 관행으로 주장되어 온 잘못된 부분들을 과감하게 바꾸고, 나와 이웃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서 두 번째로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 변화와 향후 대응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지용근 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는 “오늘날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이다. 향후 교회도 마찬가지”라며 “전략 방향으로 선별적 집중화 전략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다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잡고 승부를 보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예를 들어 ‘우리교회는 노인목회를, 교회학교로, 가정예배로, 소그룹으로’ 등 하나에 집중하게 되면, 온 교인이 한 곳을 바라보는 하나가 생긴다”며 “교인 수의 많고 적은 것을 떠나 교회가 지향하는 한 가지가 생긴다면 교회의 공동체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 마지막 순서로 ‘하이브리드 교회’라는 주제로 강연한 조성실 목사(소망교회)는 “‘온라인교회’라는 말은 코로나 시기에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미 영국이 2004년도에 시행했다. 현재 온라인 교회는 사이버 교회·인터넷 교회·디지털 교회·VR 교회·메타버스 교회 등 여러 형태의 교회 용어들이 등장했다”고 했다.
이어 “여기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둘 중 어느 것이 맞는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보다 확장된 논의가 필요하다”며 “왜냐하면 이 질문 자체로 많은 기회를 잃어버리게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더 이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대립적인 관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목회의 영역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어떻게 복음을 증거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된 교회가 ‘하이브리드 교회’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이브리드 교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한 장소를 기본으로 삼지 않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한 곳에 장소의 우선성을 두지 않고, 두 영역 모두를 매우 진정성 있게 돌보고, 동일한 관심으로 살핀다”며 “하이브리드 목회의 네 가지 키워드는 온감(휴먼터치)·실재감·소속감·장소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강연 이후에는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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